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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난 토요일 평화누리를 느리게 걸어 한바퀴돌았습니다.

야외공연장을 중심으로 반원의 형태로 흙으로 조성한 완만한 경사의 평화누리는 탁트인 시야에 듬성듬성 놓인 조각들이 막힌 마음조차도 시원하게 뚫어주는 효험이 있습니다.

수많은 바람개비가 윙윙 소리를 내며 돌고 있는 '바람의 언덕'을 돌아 내후성강판으로 마감한 심플한 건축이 조화로운 '카페안녕'을 지났습니다.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의 바람의 언덕과 카페안녕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의 바람의 언덕과 카페안녕
ⓒ 이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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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에 대한 각자의 소망을 흙별돌에 쓰고 그것을 구워서 만든 '평화의 벽' 조각이 있는 언덕아래에 텐트가 쳐져있었습니다.

나들이 나온 가족이 좀 더 편안한 쉼터를 구축한 것입니다. 평화누리에서는 이곳, 카페안녕입구, 야외분수대주변 언덕, 통일기원돌무지 지역 등, 세 곳에 4월부터 10월까지, 일출에서 일몰까지 낮시간 동안 그늘막 설치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평화누리공원에서는 10월까지 거늘막 설치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평화누리공원에서는 10월까지 거늘막 설치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 이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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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카페안녕'앞의 산책길 옆에 패스트푸드 P 체인점의 메뉴 배너가 보였습니다.

배너 뒤에는 작은 원탁을 두고 카드단말기와 계산기만을 둔 직원 한 분이 있었습니다.

저는 공원의 느티나무 아래에서 배너 하나만을 두고 영업을 하고 있는 그 광경이 낯설고 궁금했습니다.

- 이곳에서 배너에 있는 모든 메뉴의 주문을 받나요?
"물론입니다. 모두 주문 가능합니다."

- 그럼 어디에서 조리를 하나요?
"아~ 임진각 건물안에 임진각점이 있어요. 주문하시면 그곳에서 즉시 조리해서 배달해드립니다."

그제야 의문이 풀렸습니다. 건물 깊숙이 숨은 매장으로부터 1~2km 떨어진, 사람이 몰리는 공원 현장에 주문포스트를 두고 매출 증대를 도모하고 있었습니다.

- 늘 이곳에서 주문이 가능한가요?
"지금은 날씨가 추워져서 사람이 많지 않지만 이곳은 그늘막 설치가 가능하기 때문에 여름 주말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려요. 그래서 주말에만 이곳에 나와 있답니다."

- 주문이 많아요?
"여름 주말에는 수십 세트의 주문이 이루어져요. 최소 1만 원 이상 주문이 가능하기 때문에 적지 않은 매출이 이루어지는 셈이지요."

카드단말기와 계산기가 영업도구의 모든 것이었습니다.
 카드단말기와 계산기가 영업도구의 모든 것이었습니다.
ⓒ 이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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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너를 다시 보니, 그 사실이 표기되어있었습니다.

"P업체 임진각점(10,000원이상 주문시 배달가능. 음료는 캔음료도 대체)"

구미와 다르게 한국의 배달문화는 아주 특별한 것으로 폭넓게 자리잡았습니다.

200년전 미국의 뉴올리언스에 정착한 프랑스계 이주민들의 매콤달콤한 양념을 사용한 요리법인 케이준 쿠킹(Cajun Cooking)으로 성공한 P업체는 40여 년 만에 미국 내에 1500여개 매장을 비롯해 세계 20여 개국에 500여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배달대행업체와 파트너쉽을 맺고 배달을 시작했습니다.

임진각점의 이 주문포스트 운영형태는 다른 매장들의 배달과는 다른 형태로 이곳에서만 특화된 영업 아이디어로 보입니다.

작년과 올해, 많은 소상공인들은 나라의 큰 불행한 사건의 잇따른 악재로 매출부진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볼 일입니다. 임진각점의 주문포스트 운용처럼 아이디어 하나로 매출을 획기적으로 증대시킬 수 있는 요소가 없을지를...

덧붙이는 글 | 모티프원의 블로그 www.travelog.co.kr 에도 함께 포스팅됩니다.



태그:#영업, #임진각, #평화누리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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