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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딸들의 옷차림을 비난했다가 역풍을 받고 사임한 공화당 보좌관의 사건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딸들의 옷차림을 비난했다가 역풍을 받고 사임한 공화당 보좌관의 사건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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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두 딸을 비난한 공화당 하원의원의 한 보좌관이 된서리를 맞았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공화당 스티븐 리 핀처 하원의원(테네시주)의 공보담당 보좌관 엘리자베스 로튼은 페이스북에 오바마 대통령의 두 딸 말리아(16)와 사샤(13)의 옷차림을 꾸짖는 글을 올렸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미국 최대 명절인 추수감사절을 맞이해 백악관에서 칠면조를 풀어주는 '칠면조 사면식'을 열었고, 이 행사에 두 딸도 함께 참석했다. 이들은 발랄한 10대 소녀답게 카디건에 원피스, 체크무늬 치마 등을 입고 나왔다.

그러자 로튼이 두 딸의 의상과 표정, 자세 등이 천박하다며 비난하고 나선 것이다. 로튼은 "대통령의 딸들로서 술집에 갈 때나 입는 옷이 아니라 품위 있는 옷을 입어야 한다"며 "특히 TV로 중계되는 공개 행사에서는 얼굴을 찌푸리지 마라"고 지적했다.

로튼의 글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비롯한 SNS를 통해 순식간에 퍼져나갔고, 대다수 누리꾼은 어린이에 대한 적절한 비판이 아닐뿐더러 인종차별적인 뜻도 담겨 있다고 반박하며 큰 논란이 벌어졌다.

'아군' 공화당마저 등 돌려... 결국 사직서

자유 기고가 다이아나 리즈는 <워싱턴포스트> 칼럼에서 "오히려 로튼의 비판이 품위가 없다"며 "술집에 갈 때나 입는 옷이라고 했는데 그녀는 쇼핑몰에서 온 10대 소녀들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여론의 역풍이 거세지자 '아군'마저 등을 돌렸다. 공화당전국위원회(RNC) 대변인 션 스파이서은 "어린이를 비판하는 것은 금기 사항"이라며 "이는 대통령의 딸도 예외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궁지에 몰린 로튼은 "얼마나 큰 상처가 되었을지 깨달았다"며 "진심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달라"며 사과문을 올렸다. 하지만 비난 여론이 계속되자 로튼은 결국 3일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날 백악관 조시 어니스트 대변인은 정례회견에서 로튼을 언급하지 않은 채 "같은 대변인으로서 매우 신중하게 단어 선택을 하고, 상대방에게 어떻게 전달될지 주의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 사례"라며 일침을 던졌다.


태그:#버락 오바마, #공화당, #엘리자베스 로튼, #추수감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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