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게인전을 여는 권선영 작가가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 권선영 게인전을 여는 권선영 작가가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 하주성

관련사진보기


미술을 잘 알지 못하는 사함도 그림 앞에 서면 이상하게 마음이 끌리는 경우가 있다. 그런 경우에는 쉽게 그림 앞을 떠나지 못하고 한참을 머물게 된다. 아마도 그 그림을 오래도록 들여다보고 있으면, 그 안에서 무슨 해답이라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9일 오후 5시 팔달구 영동시장 2층 아트포라 갤러리인 아라에서 두 번째 개인전을 연 권선영 작가의 그림이 바로 그렇다. 그림 앞에 서면 흡사 그림 속으로 빨려 들어갈 것만 같다.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한 작가는, 미국으로 건너가 Cranbrook Academy of Art. Painting MFA 석사학위를 받았다. 2012년부터 현재까지 명지대학교 디자인대학 산업디자인학과 드로잉 강사직을 맡고 있다.

오려내는 행위를 통해 작품 완성

작품 속에 있는 수많은 집들이 모두 오리고 풀로 붙이고 그 위에 칠을 해서 만든 작품이다.
▲ 콜라주 작품 속에 있는 수많은 집들이 모두 오리고 풀로 붙이고 그 위에 칠을 해서 만든 작품이다.
ⓒ 하주성

관련사진보기


권선영 작가의 전시회 제목은 '컷-아웃'(CUT-OUT)이다, 작가는 집, 새, 버섯, 물고기 등을 주로 생활 속에서 쉽게 만나고 파악할 수 있는 형태를 꾸준히 채집하고 오리는 행위를 통해 종이의 본질을 드러내고자 했다. 평소에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신문, 홍보전단지 등 인쇄물들을 모으고, 오려내고 붙이는 작업을 계속한 것이다.

실제로 그림 앞에서면 수없이 많은 오려낸 조각들이 물감과 붓을 통하여 화면에 하나하나 붙여졌다. 이 조각들이 모여 커다란 조형을 만들어 낸 것이다. 이러한 이미지들은 서로가 뭉쳐지고 흩어지며 그 경계가 모호해진다. 멀리서볼 때는 작은 조각들이 모여 있는 것만 같지만, 가까이 가면 마치 수많은 점들이 모여 있는 듯하다.

수많은 새들을 오려붙이기 기법으로 만든 작품
▲ 작품 수많은 새들을 오려붙이기 기법으로 만든 작품
ⓒ 권선영

관련사진보기


화면 안에 가득 모인 각 개체들은 조금씩 두께를 입어가며 느낌이 다른 단층을 조성한다. 그것이 입체적으로 표현이 되어, 깊이감과 함께 작가가 의도한 일종의 통일성 있는 조화를 이루어 낸 것이다. 한 마디로 작가의 노력이 얼마나 대단한가를 느낄 수가 있다.

콜라주의 심도 있는 작품 돋보여

콜라주기법이란 풀로 붙인다는 뜻으로, 1912~1913년경 브라크와 피카소 등의 입체파들이 유화의 한 장르로 새롭게 조성한 작품의 조성기법이다. 신문지나 벽지, 악보 등 인쇄물과 천 등을 풀로 붙였는데 이것을 '파피에 콜레'라 부르게 된 것이다. 이 수법은 화면의 구도, 채색효과, 구체감을 강조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1년 뒤에 미국으로 건너가 3년간 페인팅 공부를 하고 돌아온 권선영 작가는, 올해 서울에 있는 갤러리 도스에서 첫 개인전을 가졌다. 그리고 이번 아트포라 갤러리 아라에서 두 번째 개인전을 연 것이다.

셀수 없이 많은 버섯들을 화판에 일일이 오려서 붙이는 작업으로 완성시킨 작품
▲ 버섯 셀수 없이 많은 버섯들을 화판에 일일이 오려서 붙이는 작업으로 완성시킨 작품
ⓒ 권선영

관련사진보기


자신의 작품 앞에서 콜라주에 대해서 설명을 하고 있는 작가에게, 이렇게 복잡한 그림을 그리는데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그는 담담하게 답변한다.

"작가가 작업을 하는데 있어서 힘들다고 하면 안 되죠. 힘이 든 것이 아니라 이렇게 항상 오리고 붙이고 거기다가 아크릴 칠 까지 올려야 하기 때문에 한 작품을 만드는데 보통 한 달 정도가 걸립니다. 아쉬운 것은 바로 이런 점이죠. 많은 작품을 뽑아낼 수 없다는 것이죠. 그래서 지금은 많은 생각을 하고 있어요. 붓으로 그림을 그려야 할지 어떨지 그런 고민을요."
 
관람객들 칭찬 이어져

아트포라 갤러리 아라에서 만난 권선영 작가. 이제 31세다. 하지만 그녀의 작품은 한 마디로 놀라움이었다. 수많은 집들을 차곡차곡 쌓은 것이나, 이리저리 날아가는 새들을 겹겹이 쌓인 것도 놀랍다. 거기다가 수많은 각양각색의 버섯들이 묘한 조화를 이루며 그림의 틀을 벗어나려 하고 있다.

권선영의 두번째 개인전이 열리고 있는 갤러리 아라와 관람객들
▲ 갤러리 아라 권선영의 두번째 개인전이 열리고 있는 갤러리 아라와 관람객들
ⓒ 하주성

관련사진보기


"정말 놀랍습니다. 수원에 살면서 이런 전시를 한다고 이야기만 들었는데, 이렇게 막상 와서 보니 정말 좋아요. 작가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해서 이 작품을 완성시킨 것인지, 그 땀의 결실을 보고 있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권선영 작가의 개인전을 큰 박수로 축하드립니다."

우연히 영동시장에 왔다가 들렸다는 한 주부는 정말 좋은 미술전을 보고 간다면 즐거워한다. 8월 4일까지 영동시장 이층 아트포라 갤러리 아라에서 계속되는 권선영의 두 번째 개인전에 많은 발길이 이어지기를 고대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e수원뉴스와 다음블로그 ;바람이 머무는 곳; 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권선영, #개인전, #영동시장, #갤러리 아라, #콜라주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