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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자들이 유압실린더 관을 뜯어내고 쌓인 토사를 제거하고 있다.
 작업자들이 유압실린더 관을 뜯어내고 쌓인 토사를 제거하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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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첨단 가동보'라 자랑하던 세종보가 또 다시 멈췄다. 올해만 네 번째로, 수문을 여닫는 유압실린더와 수력발전소 벽면에 설치된 유압배관(강관→유연관) 교체, 실린더실 토사제거를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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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찾아간 세종보는 수위가 1m가량 낮아진 상태였다. 수력발전소는 출입을 막기 위해 설치한 차단벽을 제거한 것은 물론, 둘둘 말아놓은 호스부터 작업용 도구까지 어지럽게 널브러져 있다. 발전소 쪽 3번 수문과 아래쪽 보조 수문을 올리고 수문에는 9개의 받침대를 설치해 놓았다.

기름유출에 대비해 흡착포를 준비해 놓았다. 또 하류에는 오일펜스에 고무보트까지 가져다 놓았다. 물 속에서는 7~8명의 작업자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들은 수중펌프를 이용하여 바닥에 고인 물을 하류로 퍼내고 있었다.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수문 아래로 내려가 보았다. 물이끼로 가득한 바닥은 미끌거려서 걷기가 힘들 정도였다. 작업자들이 보 아래쪽에 설치된 유압실린더 관을 뜯어내자, 시커먼 모래와 자갈 등 이물질이 그 사이에 가득 끼어 있었다. 시큼한 악취가 진동했다.

세종보 담당자는 "유압실린더 고장은 아니고 로드에 실(오일이 밖으로 나오지 못 하도록 하는 패킹)이 밖으로 삐져 나와서 교체하려는 것"이라며 "지난 14일부터 12월 4일까지 21일간 유압실린더 1개와 배관 20개를 교체할 계획으로, 총 공사비는 8천만 원이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9월 수자원공사는 세종보에 이상이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수자원공사는 "사용하면서 작동하다 보니 튀어나온 부분이 있어서 교체하는 것이다"라며 "빠른 시일에 안전하게 보수를 끝낼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세종보 수리에 필요한 각종 장비가 어지럽게 널브러져 있는 가운데 작업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세종보 수리에 필요한 각종 장비가 어지럽게 널브러져 있는 가운데 작업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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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보 수리에 필요한 각종 장비가 어지럽게 널브러진 가운데, 작업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세종보 수리에 필요한 각종 장비가 어지럽게 널브러진 가운데, 작업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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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방치하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것"

양흥모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시스템 자체에 결함이 있어서 교체하는 것 아니고는 방법이 없다"면서 "땜질식으로 부품 교체하고 정비하면서 악순환만 반복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환경문제뿐 아니라 국민의 혈세까지 강바닥에 쏟아붓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공주보와 세종보 등 치명적인 결함이 있는 보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평가를 해서 철거, 또는 다른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예산 낭비만 계속될 것이다"라며 "준공 이후에 3~4년 방치해왔지만, 이대로 방치하면 홍수나 재해 상황에서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검증과 평가를 통해서 제대로 된 처리가 필요하다"라고 주문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의원실 관계자는 "세종보는 2014년 14억 원(유지관리 보수 및 인건비)이, 지난해엔 유지관리 보수 및 인건비로 17억 원이 들어갔다"라며 "지난해 수력발전소에서 얻은 수입은 20억 원 정도로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수익은 더 떨어질 것이고, 경제적으로도 50 : 50으로 비슷한 지경이나, 적자로 치닫게 될 것이다"라며 "경제성도 없고, 전력발전에 따른 수익이 지역발전에 사용되는 것도 아니고, 본부 수입으로 들어가 부채 상황에 쓰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4대강 사업으로 건설된 세종보는 이수와 치수보다는 수상레저와 수변 경관을 목적으로 하였다"라며 "최악의 수질로 떨어진 상태에서 수상레저는 전무한 상태로 국토부에 수문개방과 철거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작업자들이 세종보 수력발전소쪽 3번 수문과 아래쪽에 작은 수문 사이에 갇힌 물을 퍼내고 있다.
 작업자들이 세종보 수력발전소쪽 3번 수문과 아래쪽에 작은 수문 사이에 갇힌 물을 퍼내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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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보 수력발전소쪽 3번 수문과 아래쪽에 작은 수문 사이에 갇힌 물을 퍼내고 있다.
 세종보 수력발전소쪽 3번 수문과 아래쪽에 작은 수문 사이에 갇힌 물을 퍼내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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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9년 5월 착공한 세종보는 2177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건설했다. 총 길이 348m(고정보 125m, 가동보 223m), 높이 2.8~4m의 저수량 425㎥의 '전도식 가동보'다. 지난 2012년 6월 20일 준공했고, 정부는 시공사인 대우건설에 훈·포장을 수여한 바 있다.

하지만 완공 5개월 만에 수문과 강바닥 사이에 쌓인 토사가 유압장치에 끼면서 결함이 드러났고, 한겨울에도 잠수부가 동원되어 보수를 하기도 했다. 이후 해마다 2~3월이면 수문을 열고 점검과 유지보수를 하고 있다. 지난 3월에도 점검과 보수를 끝마쳤다. 그리고 지난 7월에는 수문 고장으로 유압실린더가 터지면서 기름유출까지 발생하였고, 9월에 유입실린더 토사제거를 위해 보수를 끝마친 상태다.


태그:#4대강 사업, #세종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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