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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익은 오디. 오디는 노화방지 물질인 항산화색소인 안토시아닌이 포도의 23배, 검은콩의 9배에 이른다.
 잘익은 오디. 오디는 노화방지 물질인 항산화색소인 안토시아닌이 포도의 23배, 검은콩의 9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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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내린 신의 열매 오디. 뽕나무 열매라고 하면 더 이해가 쉽다. 뽕나무는 누에가 뽕잎을 먹고 자라 비단(명주)을 만드는 나무라 하여 '신목'이라 불렸다.

청정지역에서 자라는 뽕나무는 수천 년 동안 누에의 먹이로 이용되어 왔다. 동양 최초 의학서인 <신농본초경>에는 뽕나무의 잎, 줄기, 뿌리, 열매 등 모든 부위가 식용 및 약용으로 쓰일 수 있다고 평했다. <동의보감>에는 뽕잎과 오디는 당뇨, 고혈압, 노화방지 등에 좋은 성분들이 포함되어 있다고 기록됐다.

오디농사로 한 달 2000만 원 수입

오디농사를 짓고 있는 김도수(67)씨는 한약방을 운영하다 3년 전 약방을 그만둔 후 소일거리로 오디를 심었다. 그 재미에 빠져 지금은 600평 규모로 농장을 키웠다.
 오디농사를 짓고 있는 김도수(67)씨는 한약방을 운영하다 3년 전 약방을 그만둔 후 소일거리로 오디를 심었다. 그 재미에 빠져 지금은 600평 규모로 농장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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뽕나무 열매의 수확 시기는 5~6월경으로 요즘이 한창이다. 지난 6일, 주말을 맞아 가족과 함께 지인의 오디 농장을 찾았다. 여수시 죽림에 위치한 이곳은 오디를 따는 일꾼들의 손길이 바쁘다. 즉석에서 오디를 따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오디를 입안에 넣으니 설탕 같다.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그야말로 꿀맛. 아이들의 입가에는 쥐를 잡아먹은 듯 입술이 볼그족족하다. 오디농장에 오면 손발과 입만큼은 꼭 이처럼 '티'를 내야하는 것이 예의란다. 6월, 지방에서 보내는 주말 풍경이다.

오디농사를 짓고 있는 김도수(67)씨는 한때 한약방을 운영했다. 그가 오디에 관심을 가진 건 3년 전 약방을 그만둔 후였다. 소일거리로 오디를 심었다가 그 재미에 푹 빠졌다. 지금은 600평 규모로 키웠다. 김씨는 "예전에 새마을지도자, 농촌지도소회장, 동네 이장을 해봐서 영농법을 나만큼 많이 아는 사람도 없다"면서 "한때 다수확상인 대통령상 후보로 추천되기도 했다"라고 뽐냈다.

오디는 올 봄에 심으면 내년이면 수확이 가능한 다년생 작물이다. 알다시피 예나 지금이나 농사로 돈을 번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일 년 내내 농사를 지어도 거름, 농약, 비료, 인건비 등의 비용을 제외하면 손익계산이 안 나온다. 농촌이 가난한 이유다. 하지만 김씨는 작년에 150주에서 500kg을 따서 500만 원의 수확을 올렸다. 올해는 2000만 원의 고수익을 예상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 탕왕의 '상림육책' 배워라

주렁주렁 열린 오디. 빨간 것이 다 익으면 청색으로 바뀌는 데 그 맛이 설탕이다.
 주렁주렁 열린 오디. 빨간 것이 다 익으면 청색으로 바뀌는 데 그 맛이 설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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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가 전국을 강타한 지금 지방 사람들 역시 노심초사다. 언론에서 접하는 메르스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수도권의 텅 빈 길거리를 보면 마치 남의 얘기 같다. 지방에 사는 것이 그나마 위안으로 느껴질 때가 바로 이런 때다. 뽕나무 아래에 서니 5일자 <경향신문>에서 전한 탕왕의 '상림육책(桑林六責)'이 떠오른다.

"3600년 전 상나라 창업주 탕왕은 7년간이나 가뭄이 계속되자 '희생양'을 자처했다. 머리카락과 손톱을 자른 뒤 백마를 타서 희생의 모양새를 갖추고는 상림(桑林·뽕나무 밭)에 들어가 기도를 올렸다. 거기서 '문란한 정사를 펼쳤고, 아첨의 말을 듣고 어진 이를 배척했으며, 뇌물이 성행해서 백성이 곤궁에 빠졌다'는 등 자신의 6가지 잘못을 일일이 거론하며 자책했다. 이것이 그 유명한 탕왕의 '상림육책(桑林六責)', 즉 '뽕나무 밭의 6가지 자책'이다. 탕왕이 간절한 기도를 올리자 곧 꿀비가 쏟아졌다." - <사문유취(事文類聚)> 중에서

백성이 있어야 나라가 있고, 곤경에 빠진 백성을 편안하게 만들어야 임금의 마음도 편안해진다는 것이 군주가 지녀야 할 첫 번째 덕목이건만 세월호에 이어 메르스 사태에서도 '재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지 못하는 박근혜 정부의 무능을 지켜보는 백성들의 억장은 무너진다. 허물기는 쉬워도 쌓기는 어려운 것이 믿음이요 사람의 마음이다. 먹고사는 서민들의 실물 경제도 이와 무관치 않다.

누에는 반경 4km까지 농약냄새를 맡으면 죽어버리기 때문에, 살충제 등은 오디열매가 열기 전에 쳐야 하는 것이 김씨의 노하우다. 또 밭에 부직포를 덮어 잡초가 나지 않게 하니 마치 뽕나무 정원 같다. 6월까지 오디를 따고 나면 전지를 한다. 이때 자른 뽕나무 잎은 장아찌나 조림을 해 먹으면 그만이다.

과일의 황제 오디... 먹으면 늙지 않아요

갓 심은 신품종 오디에 입이 돋아났다. 내년이면 이 나무에서 오디 열매가 주렁주렁 열린다.
 갓 심은 신품종 오디에 입이 돋아났다. 내년이면 이 나무에서 오디 열매가 주렁주렁 열린다.
ⓒ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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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말에 뽕나무를 오래 먹으면 눈과 귀가 밝아져 늙지 않는다 하였다. 그 근거에 대해 현대의학은 오디는 활성산소를 제거해 노화방지 물질인 항산화색소인 안토시아닌이 포도의 23배, 검은콩의 9배에 이르기 때문이란다. 또 오디는 철분이 복분자의 9배, 비타민C가 사과의 14배, 비타민 B는 70배, 칼슘은 포도의 11배다. 강장재로 쓰이고 간장과 신장의 기능도 좋게 하니 신이 내린 열매임에 틀림없다. 과일의 황제라고 불러도 무방할 듯싶다.

오디 10kg을 따는데 약 5시간이 소요된단다. 하나하나 수작업을 하기 때문에 가격이 세다. 이날 6만 원을 주고 6kg을 샀다. 오디를 일 년 내내 복용한다는 그에게 오디 체험담을 물었다.

"나도 블루베리를 심지만 내가 먹어보니 오디가 더 나은 것 같아요. 1년 내내 건강원에서 다려 팩으로 하루 3개씩 먹으면 그 이상 좋은 것이 없어요. 여자분이고 남자분이고 피로도 빨리 풀리고, 피 순환이 잘 되어서 당뇨와 혈압이 그냥 좋아집니다. 다른 것과 그 정도로 차이가 월등해요."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여수넷통>과 <전라도뉴스>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메르스, #오디, #뽕나무, #김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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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하고 싶은 일을 남에게 말해도 좋다. 단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라!" 어릴적 몰래 본 형님의 일기장, 늘 그맘 변치않고 살렵니다. <3월 뉴스게릴라상> <아버지 우수상> <2012 총선.대선 특별취재팀> <찜!e시민기자> <2월 22일상> <세월호 보도 - 6.4지방선거 보도 특별상> 거북선 보도 <특종상> 명예의 전당 으뜸상 ☞「납북어부의 아들」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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