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유럽중앙은행(아래 ECB)이 경기 부양을 위해 약 1435조 원에 달하는 돈 보따리를 풀기로 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지난 22일(한국 시각)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ECB 본부에서 열린 통화정책위원회를 마친 뒤 성명을 통해 오는 3월부터 내년 9월까지 전면적인 양적 완화(QE)에 나설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유럽중앙은행, 전면적 양전완화 나서

드라기 총재는 유로존 회원국 정부 및 기관에서 발행하는 국채와 민간 경제의 채권을 매입해 오는 2015년 9월까지 매월 600억 유로, 총 1조 1400억 유로의 자산 매입에 나서며 시장에 유동 자금을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ECB가 지난해부터 매입을 시작한 자산유동화증권(ABS)과 금융권의 커버드 본드도 포함된 규모다.

이어 드라기 총재는 "중기적인 인플레이션 목표치 2%를 지속적으로 달성할 때까지 경기 부양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혀 추가 양적 완화 가능성도 내비쳤다. 또한 사상 최저 수준인 기준 금리를 현재의 0.05%로 동결하고, 예금 금리도 유지하기로 했다.

이로써 미국과 일본에 이어 유럽도 대대적인 양적 완화를 결정하면서 배경과 전망이 주목을 받고 있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유로존 회원국의 평균 실업률은 여전히 10%를 넘어 두자릿수에서 떨어지지 않고 있으며, 반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2%에 불과했다.

더구나 가파르고 지속적인 유가 하락으로 지난해 12월 물가 상승률이 -0.2%로 5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하는 등 본격적인 디플레이션이 시작되자 위기감이 더욱 고조됐다. 유로화라는 통화 동맹을 맺고 있으나, 회원국마다 경제 사정이 달라 ECB가 경기 부양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한 것도 유럽의 발목을 잡았다.

승부수 띄운 유로존... 양적 완화 효과는?

ECB는 앞서 양적 완화로 경기 회복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 미국처럼 자금이 실물 경제로 흘러가 투자와 소비를 촉진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드라기 총재는 "통화정책위원회 대다수가 이번 결정에 찬성했다"며 "유로존의 각 회원국에 양적 완화에 따른 위험 가능성도 분산시켰다"고 강한 확신을 나타냈다.

그러나 ECB의 양적 완화 결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이번에 공급된 자금이 고스란히 실물 경제로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을 뿐더러 유럽에서도 경기가 좋은 독일이나 미국, 중국 등 유럽 밖으로 흘러나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자금의 규모가 더 커졌을 뿐, ECB의 양적 완화가 이미 예견된 결정이라는 점에서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있다. 만약 양적 완화가 실패로 돌아갈 경우 경기가 좋지 않은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은 다른 유로존 회원국보다 훨씬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닉 쿠니스 ABN 암로 수석연구원은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양적 완화가 유로존 회원국들의 빈약한 수요를 끌어올리는 데 일시적인 도움이 되겠지만 기적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며 "유럽이 장기적인 성장을 이루려면 근본적인 경제구조를 개혁해야 하는데 양적 완화는 이를 더 늦추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태그:#양적완화, #유럽중앙은행, #ECB, #유로존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