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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급식의 종류인 단체급식과 편의점(꿈나무카드)를 비교해보았다. 당신의 선택은 무엇인가?
▲ 단체급식 VS. 편의점 공공급식의 종류인 단체급식과 편의점(꿈나무카드)를 비교해보았다. 당신의 선택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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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가 넘쳐나는 시대이다. 값싸게는 김밥이나 밥버거로도 끼니를 때울 수 있게 되었다. 조금 더 돈을 쓴다면야 요즘 인기가 좋다는 편의점 도시락도 사먹을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식으로 식사를 해결한다. 편리하고 생각보다 질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어른들도 이러한데 아이들은 어떨까? 정작 아이들을 보호해야할 어른들은 아이들이 어떤 식으로 식사를 해결하는지 눈여겨본 적은 있었던가.

저소득층 아동들을 위한 공공급식지원제도가 존재한다. 꿈나무카드라 불리는 전자급식카드, 지역아동센터 등에서 같이 급식을 먹는 공공급식, 라면·쌀 등을 전달하는 부식제공, 그리고 집으로 도시락을 배달해주기도 한다. 아이들은 이 네 가지 방식 중 하나를 선택하여 학기 중엔 한 끼의 식사를 방학 중에는 두 끼의 식사를 해결한다.

환경정의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가장 많은 아동들이 이용하고 있는 제도는 꿈나무카드이다. 편의점이나 분식점 등에서 "꿈나무카드 사용 가능합니다"라거나 "꿈나무카드 가맹점"이란 문구를 발견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바로 그곳에서 아이들은 식사를 해결한다. 한 끼니 당 4500원(6월 기준)으로 책정이 되어 있어 있고 컵라면·탄산을 제외한 품목들을 구매할 수 있다. 하지만 환경정의가 조사해본 결과 아동들이 가장 많이 사먹는 것은 삼각 김밥과 가공우유이다.

'초딩입맛'이란 말 속에 들어있는 먹거리 불평등

'초딩입맛'이란 말이 있다. 단 맛을 좋아하고 햄버거 같은 패스트푸드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흔히 하는 말이다. 언제부터인가 아이들은 정크푸드를 좋아한다는 이미지가 생겼다. 당연히 자기가 좋아하는 음식을 먹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좋아하는 치킨, 좋아하는 피자를 먹고 싶을 때마다 먹는 것은 누구나 생각하는 이상 중에 하나이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저소득층 아동들이 매일 영양불균형의 음식을 섭취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편의점 음식과 분식점 음식들을 매일 먹는다면 건강이 나빠 질 것은 당연하다. 게다가 성장기 아동들에겐 더욱 큰 영향을 끼쳐 성인이 되었을 때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다.

모든 아동들은 균형 잡힌 영양가 있는 먹거리를 보장받을 권리가 있다. 사회에서 약자로 분류되는 아동들을 위해 좀 더 촘촘한 공공급식제도가 필요한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먹거리 정의는 여기에서 시작된다. 먹거리 불평등으로 인해 발생한 먹거리 약자들을 위한 정의가 먹거리 정의이다. 생산에서 유통까지 '정의로운' 과정을 거친 먹거리를 사회적 약자들에게 평등하게 공급하기 위한 먹거리 정의 운동은 먹을 것이 넘쳐나는 현재 상황에선 생소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초딩입맛'이 된 아동들에게는 건강한 먹거리 공급이 보장되어야 한다.

할머니가 보내준 꾸러미를 받다

2011년 연구에 의하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삼각김밥과 가공우유이다.
▲ 전자급식카드 편의점 식품 구매 현황 2011년 연구에 의하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삼각김밥과 가공우유이다.
ⓒ 환경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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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정의는 먹거리 정의 운동을 실현하기 위해 '할머니네 텃밭'을 진행하고 있다. 편리함만 강조되는 꿈나무카드 사용보다는 균형 잡힌 식사가 제공되고 관계 맺기가 용이한 지역아동센터에서 공공급식을 지원하기 위한 프로그램이 바로 그것이다.

이 프로그램의 핵심은 저소득층 아동들이 이용하는 지역아동센터에 '언니네 텃밭'(전국여성농민회) 제철 꾸러미를 공급하는 것이다. 그리고 한 단계 더 나아가 각 지역아동센터와 생산 공동체 사이를 연결 지어 관계를 기반으로 하는 먹거리 정의를 구현하고자 했다.

관계는 먹거리 정의에서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대부분의 먹거리가 어떻게 생산되는지 알 수 있는 경로가 차단된 현 시스템에서 먹거리가 어떻게 생산되고 유통되는지를 알 수 있는 연결고리가 관계를 기반으로 한 것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아동들이 시골에서 여러 가지 체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도시의 아이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꾸러미를 처음 받으면 당황하기 십상이다. 조리할 방법을 모르는 채소도 있고 많은 인원이 있는 지역아동센터에는 다소 부족한 양이 제공되기 때문이다. 또 입에 맞지 않는 음식을 먹어야 하는 아동들도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할머니네 텃밭'이 지역아동센터 아동들에게 그리고 지역 생산 공동체에 어떤 이점을 끼치기에 이 프로그램이 3년간 지속될 수 있었던 것일까?

* 다음 주 목요일, '②관계를 기반으로 한 먹거리 전환-할머니 쥐이빨 옥수수가 뭐예요?'가 이어집니다]



태그:#꿈나무카드, #아동공공급식, #저소득층 아동, #먹거리정의, #할머니네텃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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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여성, 어린이, 저소득층 및 사회적 취약계층에게 나타나는 환경불평등문제를 다룹니다. 더불어 국가간 인종간 환경불평등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정의(justice)의 시각에서 환경문제를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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