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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녀는 성장이 빠르다. 신장 97Cm , 체중 17kg 무엇이든 잘 먹는다. 언니는 허약하고 동생은 뚱뚱하고...
▲ 콩콩이 손녀는 성장이 빠르다. 신장 97Cm , 체중 17kg 무엇이든 잘 먹는다. 언니는 허약하고 동생은 뚱뚱하고...
ⓒ 문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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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숙제 안 하면 엄마한테 혼나요."
"무슨 숙제예요?"
"1번, 2번 숙제요……."
"……."

지난 21일 오후, 유치원에 다녀온 손녀 콩콩이가 무엇인가 쓰고 있다. 숙제를 하는 시늉을 한다. 책을 거꾸로 보고 쓴다. 고개도 갸웃갸웃 언니를 그대로 따라 한다. 언니 따라쟁이다.

콩콩이가 유치원에서 돌아오는 때는 오후 3시쯤이다. 아직은 강렬한 태양광선이 얼굴에 내리쪼이는 시간이다. 이 시간쯤이면 네 살 아이들은 차 안에서 깊은 잠에 빠져 있다. 그런데 오늘은 아니다. 눈을 멀뚱멀뚱 뜬 채다. 노란 가방을 짊어진 채로 할아버지 손을 이끈다.

5월부터 더위가 계속되더니 이젠 장마다. 습하지만 않다면 비가 결코 싫지만 않다. 달궈진 땅을 식혀 주고 부족한 물을 저수지마다 가득 채워주기도 한다. 식수로 활용할 수 있고 농작물 재배를 위한 농업용수로 사용된다.

그런데 비가 내리면 무더위와 함께 대기 중 수증기 양이 높아 영 기분이 '아니다'다. 불쾌지수가 높다. 괜히 짜증도 내고 심술을 부리기도 한다. 올 여름 장마가 걱정되는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더운 여름이 있어 좋다. 계곡에도 갈 수 있고 해수욕장에도 갈 수 있다.
책을 거꾸로 놓고 숙제를 하고 있다. 큰 일이라도 하는 듯이 의기양양하다. 언니가 숙제하는 모습을 본 모양이다.
▲ 콩콩이 책을 거꾸로 놓고 숙제를 하고 있다. 큰 일이라도 하는 듯이 의기양양하다. 언니가 숙제하는 모습을 본 모양이다.
ⓒ 문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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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싫증이 났을까. 숙제하기 시작한지 얼마나 됬다고...그렇지 공부가 힘들지
▲ 콩콩이 조금 싫증이 났을까. 숙제하기 시작한지 얼마나 됬다고...그렇지 공부가 힘들지
ⓒ 문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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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아이스크림 빵 주세요."
"손 씻었어요?"
"아! 깜박 잊었네."
 "……."

이제 겨우 네 살, 손녀가 제법 자랐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가방을 열기 시작한다. 도시락과 물병을 설거지통에 넣는다. 다음에는 빌려온 그림책을 책상에 올려놓는다. 큰일이나 한 듯이 의기양양, 아이스크림빵 달라고 큰소리다. 그리고 숙제한다고 연필을 끄적거리고 있다.

어리광만 부리더니 자신의 일을 조금씩 찾아간다. 유치원에서 자기 물건은 스스로 정리토록 하는 모양이다. 빈 도시락을 가져가서 점심을 먹고 오는 것부터가 놀랍다. 아이가 몸이 약해도 걱정, 뚱뚱해도 걱정, 밥을 안 먹어도 걱정이다. 어른들의 걱정 속에서도 우리 아이 조금씩 성장해 간다.

덧붙이는 글 | 아이들의 자라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 힐링입니다. 어린이 집에 가기 시작한지 3개월이 되었습니다. 하루하루가 다릅니다. 방안 정리를 한다고 고집을 부립니다. 장난감 정리는 물론이고요. 저 역시 아이들의 성장을 기록한지 7년이 되었습니다. 이런 소소한 사는 이야기를 기록할 수 있어서 즐겁습니다.



태그:#콩이, #육아일기, #콩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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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며 삶의 의욕을 찾습니다. 산과 환경에 대하여도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래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고 싶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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