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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세우자 나를 믿자 / 본질을 봐라 / 클래식을 궁금해 하라 / 삶은 순간의 지금이다 / 답은 여기 있다 / 동의되지 않는 권위에 굴복하지 마라 / 주변의 고수를 활용하라 / 인생은 전인미답의 길
▲ 광고장이 박웅현 어록 나를 세우자 나를 믿자 / 본질을 봐라 / 클래식을 궁금해 하라 / 삶은 순간의 지금이다 / 답은 여기 있다 / 동의되지 않는 권위에 굴복하지 마라 / 주변의 고수를 활용하라 / 인생은 전인미답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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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르파티(Amor Fati). 운명을 받아들여라. 그리고 지금 처한 상황과 주어진 조건을 사랑하라. 자존감은 그래서 중요하다. 나이듦에 순응하라. 매순간이 정점이다. 나의 전성시대는 오직 지금 뿐이다."

<책은 도끼다>, <여덟 단어> 등의 베스트셀러로 잘 알려진 최고의 카피라이터 박웅현 작가. 그는 강연 내내 청중과의 교감을 통해 인간의 자존감을 역설했다. 박 작가 자신이 살아온 길을 담백하게 쏟아냈다. 그리고 작가 본인에게서 답을 찾으려 하지 말고 스스로 답을 찾으라고 청중에게 강조했다.

다름을 인정하라

12월 9일 오후 2시, 인천북구도서관 대강당이 주부들로 가득 찼다. 아마도 박웅현 작가의 유명세 때문이리라. 박 작가는 이미 방송과 베스트셀러를 통해 유명인이 된 지 오래다. 강의가 시작될 무렵, 청중들은 20여개의 질문을 쏟아냈다. 박 작가도 기분 좋게 화답하며 멘토로써 답변을 이어갔다.

박 작가의 이야기는 '다름'과 '틀림'에서 시작됐다. 세상은 옳고 그름의 싸움이 아니라는 것. 오직 옳은 말과 옳은 말 사이의 갈등이라는 것이다. 어떤 선택을 달리하든, 어떤 인생을 살든 간에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며 살자고 그는 주문했다.

박 작가는 광고인이다. 그것도 꽤 알아주는 광고장이다. '생각이 에너지다' '진심이 짓는다' ''사람을 향합니다' 같은 촌철살인의 광고 어록을 만든 장본인이다. 하지만 그는 "왜 광고를 하느냐"는 질문에 "먹고 살려고"란 말로 짧게 대답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 광고를 한다는 것이다.

박 작가의 본래 꿈은 기자였다. 그래서 대학신문사에서 경험을 쌓았다. 원고지 40매 특집기사를 3시간 만에 탈고했다. 그러나 현실은 암담했다. 신문사, 방송사에 여러 번 지원을 했지만 낙방했다. 글 쓰는 것만큼은 두렵지 않았던 그에게 절망의 나날이었다. 그래서 그는 결정했다. 최선이 아니면 차선을 선택하자고. 그래서 그는 우연한 기회에 광고장이의 길로 들어섰다.

광고인으로 산 힘은 자존감과 '아모르파티'

너 자신이 되라 / 놓는 용기 믿는 고집 / 아무것도 아닌 게 아무것이다 / 모든 사람은 폭탄이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인간은 불완전하다 / 모든 선택에는 오답과 정답이 공존한다 /
▲ 광고장이 박웅현 어록 너 자신이 되라 / 놓는 용기 믿는 고집 / 아무것도 아닌 게 아무것이다 / 모든 사람은 폭탄이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인간은 불완전하다 / 모든 선택에는 오답과 정답이 공존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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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간 오직 광고 하나로 살아온 박웅현 작가를 버티게 한 힘은 자존감이었다. 자존감은 나에 대한 존중이다. 주어진 운명을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모든 열정을 쏟아 붓는 것. 타인의 시선을 두려워하지 않고 오직 자신의 길에 집중하는 것. 그것이 그를 광고인으로 살게 한 원동력이었다.

박 작가는 책을 사랑한다. 누구보다 책을 많이 읽는다. 하지만 그저 많이 읽는다고 그 책이 자기 것이 되는 게 아니다. 책을 읽었으면 느끼고, 느꼈으면 행해야 하는 것이다. 이유인 즉슨 단순히 아는 것과 몸소 느끼는 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박 작가는 그래서 책 많이 읽는 것을 자랑하지 말라고 말했다. 차라리 좋은 문장을 백 번 반복해서 자기 것으로 체화하는 게 더 낫다고 역설했다.

박 작가에게 인생은 독서와 같았다. 한 줄 한 줄 읽고 써내려가는 과정 속에 자신에 대한 자존감과 존중이 담겨졌다. 이후부터 책을 읽고 대하는 자세가 달라졌다. 박 작가는 인생을 책이 아닌 공책에 비유했다. 아무것도 없는 백지에 자신만의 소중한 이야기를 그려가는 작업이 인생이기 때문이다. 험난한 가시밭길이라도 기꺼이 헤쳐 나가면서 얻는 지혜가 인생의 철학이기 때문이다. 자신만의 철학과 언어로 쓴 공책이 책으로 승화하기 때문이다. 

박 작가는 인생관에 대해서도 너무 깊게 빠지지 말라고 충언했다. 신중하되 집착하지는 말라는 교훈이다. 사람과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너무 많은 사람과 얽혀 있다 보면 정작 자신을 잃어버릴 수 있다. 나를 중심으로 평생토록 7명 내외의 중심 네트워크만 있으면 충분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박 작가의 종교는 무교다. 그는 사후세계를 절대 믿지 않는다. 그럼에도 종교관을 굳이 말하자면 불교가 가장 세련되어 보인다고 그는 말했다. 즉 불교 안에 담긴 지혜의 철학이 마음에 든다는 설명이다. 그 지혜의 철학은 주어진 조건을 순응하고 사랑하라는 것. 그렇게 보면 인생도 불교 철학과 마찬가지다. 지혜의 샘물은 어느 누구에게나 존재한다. 단 샘물을 발견하고 가꾸는 것만큼은 오직 자신 스스로가 해야 할 업보인 것이다.

인생의 정답을 찾지 마시길. 정답을 만들어 가시길.
내일을 꿈꾸지 마시길, 충실한 오늘이 곧 내일이니.
남을 부러워 마시길, 그 많은 단점에도 불구하고 나는 나.
당신만의 인생을 또박또박 걸어가시길.
당신이란 유기체에 대한 존중을 절대 잃지 마시길
.....
책 <여덟 단어>중에서

덧붙이는 글 | <인천불교신문> 공동 게재



태그:#박웅현, #광고장이, #여덟 단어, #책은 도끼다, #크리에이티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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