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해맑은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생기가 넘친다. 왜일까. 어린이 마음은 순수하고 진실하다. 그런데 어른이 되면 전혀 아니다. 거짓이 판을 친다.
▲ 손녀 콩이 해맑은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생기가 넘친다. 왜일까. 어린이 마음은 순수하고 진실하다. 그런데 어른이 되면 전혀 아니다. 거짓이 판을 친다.
ⓒ 문운주

관련사진보기




'우리 멋진 가족, 언제나 지금처럼 행복하게 삽시다...'

한 달여가 지나 버렸다. 올해는 뜻 깊게 보내겠다는 마음 속 다짐과는 달리 그냥이다. 그 행복을 찾기가 쉽지 않다. '삶이란 무엇인가?'라는 어느 문화 체험장에서의 초등학생 질문(?), 지금껏 풀지 못하고 있는 숙제다. 가장 배려하고 아픔을 같이 해야 할 동시대에 사는 우리, 갈기갈기 찢긴 가슴속의 상처...
'손녀 콩이가 거실 벽에 걸어 놓은 우리 멋진 가족 행복하게 삽시다.' 그렇다 지금이 행복한 순간인지도 모른다.
▲ 행복 '손녀 콩이가 거실 벽에 걸어 놓은 우리 멋진 가족 행복하게 삽시다.' 그렇다 지금이 행복한 순간인지도 모른다.
ⓒ 문운주

관련사진보기


그런데, 멀리만 있는 줄 알았던 그 행복을 우리 아이가 알려 줬다. 9살 손녀, 초등학교 1학년이다. 그 아이가 식탁 앞에 걸어놓은 '우리 가족 지금처럼 행복하게 살자'는 글귀가 답이다. 새벽에 일어나 운동을 하고, 딸네 집에 출근(?)한다. 아이를 돌보면서 간혹 여러 가지 상념에 젖곤 한다. 후회가 되기도 하고,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도 들고….

'무엇이 될 것인가'보다 '어떻게 살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는 무엇이 되는 것도 어떻게 사는 것도 부질없는 짓이 되어버렸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렇다. 줄줄이 구속되는 무엇이 된 사람도 그렇고 뻔히 아는 진실을 모른다고 하는 뻔뻔함이 그러하다. 괴변이다. 순수하다고 말하는 사람이나 나라를 위해 일했다는 어떤 아줌마나 그 사람이  그 사람이다.

3월이면 2 학년이다. 신장 129.5 cm , 체중 22.7 kg 성장 속도가 빠르다. 새 해 첫날 거실 벽에 행복하게 살자는 다짐을 써서 걸어 놓았다. 인생에 대하여는 답이 없다지만... 아니다. 그냥 사는 것이 행복이고 즐거움이다. 빨리 어둠이 걷히고 평범한 사람들이 찾는 그런 행복한 날이 오기를 기다린다.
▲ 손녀 콩이 3월이면 2 학년이다. 신장 129.5 cm , 체중 22.7 kg 성장 속도가 빠르다. 새 해 첫날 거실 벽에 행복하게 살자는 다짐을 써서 걸어 놓았다. 인생에 대하여는 답이 없다지만... 아니다. 그냥 사는 것이 행복이고 즐거움이다. 빨리 어둠이 걷히고 평범한 사람들이 찾는 그런 행복한 날이 오기를 기다린다.
ⓒ 문운주

관련사진보기




3월이면 큰 아이는 초등학교 2학년이 된다. 지지고 볶으면서 사는 평범한 삶이 제 딴엔 행복하게 느껴졌나 보다. 동생과 많이 다투기도 했지만 사이좋게 놀아주는 때가 더 많았다. 한글도 가르쳐주고 동요도 같이 불렀다. 엄마 아빠 사랑을 독차지만 하지 않으려 한다면 맞춤형 자매다.
  
"저는 줄넘기, 동요 부르기, 그림 그리기, 바이올린 연주, 글쓰기를 잘합니다."

큰 아이의 당찬 자신감이다. 몇 가지 잘 하는 것이 있었나 보다. 마지못해, 하부지의 강요(?)에 의한 발표다. 관중도 단 한 명이고 발표자도 한 명이다. 발표력을 길러주고 싶었다.  평범한 일상이다. 만나면 다투고 시기하고 그리고, 배우면서 살아간다.

꿈도 자주 바뀐다. 처음에는 의사, 바이올리니스트, 발레리나, 지금은 학교 선생님이다. 하지만 우리 아이가 꿈을, 그냥 평범한 꿈을 키워나가기를 바랄 뿐이다. 모진 비바람을 맞으며 자신만의 길을 찾을 수 있으리라고 믿고 있다.
  
올 겨울에는 썰매도 타고 눈사람도 만들자는 아이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숯도 준비하고 솔잎도 준비해 뒀는데... 눈다운 눈이 오지 않았다. 어렸을 때의 추억은 그저 노는 것들이다. 겨울에는 썰매 타고 여름에는 강가에서 물장구치고….
'우리 멋진 가족 행복하게 삽시다.', 지금처럼 나라가 혼란스럽고 가치관이 흔들릴 때, 가정이라는 든든한 울타리가 마지막 버팀목이다. 소소하지만 그냥 사는 이야기다. 그게 행복이다.
▲ 자매 '우리 멋진 가족 행복하게 삽시다.', 지금처럼 나라가 혼란스럽고 가치관이 흔들릴 때, 가정이라는 든든한 울타리가 마지막 버팀목이다. 소소하지만 그냥 사는 이야기다. 그게 행복이다.
ⓒ 문운주

관련사진보기


14일 오후 작은애 콩콩이가 유치원에서 돌아왔다. 집에 오면 동요도 부르고 율동을 보여주곤 했다. 유치원에서 배운 것들이다. 그런 모습을 영상으로 촬영하는 것이 취미다. 몇 년 전의 영상을 보면 말할 수 없는 즐거움이다.

그런데, 오늘은 부르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린다. 언제나 포즈를 취해주고 즐겁게 놀아주는데 아니란다. 왜 부르기 싫은 가고 물었더니, "그냥~"이다.

지금 우리가 느끼고 있는 소소한 삶이, 답이 없는 막연한 삶이, 우리 아이들의 성장 과정을 기록하고 있는 자신이 그냥 답답하다.

콩콩이가 다섯살이다. 지금 아니면 할 수 없는 놀이들이 많다. 블록놀이, 카드놀이, 동요부르기, 장난감, 율동 등이다.  가급적 이런 놀이들을 하도록 한다. 그리고 영상 촬영은 기본...
▲ 손녀 콩콩이 콩콩이가 다섯살이다. 지금 아니면 할 수 없는 놀이들이 많다. 블록놀이, 카드놀이, 동요부르기, 장난감, 율동 등이다. 가급적 이런 놀이들을 하도록 한다. 그리고 영상 촬영은 기본...
ⓒ 문운주

관련사진보기


아시아 문화전당에 초등 2년생 학생이 쓴  '삶이란 무엇인가' 라는 글귀다. 너무 어른스러워서 피시시 웃었다. 그러나 생각해 보니 지금처럼 온 나라가 혼란스럽고 가치관이 파괴되고...이럴 땐 한번쯤 고민해봐야하지 않을까.
▲ 삶이란 아시아 문화전당에 초등 2년생 학생이 쓴 '삶이란 무엇인가' 라는 글귀다. 너무 어른스러워서 피시시 웃었다. 그러나 생각해 보니 지금처럼 온 나라가 혼란스럽고 가치관이 파괴되고...이럴 땐 한번쯤 고민해봐야하지 않을까.
ⓒ 문운주

관련사진보기




태그:#육아일기, #콩이, #콩콩이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며 삶의 의욕을 찾습니다. 산과 환경에 대하여도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래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고 싶지 않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