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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소의 불법매립이 확인됐던 충남 태안군 태안읍 인평리 굴포천 인근에서 이번에는 죽은 말의 사체가 불법매립돼 충격을 주고 있다. 사진은 10일 오전 발굴현장 모습.
▲ 죽은 소에 이어 죽은 말까지 죽은 소의 불법매립이 확인됐던 충남 태안군 태안읍 인평리 굴포천 인근에서 이번에는 죽은 말의 사체가 불법매립돼 충격을 주고 있다. 사진은 10일 오전 발굴현장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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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소의 불법 매립이 확인됐던 태안읍 인평리에 이번에는 죽은 말이 불법 매립된 현장이 확인돼 인평리 주민들에게 또 한번의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특히, 이번에 확인된 죽은 말의 사체는 인근 서산시에 위치한 S레져의 승마체험장에서 폐사한 것으로 수년전 S레저가 태안읍 인평리의 굴포운하 인근에 사들인 농경지로 옮겨 와 불법 매립한 것으로 확인됐다.

불법 매립한 죽은 말은 2두이며, 300여미터 간격을 두고 매립했다. 현재 농경지는 흙으로 메워졌으며, 이 부지에는 메타쎄콰이어 나무를 심어놓은 상태다. 이 때문에 마을주민들도 중장비를 동원해 말의 사체를 묻었지만 나무를 심는 과정으로 치부해 전혀 몰랐다고 전했다.

10일 불법매립한 말 사체 발굴현장. 이미 태안군청 농정과와 환경산림과 관계자들이 사전 현장조사를 통해 죽은 말의 불법 매립을 확인한 터라 중장비를 불러 말의 사체와 오염된 흙을 걷어내는 과정을 진행하고 있었다.

포클레인이 굉음을 내며 매립된 장소에 대한 발굴이 시작됐다. 50센티미터 정도 걷어내자 갑자기 악취가 풍기기 시작했다. 덩달아 파리 떼도 몰려들었다. 자연스레 미간이 찌푸려졌다.

급체로 폐사한 것으로 알려진 죽은 말을 불법 매립한 인평리 발굴현장에서 매립한 지 1년된 말의 사체가 아직 탈골되지 않은 상태로 발굴됐다.
▲ 불법매립 1년된 말의 사체 급체로 폐사한 것으로 알려진 죽은 말을 불법 매립한 인평리 발굴현장에서 매립한 지 1년된 말의 사체가 아직 탈골되지 않은 상태로 발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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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파내려가자 말로 보이는 동물의 사체가 탈골되지 않은 채 모습을 드러냈다. 포클레인이 위치를 잡고 바가지를 깊숙이 꽂더니 이내 말의 사체를 통째로 들어올렸다. 말의 엉덩이와 몸통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몸통째 발굴된 말의 사체는 이내 트럭에 실렸다. 말의 사체는 폐기물 관리법에 따라 정해진 장소에 매립하거나 소각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이날 발굴된 말의 사체와 오염된 흙은 경북 성주의 폐기물 처리업체로 옮겨져 처리할 예정이다.

"폐기물처리법 위반으로 과태료 부과"... 인평리 주민 "기가 막힐 일"

죽은 소에 이어 죽은 말까지 불법매립된 사체가 발굴되자 인평리 주민이 발굴현장을 지켜보며 한숨을 내쉬고 있다.
▲ 근심어린 인평리 주민 죽은 소에 이어 죽은 말까지 불법매립된 사체가 발굴되자 인평리 주민이 발굴현장을 지켜보며 한숨을 내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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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중장비를 동원해 폐기물 처리업체로 옮겨진 말과 오염된 흙은 모두 9.7톤으로 확인됐으며, 말의 사체가 묻힌 태안읍 인평리를 관할하는 기관인 태안군청은 죽은 말을 불법매립한 S레저에게 폐기물 관리법에 따라 1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함께 현장을 찾은 태안군청 환경산림과 주무관은 "지금 발굴하는 죽은 말은 매립한 지 1년 정도 지난 것으로 아직까지 썩지 않아 냄새가 더 심한 것"이라며 "다른 한 마리는 3년 전에 묻은 것으로 뼈밖에 남지 않았을 것으로 추측되지만 파 봐야 알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불법매립한 두마리의 말은 S레저 승마체험장에서 병들어 죽은 말로, 현재까지는 태안군청 축산계에서 확인한 결과 사망원인을 급체로 보고 있지만 급체로 죽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방법은 없다"며 "대부분 병들어 죽은 말들의 사인이 급체가 많고 S레저에서도 급체로 죽었다고 확인해줬다."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불법매립을 확인한 이상 S레저에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년된 말의 사체 발굴 후 300여미터 떨어진 현장에서 불법매립한 지 3년된 말의 사체를 발굴했지만 뼈만 발굴됐다.
▲ 불법매립한 지 3년된 말의 사체 1년된 말의 사체 발굴 후 300여미터 떨어진 현장에서 불법매립한 지 3년된 말의 사체를 발굴했지만 뼈만 발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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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소 불법매립에 이어 말까지 불법매립된 사실을 확인한 인평리 불법축사반대추진위원회의 한 주민은 "참으로 기가 막히다"는 말로 심경을 전했다.

그는 "주민들은 죽은 말을 불법매립한 사실을 전혀 몰랐고 중장비를 동원해 말을 묻었다고 해도 나무를 심는 줄 알았지 말을 묻었을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았다"며 "특히 S레저에서 인평리 땅을 구입할 당시에는 논이었고 승마장을 조성한다고 했었는데 승마장 조성은 하지 않고 나무만 심고, 마을을 오염시켜 마을 이장과도 법정 다툼이 있기도 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죽은 말의 사체 발굴현장에는 S레저 대표가 직접 중장비를 동원해 사체 발굴에 나섰으며, 불법매립한 결과로 10여톤에 이르는 폐기물처리비와 100만원의 과태료까지 부담하게 됐다.

덧붙이는 글 | 태안신문에도 송고합니다.



태그:#인평리, #폐기물관리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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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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