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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루스트가 우리의 삶을 바꾸는 방법들
 프루스트가 우리의 삶을 바꾸는 방법들
ⓒ 도서출판 청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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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허영, 우리의 열정, 우리의 모방 정신, 우리의 추상적 지성, 우리의 습관은 오래 전부터 줄곧 작용해왔으며, 예술의 과제란 이런 것들의 작용을 취소하는 것, 우리로 하여금 이제껏 왔던 방향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것, 진정으로 존재하는 것들이 우리 사이에 알려지지 않은 채 놓여 있는 깊이로 돌아가게 만드는 것이다."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작가 중 한명으로 불리는 마르셀 프루스트의 대표적인 작품은 125만 단어에 달하는 엄청난 분량의 장편소설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다.

이 소설은 또한 읽기가 난해하기로 유명한데, 그럼에도 한 번 그의 세계에 몰입하게 되면 빠져나올 수 없는 경이롭고 무한한 삶의 시간을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또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라는 소설이다.

심지어 버지니아 울프는 프루스트의 글을 읽고 한동안 펜을 잡을 수 없었으며 자신을 자책하기에 이를 정도로 프루스트의 세계의 매료되었다고 한다.

마르셀 프루스트는 위대한 작가이기도 하지만, 현대 사람들의 탐구 대상이 되어 <프루스트가 우리의 삶을 바꾸는 방법>이라는 자기계발서가 나올 정도로 인간 본질에 대해 탁월한 시각과 이해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

<프루스트가 우리의 삶을 바꾸는 방법>은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작가 중 한 명인 '알랭 드 보통'이 엮고 쓴 책으로, 그는 프루스트의 소설과 편지, 대화들을 책 중간 중간에 삽입하여 독자들로 하여금 프루스트에 가까워지게 하였다.

헤어질 때, 배려의 말을 건네는 쪽은 상대방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

'지적인 사람들을 위한 자기 계발 지침서'라고 소개되는 이 책은 독서에 대한 것 뿐만이 아닌 사랑과 우정에 관하여, 삶 그 자체의 본질에 대한 프루스트의 시각을 재미있게 풀어낸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기에 늘 실패했던 이들에게는 프루스트란 위대하고도 특별한 존재를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함으로써 다시 한 번 그의 책을 읽는 것에 도전할 용기를 가져다준다.

"모든 작가에게는 자기만의 언어를 만들어야 할 의무가 있으며, 이는 모든 바이올리니스트에게는 자기만의 "음색"을 만들어야 할 의무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생략) 작가가 글을 잘 쓰려면, 그에 앞서서 독창적이어야 하며, 또한 자기만의 언어를 만들어야 합니다. 정확성, 즉 문체의 완벽성도 분명히 있기는 합니다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독창성의 저쪽에, 그것도 그 모든 잘못을 거친 다음에야 있는 것이지, 이쪽에 있는 것은 아닙니다. (생략) 언어를 보호하는 유일한 방법은 언어를 공격하는 것뿐입니다. 그래요, 그렇습니다, 스트로스 부인! (생략) 이 세상에 확실성 따위는 없습니다. 심지어 문법에서조차도 말이죠. 오직 우리의 선택, 우리의 취향, 우리의 불확실성, 우리의 욕망, 우리의 약점에 인상을 남기는 것만이 아름다울 수 있을 뿐입니다." –프루스트가 20세기 초 문인 중 하나인 루이 강드락스의 글을 읽고 불만에 차 스트로스 부인에게 쓴 편지 내용 中

위의 프루스트가 쓴 편지 글을 보면 왜 그의 소설이 그토록 난해한 지를 이해하게 될 것이며 또한 그가 자신의 말에 얼마나 충실했고, 자신의 세계를 진정한 자신만의 언어로 여실히 써내려간 천재였음을 깨닫게 된다.

프루스트는 그 어디에도 확실성은 없으며 모든 아름다움은 우리의 선택, 우리의 불확실성, 우리의 욕망, 우리의 약점에 인상을 남기는 것에 있다고 했다. 나아가 생각해보면 바로 이것이 진짜 <프루스트가 우리의 삶을 바꾸는 방법>의 핵심인지도 모르겠다.

세계 70억 인구가 저마다 각기 다른데 어느샌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주류를 쫓고, 보이는 것을 보며, 해야 되는 것을 하며 살아간다. 자신만의 음색이 없는 바이올리니스트처럼, 자신만의 언어가 없는 작가처럼.

2015년 현재 인기리에 방영 중인 한 오디션 프로그램의 심사위원들은 참가자들에게 끊임없이 '자신만의 것'이 있어야 한다고 주문하고 1997년 애플의 전설적인 광고 문구이자 슬로건이었던 "Think Different(다르게 생각하라)"는 대중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애플을 세계 제일의 기업으로 만들어주었다. 이렇듯 우리는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하나이되 결코 하나일 수 없으며 끝없이 다름을 추구하고 인정해야 아름다움이 빛날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다.

우리 인간은 너무나 약하지만, 또 강하기도 하여 주류에 휩쓸려 조용히 흐르기도 하다가 빛을 뿜으며 강렬하게 솟아오르기도 한다. 이것은 자신만의 그 '무엇'을 어떻게 만들어내느냐에 달렸다는, '프루스트가 우리의 삶을 바꾸는 방법들'에서 전하고자 하는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하지만 또한 그 누군가에게는 다른 방법일 수도 있다. 작가가 자신만의 언어로 글을 쓰듯, 독자도 자신만의 시각으로 글을 받아들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정해진 방법'이 아닌 단지 '저마다의 힌트'를 얻을 수 있게 될 것이다.


프루스트가 우리의 삶을 바꾸는 방법들 - 개정판

알랭 드 보통 지음, 박중서 옮김, 청미래(2010)


태그:#마르셀 프루스트, #알랭 드 보통, #프루스트가 우리의 삶을 바꾸는 방법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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