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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저녁 교토 서쪽 아라시야마(嵐山)에 있는 두부 요리 전문점 이네(稲)에 다녀왔습니다. 교토 두부요리는 역사가 깊습니다. 교토가 두부 요리 중심지가 되는 데엔 두 가지 요인이 있습니다. 하나는 두부 요리가 불교와 더불어 일찍이 전래됐고, 교토는 물이 좋아 두부를 만들기에 적당하기 때문입니다.

    아라시야마에는 절도 있지만 물과 대나무가 유명합니다.
 아라시야마에는 절도 있지만 물과 대나무가 유명합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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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는 콩으로 만듭니다. 두부를 만드는 콩이 한반도를 중심으로 만주 지역이 원산지입니다. 따라서 중국이나 한반도에서는 오래전부터 콩으로 두부나 된장 따위를 만들어 먹어왔습니다. 지금은 대부분 미국에서 유전자 조작으로 키운 콩이 사용된다고 합니다.

두부는 한반도나 중국뿐만 아니라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따위 여러 나라에서도 만들어서 먹습니다. 이것은 아마도 오래전부터 중국과 교류를 통해서 전해진 것으로 보입니다.

두부는 콩으로 만듭니다. 콩을 물에 불려 삶아 천에 넣고 짭니다. 이때 흘러나온 콩 진액에 간수를 통과시키면 콩 진액이 덩어리로 뭉쳐집니다. 이것이 두부입니다. 이것을 물속에 담가서 간수를 없애고 먹습니다. 간수는 소금에서 나오는 물입니다.

             아라시야마에 있는 식당 이네(?)에서 먹는 두부 정식 한 상입니다. 여러 가지 두부와 두부처럼 덩어리로 만든 먹거리와 양념과 오곡밥입니다.
 아라시야마에 있는 식당 이네(?)에서 먹는 두부 정식 한 상입니다. 여러 가지 두부와 두부처럼 덩어리로 만든 먹거리와 양념과 오곡밥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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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물로 만든 소금은 염화나트륨이 주성분입니다. 이것을 자연 상태에 놓아두면 염화나트륨이 습기를 머금어 물기가 나옵니다. 이것이 간수입니다. 간수에는 염화마그네슘을 중심으로 나트륨, 칼슘 따위 광물질이 들어있습니다. 간수는 마그네슘이온이 들어가 있어 씁니다.

옛날 집에서 두부를 만들 때는 콩을 불려서 맷돌에 갑니다. 그리고 삶아서 천에 걸러 콩 즙에 간수를 통과시켜서 두부를 만들어 물에 담가놨습니다. 소금가마니 아래에 그릇을 받혀놓고 간수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요즘 상업적으로 만드는 두부는 더 이상 바다 소금에서 나는 간수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물을 많이 사용해 간수를 없애지도 않습니다. 간수 대신 화학제재를 사용해 대량으로 빨리 굳히고, 물 역시 최소한으로 사용합니다. 이것이 경제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두부가 더 이상 안전한 먹거리가 아니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와라비모치(蕨?) 떡과 깨두부입니다. 와라비모치 떡은 고사리 뿌리에서 얻은 전분을 굳혀서 콩가루에 묻혀서 먹습니다. 깨두부는 깨와 칡에서 얻은 전분을 섞어서 굳혔습니다.
 와라비모치(蕨?) 떡과 깨두부입니다. 와라비모치 떡은 고사리 뿌리에서 얻은 전분을 굳혀서 콩가루에 묻혀서 먹습니다. 깨두부는 깨와 칡에서 얻은 전분을 섞어서 굳혔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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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수를 사용해 두부를 만들 때는 간수에 포함된 바다의 광물질이 일부 두부에 남아 있었습니다. 이제 그것마저 기대할 수 없습니다. 콩즙에 간수를 흘려보내는 방법이나 시간을 조정해 단순한 덩어리 두부뿐만 아니라 종이처럼 얇은 두부나, 국숫가락 같은 모양을 만들기도 합니다.

또한 일본 사람들은 추운 곳에서 두부를 얼려서 굳히기도 하고, 얇게 만든 두부를 기름에 튀겨서 먹기도 합니다. 원래 두부는 콩으로 만들어 단백질이 많고, 영양가 즉 칼로리가 없어서 조금만 먹어도 배가 불러 살을 빼는 데 좋은 먹거리였습니다.

            유바라고 하는 건더기 두부가 콩즙 속에 들어있습니다. 오른쪽 사진은 푸성귀가 들어있는 두부입니다.
 유바라고 하는 건더기 두부가 콩즙 속에 들어있습니다. 오른쪽 사진은 푸성귀가 들어있는 두부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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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생을 계율로 금하는 불교에서 콩으로 만든 두부는 스님들에게 단백질을 공급하는 중요한 먹거리였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일본에서도 두부는 원래 스님들이 주로 먹던 먹거리였습니다. 이것이 일반에게 전해져 지금은 누구나 먹을 수 있는 먹거리가 됐습니다.

몇 년 전까지 교토 시내 뒷골목에는 옛날 방식으로 두부를 만들어서 파는 거리와 가게가 남아있습니다. 그러나 이것도 만드는 사람들이 나이가 들고, 싼 값으로 만드는 대량 생산에 밀려 대부분 문을 닫았습니다. 때가 바뀌면서 먹거리도 달라집니다. 만들던 방식은 달라졌어도 맛만 그대로 남아서 사람들을 붙잡고 있습니다.

            교토 남쪽 후시미에서 두부을 만들어 팔던 두부 집이 있던 자리입니다. 사진을 찍으러 가자 이미 두부 집은 없어지고 터만 남았습니다.
 교토 남쪽 후시미에서 두부을 만들어 팔던 두부 집이 있던 자리입니다. 사진을 찍으러 가자 이미 두부 집은 없어지고 터만 남았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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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누리집> 이네 식당, http://www.kyo-ine.com/, 2016.4.7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태그:#두부, #교토, #아라시야마, #두부집, #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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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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