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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예산군에 사는 60대 주민이 신종 전화금융사기를 당해 억대 피해를 입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남을 속이기 위해 점점 지능화되는 전화금융사기에 대처하기 위해선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예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9일 우체국 직원을 사칭한 남자가 A(61)씨에게 전화를 걸어 예금을 모두 인출하게 했다. 이는 신종 전화금융사기로 남자는 피해자가 인출한 돈을 집 냉장고에 보관하게 한 다음 피해자를 밖으로 유인한 뒤 현금을 훔쳐갔다.

이 남자는 오전 9시 57분께 A씨에게 전화를 해 "범죄에 연루된 돈이 입금됐다. 혐의를 벗으려면 통장의 돈을 전부 찾아 집에 보관하라"고 지시했다.

A씨는 깜짝 놀라 금융기관에서 5개 통장의 적금을 모두 해지한 뒤 현금 1억3500만 원을 검정봉투 2개에 나눠 담아 집 냉장고와 김치냉장고에 보관했다.

이 남자는 그러자 다시 A씨에게 "출입문 열쇠를 우유 통에 넣어놓은 뒤 주민등록등본을 발급받고 증명사진을 찍어오라"고 지시했다.

A씨가 이 말을 듣고 외출해 집을 비운 사이 누군가 몰래 안으로 들어가 냉장고와 김치냉장고에 보관하던 돈을 모두 훔쳐 달아났다.

신종 보이스피싱, 건수는 줄었지만 피해액은 수억

금융기관으로 유인해 대포 통장으로 계좌이체를 유도하는 기존의 전화금융사기와는 전혀 다른 방법이다. 이 남자는 금융기관에서 돈을 찾을 때 직원이 이유를 물으면 "부동산 잔금을 치르려 한다"고 말하라고 A씨에게 미리 알려주는 치밀함도 보였다.

올해 예산지역에서 발생한 전화금융사기 건수는 지난해 43건과 견줘 40% 가까이 감소한 27건이지만 피해액은 수억 원에 이른다. 또 전국에서 더욱 교묘해진 전화금융사기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으므로 모르는 사람에게 걸려오는 모든 전화는 일단 의심해야 한다.

전병구 예산경찰서 지역형사1팀장은 "범인들이 대포 통장 단속과 지급정지 등으로 입출금이 제한되자 피해자가 직접 돈을 찾도록 하는 수법을 쓰고 있다"고 설명한 뒤 "금융기관이나 사법기관에서 전화를 걸어 돈을 찾으라고 시키는 일은 절대 없다. 이상한 전화가 오면 일단 보이스피싱으로 의심하고 경찰에 신고를 해야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

한편 날로 진화하는 전화금융사기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선 입금·인출과 계좌이체가 이뤄지는 일선 금융기관 직원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 보인다.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고객의 소중한 재산을 지키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예산경찰서에 따르면 금융기관에서 ▲ 어르신이 많은 돈을 입금하거나 인출(이체)하는 경우 ▲ 계속 전화통화를 하면서 많은 돈을 입금하거나 인출(이체)하는 경우 ▲ 갑자기 적금을 해지하거나 사용처가 불분명한 경우 등은 전화금융사기가 의심되는 행동이다.

박종득 예산경찰서 지능범죄팀장은 "금융기관을 찾은 고객이 전화금융사기를 당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으면 '누구랑 통화를 하느냐', '갑자기 많은 돈을 어디에 쓰려고 하느냐', '돈을 찾아 집 냉장고에 보관하라는 보이스피싱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해주면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덧붙이는 글 | 충남 예산에서 발행되는 지역신문 <무한정보>와 인터넷신문 <예스무한>에도 실렸습니다.



태그:#보이스피싱, #전화금융사기, #대포통장, #예산경찰서, #예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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