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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시장 이층 약선에서 열린 '오늘 반찬 뭐야' 강습현장
▲ 오늘 반찬 뭐야? 영동시장 이층 약선에서 열린 '오늘 반찬 뭐야' 강습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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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TV를 보면 심심찮게 요리사들이 나와 음식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 중에는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사람들도 있어, 이제 유명한 요리사 이름 몇 명은 외우고 있을 정도이다. 그들이 TV에 얼굴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방송을 탔던 요리나 양념장 등을 따라 해보는 것이 대세이기도 하다.

이제는 요리가 여자들의 전용물이라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생각이다. TV에 얼굴을 비치는 요리사들의 대개가 남자들이고, 그들 나름대로 경쟁을 벌이기도 한다. 이렇게 요리에 관한 프로그램이 많이 생겨난 것은, 다양한 식재료를 갖고 퓨전음식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부터이다. 꼭 우리의 전통적인 음식이 아니라고 해도, 사람들의 구미를 당기는 음식들을 조리하는 것이다.

주부들이 수원 영동시장 문광현사업단이 주최한 요리강습을 받고 있다
▲ 강습 주부들이 수원 영동시장 문광현사업단이 주최한 요리강습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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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동시장 '오늘 반찬 뭐야' 운영

수원시 팔달구에 소재한 (주)영동시장은 문화관광형 시장이다.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3년 동인 지원을 받는 영동시장에는 문광형사업단(단장 김춘홍)을 운영 중이다. 이 사업단은 매주 토요일 지동교에서 체험행사는 물론, 영동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7월부터 시작한 '오늘 반찬 뭐야'라는 요리배우기이다.

영동시장 2층에는 '약선'이라는 곳이 있다. 이 약선은 '약이되는 음식'을 만든다는 뜻이며, 처음 이곳에서는 정조대왕이 어머니 혜경궁 홍씨를 모시고 8일간의 화성행차 시, 어머니의 건강을 염려해 만들도록 명령을 한 '효의 음식'이라는 삼합미음죽을 판매하던 곳이다. 삼합죽은 기력을 되살리는 음식으로 소고기, 찹쌀, 홍합, 해삼 등으로 조리한다.

마늘과 고추가루, 황설탕, 매실엑기스 등을 넣어 섞고 있다
▲ 퓨전마늘고추장 마늘과 고추가루, 황설탕, 매실엑기스 등을 넣어 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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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행을묘정리의궤>에는 '정조는 어머니 혜경궁 홍씨를 위해 특별히 미음과 죽, 노인용 식사를 준비하라고 지시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또한 기록에는 '홍합은 허리와 다리를 튼튼하게 하며, 해삼은 신장을 보하고 쇠고기는 당뇨와 부종을 낫게 한다.'고 했다. 이렇게 세 가지 재료를 이용해 조리한 음식이 바로 '삼합미음죽'이다.

이 약선의 운영을 고민하던 문광형사업단이 야심차게 준비한 프로젝트가 바로 '오늘 반찬이 뭐야'라는 요리강좌이다. 약선은 음식을 조리하고 판매를 하던 곳으로, 조리를 할 수 있는 모든 시설이 다 되어있어 요리강습을 하기에 적합한 장소이다. 이 약선에서 10일 오후 7시부터 강습이 열린 것이다.

이순덕 강사가 퓨전마늘고추장을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 이순덕 이순덕 강사가 퓨전마늘고추장을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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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로 열린 강습회에 참가한 수강생들이 설명을 듣고 있다
▲ 수강생들 첫 번째로 열린 강습회에 참가한 수강생들이 설명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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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전마늘고추장'과 '맛간장'에 빠진 주부들

요리강습 첫날이라 그런지 정원 15명을 모집하려 했으나, 메르스 등의 여파로 10여명 정도의 주부들이 모였다. 첫날 조리는 퓨전마늘고추장과 맛간장이었다. 이순덕 강사와 함께 조리를 하는 사람들은 건강장이라고 하는 퓨전마늘고추장을 열심히 따라한다. 불 위에는 맛간장에 맛있는 냄새를 풍기며 끓고 있다.

"마을고추장은 고춧가루와 마늘, 황설탕이 각각 1:1:1입니다. 1kg씩 준비를 하면 되고요. 매실엑기스 1컵과 조선간장 1,8리터를 준비하시면 됩니다. 고춧가루는 가격에 좀 비싸도 고추장용으로 준비합니다. 마늘을 곱게 갈아 고춧가루와 황설탕, 매실엑기스, 조선간장이 잘 섞이도록 젓습니다. 황설탕이 다 녹을 수 있도록 잘 저어준 후, 항아리에 담아 1주일 간 숙성을 시키면 맛있는 퓨전마늘고추장이 됩니다."    

진간장,사과, 양파, 생강, 마늘, 고추, 표고 등을 넣어 끓이고 있다
▲ 맛간장 진간장,사과, 양파, 생강, 마늘, 고추, 표고 등을 넣어 끓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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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덕 강사는 요리연구가이자 술을 담그는 주조장(酒造匠)이다. 2013년 5월 대한민국 국제요리 경연대회 라이브 부분과 전시부분 금상, 2013년 5월 국제요리 경연대회 전통주 부분 경기도지사상 수상, 10월 전주비빔밥축제 전국요리경연대회 전라북도 도지사상 수상, 2014년 4월 한국음식관광박람회 궁중음식부분 국무총리상 수상 등 화려한 수상경력을 자랑하고 있다.

요즈음에는 건강식을 연구하며 많은 곳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현재 영동시장 2층에 '보생이'라는 술과 떡 등 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공방을 갖고 있다. 열심히 고추장을 젓고 있던 수강생들이 병에 고추장을 담는다. 이 고추장은 수강생들이 맛간장과 함께 집으로 가져간다. 2만원의 수강료를 내고 그 두 배의 가치가 있는 고추장과 간장을 가져가는 것이다.

강습에서 수강생들이 배운 고추장과 맛간장
▲ 완제품 강습에서 수강생들이 배운 고추장과 맛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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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열리는 강습 다 배워야죠"

강습을 마친 후에 수강생들에게 질문을 해보았다. 앞으로 계속되는 요리강습을 배울 것인지 묻자 주부들은 이렇게 말한다.

"앞으로 계속해야죠. 이렇게 좋은 기회를 놓치면 되겠어요."

권선구 세류3동에 거주한다는 김미숙 주부는 "소금이 들어가지 않고 바로 먹을 수 있어서 좋아요. 한 번 먹어 보았는데 맛도 있고요. 건강식으로 최고일 듯합니다"라며 열심히 고추장을 담는다.

매주 금요일 오후 7시부터 2시간 정도 다양한 조리법과 요리를 배워 직접 집으로 가져갈 수 있는 '오늘 반찬 뭐야?'라는 영동시장의 요리강좌. 이번이 처음이라 정원을 다 채우지 못했지만, 앞으로 입소문을 타고 선착순으로 신청을 받아야 할 것만 같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e수원뉴스와 네이버블로그 바람이 머무는 곳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영동시장, #요리강습, #수원, #문화관광형사업단, #퓨전마늘고추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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