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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는 사람들에게 친숙한 곤충이다. 개미는 학교 운동장에서도 발견되고, 주택가 인근에서도 발견되기도 한다. 개미굴 근처에서 수많은 개미가 움직이기도 하고 멀리 음식물을 찾으러 나온 개미가 호기심 많은 꼬마에게 붙잡히기도 한다. 대중적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으며 개미를 주제로 하는 영화도 많다.

개미의 특징 중 하나는 무리 생활을 한다는 점이다. 개미는 여왕개미를 모시면서 수많은 조직을 이루면서 살아간다. 조직의 정점인 여왕개미를 필두로 각각의 개미들에게는 나름의 역할이 있다. 개미들은 적과 싸우고, 음식을 구해오면서 개미 집단의 생존과 여왕개미의 보호를 위해 일한다. 개미들끼리는 페로몬이라는 화학 물질을 이용해서 정보를 교환하고 의사소통을 한다. 이를 위해서라면 맹렬하게 싸운다.

그래서인지 개미를 상징하는 한자는 '개미 의(蟻)'이다. 이는 벌레를 상징하는 '벌레 충(蟲)'에 '옳을 의(義)'를 합친 글자이다. 옛 중국 사람들은 개미가 공익을 위해 사익을 희생하는 기묘한 곤충임을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렇게 신기한 개미의 세계에 대하여 재미있게 설명해주는 교양서가 있다. 다양한 개미를 소개하고 그들의 생태에 대해서 사진을 통해 설명하는 책이다. 하버드 대학교 생물학 박사이자 <통섭>의 번역자이기도 한 최재천 교수의 <개미제국의 발견>이다.

개미제국의 발견
 개미제국의 발견
ⓒ 최재천, 사이언스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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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제국의 발견>은 개미의 생태에 대해 설명하는 책이다. 이 책은 먼저 개미에 대해 개괄적으로 설명하고, 각 장에서는 개미들의 경제, 문화, 정치에 대해 설명한다. 실제 개미들의 모습과 활동을 담은 사진이 매우 많고 적절한 설명이 섞여 있어 이해를 돕는다. 곤충에 관심이 많은 어린이들도 노력하면 읽을 수 있는 책이면서 어른들도 즐겁게 볼 수 있는 책이다.

저자는 개미들의 경제, 문화, 정치에 대해서 자세히 들여다본다. 개미들은 저마다 계급과 업무가 있다. 다른 곤충이 분업화와 거리가 먼 생활을 하는 것에 비해서 개미들은 높은 수준의 분업화를 보여주는 것이다. 덕분에 개미 사회는 다른 곤충들과는 다른 정치와 문화를 보여주게 되었다.

개미의 가장 독특한 특징은 정치적인 곤충이라는 점이다. 개미는 특유의 조직력을 살려 여왕개미를 모시는 기발한 정치 구조를 만들었다. 개미들의 군왕정치 구조는 고대 국가와도 비슷하다.

개미들은 다른 사회의 개미와 싸우기도 하고, 전쟁에서 각자의 역할을 분담하여 효율적인 전략을 짜기도 한다. 여왕 개미 간에 갈등이 생기면 개미들이 분열하기도 한다. 한 마리 한 마리 개미의 모습은 인간과는 전혀 다르지만, 개미들로 구성된 조직의 모습은 인간 조직과 유사하다.

그러나 개미의 매력은 그들의 외모가 아니라 인간을 뺨칠 정도로 조직적인 사회를 구성하고 사는 그들의 정신세계에 있다. 언뜻 보아 우리보다 훨씬 더 전체주의적인 정치사상을 지닌 그들이지만 민주주의라는 틀 속에서 한편으로는 개인의 권익을 중시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국가의 안녕과 발전을 도모해야 하는 우리들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하는 동물이다. 인류의 역사가 고작 400만 년 정도인데 비해 개미는 적어도 약 8천만 년 동안 온갖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그들의 체제를 실험해왔다. -128p

독특한 식량 확보 방법을 개발한 개미들도 있다. 어떤 개미는 그냥 일반 곤충처럼 음식을 찾기도 하지만, 어떤 개미는 스스로 농장을 경영하기도 한다. 잎꾼 개미들의 농장 경영이 대표적인 예다.

잎꾼 개미들은 버섯을 잎 위에 깔아서 농사를 짓는다. 곤충이면서도 버섯 농사를 통해서 나름의 경영을 한다. 굉장히 독특한 조직 경영과 식생활 문화를 지니고 있는 셈이다. 다른 곤충인 진딧물을 키워서 사회를 유지하는 개미들도 있다.

책 전반에 걸쳐서 다양한 개미 사진이 실려 있어 개미들의 모습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마지막 두 장에는 우리나라 개미의 분류검색표와 우리나라 개미종 목록이 담겨 추가적인 정보를 찾는데 도움이 된다.

개미의 모습과 인간의 모습을 비교하면서 읽다보면 개미가 참 흥미로운 곤충임이 느껴진다. 최재천 교수는 이 책에서 알면 사랑하게 되며, 이것은 자연도 마찬가지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흔하게 보던 곤충, 개미의 진면목을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딱인 책이다.


개미제국의 발견 - 소설보다 재미있는 개미사회 이야기

최재천 지음, 사이언스북스(1999)


태그:#개미, #최재천, #자연, #생태, #곤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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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편집기자. 시민기자 필독서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저자,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 공저, 그림책 에세이 <짬짬이 육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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