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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오사카부 히라카타시 시민회관에서 한글학회 일본 간사이 지회(지회장, 김리박 선생님) 27차 연구 모임이 있었습니다. 이번 모임에서는 한국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는 초등학교에서의 한자 교육에 대한 회원들의 토론이 있었습니다.

 

한글학회 일본 간사이 지회 연구 모임에는 여러 회원들이 참여합니다. 회원들 가운데는 어려서 한반도에서 일본에 왔거나 일본에서 나서 교육을 받은 회원, 일본 사람, 자란 다음 일본에 온 회원 따위 여러 회원들이 있습니다. 한자 교육에 대한 의견도 회원에 따라서 달랐습니다.

 

연구 모임에서는 먼저 전국 한자 교육추진총연합회에서 주장하는 한자 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글과 한글학회와 한글문화단체모두모임 따위에서 말하는 한자 병기 교육의 부당성을 주장하는 글을 준비하여 읽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두 곳의 글을 읽은 것으로 각 다네의 기본적인 주장은 알게 되었습니다.

 

이후 한자 교육과 한자 병기에 대한 회원들의 의견을 들었습니다. 먼저 재일교포나 일본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회원들은 한자 교육이나 병기에 찬성하였습니다. 일본말은 기본적으로 한자를 사용하기 때문에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한자를 가르치고, 한자 쓰기를 연습합니다.

 

일본말은 히라카나와 가다카나, 한자를 섞여서 사용합니다. 일상생활에서도 뜻을 나타내는 중요한 단어는 한자 단어가 많습니다. 일본말에서 한자의 사용 역사는 깁니다. 천 년 이상 한자를 빌려서 자기 식으로 사용해왔습니다. 한자 단어나 한자말을 자기 식으로 사용합니다. 더욱이 일본말 이름이나 영어 이름을 지으면서도 한자를 붙여서 사용합니다.

 

이렇게 일본 사람들은 한자 사용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특히 한자가 지닌 표의 문자 기능에 능숙합니다. 한자는 뜻글자, 즉 표의 문자입니다. 눈으로 보아서 뜻을 파악합니다. 일본사람들은 이런 한자에 익숙해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일찍부터 한자를 교육하고 한자 쓰기를 원합니다.

 

다음 일본인 회원들은 다른 나라의 국어 정책에 대해서 왈가왈부 없다고 하면서 언급을 아꼈습니다. 다만 중국의 예를 소개했습니다. 한자의 종주국인 중국에서도 모택동 때 오래 전부터 사용해온 한자가 어렵고 비능률적이라고 하여 한자를 없애고 새롭게 간체자를 만들어서 사용했습니다. 그러나 한자가 없어지지도 않았고, 간체자가 새로 생겨 한자 권에 새로운 언어가 생기고 말았습니다. 중국에서는 더 이상 간체자를 만들어서 쓴는 것을 포기했습니다.

 

한국에서 온 회원들이나 한글 전용을 주장하는 회원들은 대부분 초등학교 한자 교육이나 병기에 대해서 반대했습니다. 지금도 한국에는 중학교 때부터 한자 교육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다만 한자 교육이 충실히 이루어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굳이 초등학교 때부터 한자 공부를 시키는 것은 어린이들에게 학습 부담만 더하는 것입니다.

 

한반도에서 오래 전부터 한자가 사용되어 온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한자어의 득세로 고유 우리말이 사라진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지금도 우리말 사전에 한자어 비중이 많은 것은 우리말이 없어지고 대신 한자말이 사용되고, 늘 새로운 한자말이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오래전부터 사용해 온 우리 말 속에는 한반도를 중심으로 살아온 우리민족의 전통과 지혜, 문화 향기가 배어있습니다. 이런 말들을 사용하여 보전하고 계승하는 것은 우리 만족의 전통과 아름다움을 지켜나가는 일입니다. 초등학교 때는 아직 모국어에 대한 인식이나 사고방식이 확정되지 않은 시절입니다. 우리말에 대한 지식이나 사고방식이 굳어진 뒤 한자 교육이 충실히 이루어져도 늦지 않습니다.

 

언어는 일상생활이나 교육, 문화 전승을 위한 수단입니다. 한자는 뜻글자로 수자가 많고, 배우기 어렵고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쉬운 우리 글, 한글이 있고 한글로도 충분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굳이 이런 한자를 초등학교 어린이 모두에게 가르칠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말은 한자가 없이도 의사소통이나 문자 생활에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모택동이 한자를 없애려는 이유는 한자의 불편한 점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종주국에서 포기하려는 한자를 우리가 배울 이유는 더욱 없습니다. 일본의 경우 히라카나와 가다카나로 충분한 언어생활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한자를 섞어서 사용합니다.

 

이번 한글학회 일본 간사이 지회 27차 연구 모임에서는 여러 회원들이 자신의 처지나 입장을 중심으로 우리 나라의 한자 교육에 대한 의견을 발표했습니다. 여러 회원들의 의견을 확인하는 중요한 기회였습니다.

 


참고 누리집> 한글학회, http://www.hangeul.or.kr/, 2015.3.16.

전국한자교육추진총연합회, http://www.hanja-edu.com, 2015.3.16.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문화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태그:#한글학회, #한글학회 일본 간사이 지회, #한글, #한자, #일본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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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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