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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월의 시골집 유기농 텃밭 입니다.
 유월의 시골집 유기농 텃밭 입니다.
ⓒ 강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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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집 6월의 유기농 텃밭입니다. 제초제 대신 풀을 뽑고 농약과 비료를 절제하여 500여 평 텃밭 농사를 짓습니다.

6년 전 귀촌할 당시에 이 텃밭을 바라보며 자연과 약속했습니다. 제초제나 농약 대신 자연퇴비로 땅 살리기를 시작했습니다. 자연의 놀이터에서 아침저녁으로 선선할 때 풀을 뽑아 닭과 토끼들 먹이로 사용하고 일부는 자연으로 돌려보냅니다. 기계식 밭갈이를 하지 않아도 흙이 보드랍고 작물이 잘 자랍니다.

텃밭에 단일작물을 함께 심는 것보다 여러 가지 채소를 혼합하여 심으면 해충의 피해나 병 앓이를 줄일 수가 있습니다. 풀벌레들이 아마 풀잎 타고 놀기 때문인가 합니다. 이렇듯 자연도 함께 어우러져 잘 자라는 것을 보면 신기하기만 합니다.

  텃밭에서 자생적으로 올라오는 참비름나물입니다.
 텃밭에서 자생적으로 올라오는 참비름나물입니다.
ⓒ 강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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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할 당시에 이 땅에는 흔한 쑥이나 약초가 거의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몇 년간 제초제를 안 하고 잡초를 손수 뽑아내고 흙을 관리한 결과 씨앗을 뿌리지도 않았는데도 산야초들이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올해는 땅콩밭에 참 비름이 수북이 올라와서 맛있는 비름나물도 만들어 먹고 나머지는 판매하는 기쁨을 누렸습니다. 우리 몸에 좋은 쑥, 질경이, 씀바귀, 쇠비름과 까마중도 함께 자랍니다.

참비름 끝 순은 잘라서 끓는 물에 데친 다음 각종 양념으로 나물로 무쳐 먹습니다. 참비름은 뿌리째 뽑지 않아야 새순이 계속 올라오며 몇 포기는 씨앗으로 남겨 놓으면 씨앗이 영글어 땅에 떨어져 내년에 저절로 새순이 올라옵니다. 이렇게 자연은 스스로 인간에게 유익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모습에 감동하게 됩니다. 농약을 안 해도 맛있는 채소들이 주위에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요즘은 뽕잎사귀 순과 고춧잎으로 나물을 만들면 맛납니다.
 요즘은 뽕잎사귀 순과 고춧잎으로 나물을 만들면 맛납니다.
ⓒ 강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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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이나 당뇨 성인병 예방에 좋은 뽕잎 나무 끝 순을 잘라서 삶은 다음 참기름을 넣고 조물조물 무쳐 먹으면 맛도 좋습니다. 뽕 잎사귀 일부는 그늘에 말려서 차로 달여 마셔도 건강에 좋습니다.

올해는 청양고추와 일반고추 100포기를 심었습니다. 환경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비닐을 바닥에 덮는 대신에 아침저녁으로 선선할 때에 손수 풀을 뽑아냅니다. 농약 대신에 은행으로 발효한 효소를 뿌립니다. 고추밭의 잡풀은 뽑아서 자연으로 돌려보내고 간간이 나오는 왕씀바귀, 참비름 등 나물은 손질하여 반찬으로 만들어 먹습니다.

고추밭 맬 때 고추나무 아래쪽에 나오는 새순은 고추의 튼실한 열매를 위해 적당히 잘라내어야 좋습니다. 솎아낸 곁가지 고춧잎은 삶아서 나물로 먹으면 맛있습니다.

  6년전에 심은 앵두나무와 보리수 나무 열매가 익어갑니다.
 6년전에 심은 앵두나무와 보리수 나무 열매가 익어갑니다.
ⓒ 강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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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에 귀농하여 심은 앵두와 보리수나무가 해가 갈수록 많은 열매를 맺습니다. 도시에 살 때는 백화점 구경하다가 예쁜 옷을 보면 사 입었는데요. 농촌에 온 이후로는 길가다가 새로운 나무나 꽃을 보면 사게 됩니다.

내가 심은 나무와 꽃들이 자라는 모습을 보면 자식 보듯이 행복합니다. 잘 익은 보리수 열매를 따서 설탕과 버무려 병에 담아 놓고 나머지는 판매해서 3만 원을 벌었습니다. 작은 열매를 일일이 따는 수고로움도 있지만, 누군가를 위해 줄 수 있다는 기쁨이 있습니다.

올봄부터 알을 품기 시작한 암탉이 여태 알을 품고 나올 생각을 안 합니다. 사람이 먹이로 가지고 닭장으로 들어가면 그때야 후다닥 나와서 먹이를 먹고는 도로 들어갑니다. 닭 머리가 나쁘다고 하는 데 비해 암탉의 지극한 모성애에 감동합니다. 간혹 알의 생명이 없어져 버린 공알은 스스로 밖으로 밀어냅니다.

올봄에 만발하던 앵두꽃이 모두 열매로 맺어 앵두 풍년입니다. 앵두는 쨈으로 만들어도 좋고 설탕에 재웠다가 음료로 마시면 혈액순환에 좋다고 합니다. 앵두와 오디 열매도 수확하여 설탕과 혼합한 후에 저장합니다. 여름에 물과 희석하여 시원한 음료로 마실 수가 있습니다. 올해 수확한 완두콩으로 현미 보리쌀과 섞어서 밥을 짓습니다.

도시에 살 때는 파 한 뿌리라도 돈을 주고 사야만 생활을 영위할 수가 있었습니다. 농촌은 텃밭만 있으면 온갖 채소를 길러 먹을 수가 있습니다.

시골밥상
 시골밥상
ⓒ 강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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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완두콩도 이른 봄에 심어서 먹고 해마다 손수 재배한 여섯 일곱 종류의 콩을 현미와 섞어서 밥을 지어 먹습니다. 상추, 부추, 아욱, 등 넘쳐나는 채소들을 이웃과 나누는 보람도 있고 하얀 물살이  빠지고 날씬해졌다고 지인들이 말합니다. 사람은 자연 가까이에서 살아야 사람다운 삶을 살아 갈 수 있음을 느낌니다.


태그:#시골집 유기농 텃밭, #앵두 보리수 열매, #뽕잎사귀, 고춧잎나물, #참비름나물, #암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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