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19일 한서대 아동미술학과 학생들이 학교 본관 앞에서  학과 폐지를 백지화하라고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년 전 학과 2분 만에 페과' '폐과의 정당한 이유를 설명하라'는 손구호가 눈에 띤다.
 19일 한서대 아동미술학과 학생들이 학교 본관 앞에서 학과 폐지를 백지화하라고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년 전 학과 2분 만에 페과' '폐과의 정당한 이유를 설명하라'는 손구호가 눈에 띤다.
ⓒ 한서대 아동미술학과

관련사진보기


한서대학교(학교법인 함주학원,이사장 황길수)가 비위행위(법에 어긋나는 행위)를 한 특정 교수의 수업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해당 학과를 아예 폐지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학생들은 학교 측이 A 교수의 비위행위와 학교 측의 미온적 태도를 지적해온 데 대한 보복 행정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한서대학교 아동미술학과 학생들은 지난 3월 중순 무렵 학교 누리집을 보고 깜짝 놀랐다. '한서대 학사구조개편안' 제목의 내용에는 예술디자인학부인 '아동미술학과'를 내년부터 폐지하는 것으로 돼 있었다. 학교로부터 단 한 번도 학과폐지 여부에 대해 들어 본적이 없어 충격은 더했다.

특히 9개 학과의 예술디자인학부중 폐지되는 학과는 '아동미술학과'가 유일했다. 학교 전체에서도 폐과 대상은 수학과와 아동미술학과 뿐이다. 뒤늦게 확인결과 아동미술학과는 한서대 내 전체 50 개학과 취업률과 학생 충원율 등을 중심으로 평가 점수로도 41위 내에 들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서대학교와 학교법인 함주학원
 한서대학교와 학교법인 함주학원
ⓒ 심규상

관련사진보기


'입은 있고 귀는 없니?' "피카소가 취직했냐, 고흐가 취직했냐".19일 한서대 아동미술학과 학생들이 학교 본관 앞에서  학과 폐지를 백지화하라고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입은 있고 귀는 없니?' "피카소가 취직했냐, 고흐가 취직했냐".19일 한서대 아동미술학과 학생들이 학교 본관 앞에서 학과 폐지를 백지화하라고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 한서대 아동미술학가

관련사진보기


학생들은 학교 당국에 폐과 이유를 물었다. 학생들에 따르면 학교 측(전 기획예산처장, 학생처장, 교육처장)은 "학생들이 아동미술학과 A 교수의 수업을 거부해 학과운영 개선 의지가 없는 점을 주로 평가했다"고 답했다.

앞서 이 대학 아동미술학과와 상담심리학과를 비롯해 교육대학원 미술치료교육학과 학생 등 80여 명은 지난해 1월부터 교육부에 A교수(아동미술학과)를 조사해 처벌해 달라는 진정을 제기했다. 학과 살리기 비상대책위(아래 비대위)도 구성했다. A 교수의 수업도 거부했다.

학교 측이 교육부의 지시로 자체조사를 벌인 결과 학생들이 제기한 내용 중 일부가 사실로 확인됐다. 학교 측은 조사를 통해 ▲ 학과 수업과 별도로 특강 개설을 통한 수년간 영리 행위 ▲ 다른 교수의 수업시간에 제과업체 주관 전시물을 만들게 해 피해를 준 점 ▲ 실험실습기자재 사적 사용 ▲ 학생의 연구보조비 횡령 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학교법인 징계위원회(5명)는 지난해 8월, A 교수에게 중징계 중 가장 수위가 낮은 정직(2개월) 처분을 내렸다.

해당 학과 학생들은 학교 측에 "A 교수의 수업의 질도 낮은데다 신뢰까지 사라졌다"며 "해당 교수를 해임하거나 최소한 전공과목을 가르치게 해서는 안 된다"고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관련 기사: "교수님 없는 두 달, 너무 행복했다">

지난 해 11월 한서대 한 학생이 A교수에게 강의를 듣지 않게 해달라며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난 해 11월 한서대 한 학생이 A교수에게 강의를 듣지 않게 해달라며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심규상

관련사진보기


학생들은 정직 기간이 지난 후 A교수가 학교에 복귀하자 수강신청을 하지 않는 방법으로 해당 교수의 수업을 거부했다. 반면 학교 측은 "A 교수가 이미 징계를 받아 수강 신청을 하지 않는 것은 학생들의 잘못"이라며 수강신청을 종용해 왔다.

아동미술학과 재학생들은 19일 오전 10시 학교 본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정당한 수업 거부를 이유로 폐과를 결정한 것은 A 교수의 잘못을 학생들과 학과에 떠넘긴 것"이라고 성토했다. 이어 "시위를 하고 수업을 거부한 것은 학습권을 지켜 학과 운영을 개선하려는 노력이었다"며 "이를 이유로 학과를 폐지하려는 것은 학습권 침해이자 횡포이고 보복행정"이라고 주장했다.

학생들은 학교 측이 이해할 만한 폐과 이유를 밝힐 때까지 항의시위를 벌인다는 계획이다.

<오마이뉴스>는 한서대 측에 여러 차례 아동미술학과 폐과 이유에 대한 해명을 요청했지만 이 시간 현재까지 답변이 없는 상태다.


태그:#한서대, #아동미술학가, #비위교수, #폐과 , #학과통폐합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