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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경마공원에서 화상 경마를 즐기는 모습.
 제주경마공원에서 화상 경마를 즐기는 모습.
ⓒ 김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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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군이 화상경마장, 일명 '장외발매소' 유치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계획이 알려지면서 홍성군 시민단체는 물론 태안 시민단체까지 반대하고 나서는 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홍성군이 서산AB지구상에 장외발매소를 유치할 경우, 안면도나 태안 북부지역으로 유입되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길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홍성군 "안면도 향하는 관광객 대상, 체류형 관광객 유치 증대"

홍성군이 유치하려는 마권 장외발매소는 당초 마사회가 태안군 남면 진산리의 유러피안 태안리조트 내에 유치하려 했던 것이다. 하지만 태안군 내에서 부정적인 기류가 나오자 유치를 철회하고 인근 보령시로 눈을 돌렸다.

마사회의 제안에 보령시는 세수증대 등을 이유로 지난해 7월 보령시 신흥동 대천해수욕장 제3지구 내 1만75㎡ 부지에 장외발매소 유치를 신청했다. 그러나 보령시민참여연대가 반대 성명을 발표하는 등 시민단체의 거센 반발에 부딪쳤고, 현재까지 마사회에서 심사 중에 있다.

이러한 가운데 마사회는 또다시 홍성군을 다음 후보지로 지목해, 홍성군에 장외발매소 유치를 제안했다. 홍성군은 보령시와 마찬가지로 지방세수 증액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내세워 긍정적인 검토안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홍성군이 검토하고 있는 장외발매소 사업예정지는 홍성군 서부면. 홍성군은 검토보고서에 '안면도 방향'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기자가 입수한 홍성군의 '마권 장외발매소 유치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홍성군은 "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및 지방세수 증액차원에서 마권 장외발매소의 긍정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유치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홍성군은 장외발매소 유치시 ▲ 세외수입 증대 및 재정자주도 제고(유치시 홍성군에 조정교부금 27%, 징수교부금 3% 부여) ▲ 지역주민 고용창출(평균 200명) 등 지역경제활성화 효과와 더불어 ▲ 지역주민을 위한 문화, 복지 향상사업 시행 ▲ 말산업육성 정책에 따른 승마장 관광자원화산업 지원 등 마사회의 지역사회 기여를 장점으로 꼽았다. 반면, ▲ 사행성 조장 및 지역주민 도박에 따른 지역자본 역외 유출 가능성 상존 ▲ 일반적으로 과천 등 본장에 비해 장외발매소 이용자의 도박 유병률이 높은 편으로 도박중독으로 인한 폐해 발생 등 우려도 제기했다.

이 보고서에서 홍성군은 장외발매소의 유치 필요성 가운데 하나로 "안면도로 향하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홍성에서 문화레저시설을 즐길 수 있도록 금, 토, 일 체류형 관광객 유치 증대"를 언급했다.

장외발매소 유치 장소와 관련해서도, 홍성군은 홍성군민을 주 고객으로 홍성읍 등 시내 중심부에 장외발매소를 설치할 경우 교육환경 저해, 주차문제, 교통정체 등이 예상되므로 부동의 한다고 검토했다.

반면, 안면도로 향하는 관광객을 주 고객으로 안면도 꽃박도로와 인접한 서부면 일원에 설치할 경우 지역주민들의 의견수렴 후 동의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홍성군의회에 보고했다. 태안군의 반발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홍성군은 오는 6월까지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한다는 계획이다.

태안시민단체 "장외발매소는 홍성·태안군 공멸하는 길"

이 같은 홍성군의 장외발매소 유치 움직임과 관련해 홍성지역 시민단체들은 '가칭 홍성군 경마도박장 반대 공동행동'을 결성해 지난 12일 성명을 내고 장외발매소 유치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공동행동은 성명에서 "마사회가 운영하는 (다른 지역)경마도박장 주변에선 도박중독, 가정파괴, 강력범죄 증가, 지역경제 파탄 등의 사회 문제로 주민들의 하소연이 멈추질 않고 있다"며 "화상경마장은 말이 경마장이지 그 내용은 도박장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덧붙여 이들은 "홍성군이 이 사업을 계속 추진한다면 우리는 홍성군민과 함께 온 힘을 다해 추진 반대 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강력 규탄했다.

인근에 있는 태안군도 반발했다. 한상기 태안군수는 "아무리 먹고살기 힘들어도 경마는 안된다"며 "지역 간 갈등 소지도 있겠지만 홍성군은 세수만 검토하고 있어 (장외발매소가 설치될 경우 홍성과 태안은) 피폐화될 수밖에 없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태안시민단체도 거들었다. 태안참여자치시민연대는 "우리군과 이웃한 홍성군에 장외발매소가 설치돼 우리 지역으로 유입되는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잡을 경우 시민단체의 이름으로 홍성군과의 강력 투쟁에 나설 것을 천명한다"며 "장외발매소는 홍성군과 태안군이 공멸하는 길임을 명심하고 우리가 집단행동화에 나서기 전에 홍성군은 장외발매소 추진을 당장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강력 경고했다.

한편, 현재 마사회에서 운영하는 마권 장외발매소는 수도권 23곳을 비롯해 전국에 30개소가 설치돼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지난해 장외발매소가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사전조사 평가 등의 사행산업 사전영향평가제 및 주민사전협의제를 실시하도록 '사행산업(장외발매소) 건전화 방안'을 확정한 바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태안신문>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장외발매소, #마사회, #홍성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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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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