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에릭슨의 성격 발달 이론에 의하면, 우리는 일생동안 8단계의 발달과정을 거치게 된다. 그 중 청소년기는 '정체감 대 역할혼란단계'로 자신에 대한 많은 의문을 가지는 시기이다.

이 시기의 청소년들은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떤 일을 하며 살 것인가' 등 실존적 물음을 통해 그 해답을 찾고자 노력한다. 자신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과 상호작용을 통해 자신에 대해 통찰을 하고 자아정체성을 획득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청소년들은 자아정체감과 직업적 정체감을 형성하게 된다. 

하지만 한 실태조사에서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자신, 혹은 자신의 미래에 대해 '잘 모르겠다'라는 답변을 하고 있음을 제시한 바 있다. 이는 청소년들이 자기 존재에 대한 새로운 경험과 탐색을 시작할 때, 자신의 진로에 대한 고민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고 또한 설계하고 있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청소년들의 진로 미결정 문제는 자신에 대한 이해도 부족, 그로 인한 진로 이해도 부족을 지적할 수 있다.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자신의 마음 속 소리에 귀 기울일 것을 당부하는 한 편의 영화를 살펴보고자 한다.

애니메이션 <귀를 기울이면>은 진로를 고민하는 청소년의 현실을 진지하고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는 영화이다.

주인공 시즈쿠의 삶은 요즈음 청소년답게 진로에 대한 약간의 고민과 친구들과의 연애 상담으로 채워져 있다. 이러한 시주쿠의 일상에서는 삶의 길이 그리 무겁게 느껴지지 않는다. 자신이 걸어가야 할 길에 대해 '잘 모르겠다'라고 말하는 시즈쿠도 다른 청소년들과 다를 바가 없다. 하지만 그녀는 새로운 관계망 속에서 항상 마주하던 일상이 그저 단순한 일상이 아님을 직시하게 된다.

이때 그녀는 자신이 걷고 있는, 그리고 걸어가야 할 길의 존재를 깨닫고 그 길에 대한 무게감을 느끼게 된다. 이 영화는 어디로 가야하는지 알 수 없어 혼란 속에 있는 청소년들에게 자기 자신에게 귀를 기울여 자신이 가야할 길을 찾아 볼 것을 시사하고 있다.

앞서 살펴본 영화의 두 주인공 시즈쿠와 세이지는 자기효능감을 획득한 인물이라 할 수 있다. 자기효능감은 반두라에 의해 처음 소개된 개념으로 주어진 과제와 행동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개인적인 능력에 대한 믿음을 말한다. 그리고 그는 행동과 행동변화를 이해하고 예측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보았다.

이에 더 나아가 테일러와 베츠는 자기효능감을 진로발달 분야에 응용하여 '진로발달 자기효능감'이라는 이론을 개념화했다. 시즈쿠와 세이지는 자기효능감을 가졌기에 과제를 수행할 때 자기 능력을 시험해 보고 싶어 했고, 또한 그에 대한 믿음은 과제 시도의 여부와 과제를 어떻게 수행할 것인지를 결정할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이와 같이 자기효능감은 청소년들에게 인간 발달의 모든 측면에 있어서 어떤 일을 시작할 것인지와 어느 정도 그 일을 계속할 것인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청소년들이 급변하는 현대사회에 잘 적응하고 보다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소질과 능력, 적성에 맞는 일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이를 위한 준비를 하는 일은 개인의 삶에서 중요한 과업 중 하나이다.

청소년들이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고 자아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가정과 학교에서 그들의 소질과 능력, 적성에 맞는 직업 및 사회적 역할을 탐색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그리고 청소년들은 자기효능감을 갖고 자신의 마음 속 소리에 귀를 기울여 자신의 길을 찾아 서서히 나설 준비를 해야 한다.

우리는 항상 길을 걷는다. 그 길이 나의 길인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우리는 항상 길을 걷는다. 때로는 그 속에서 길을 잃기도 하고, 때로는 알 수 없는 불안감에 멈춰서기도 하고, 때로는 현실과 관계에 대한 새로운 사유 속에서 새로운 길을 향해 조심스레 발을 내디디기도 한다. 그래도 우리는 항상 길을 걷는다.

청소년들이여! 귀를 기울이면서, 나를 찾아 길을 나서 보자.


태그:#청소년, #자아정체감, #귀를 기울이면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