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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하고 있는 최승준 군수
▲ 최승준 정선군수 인터뷰를 하고 있는 최승준 군수
ⓒ 최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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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정선과 태백 등 폐광 지역의 민심이 심상치 않다. 강원랜드에서 추진하는 '워터월드' 사업에 대해 지난해 12월 감사원에서 감사를 실시했다.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사업이 축소 내지 보류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30년 전, 정선에는 약 14만 명의 주민이 살았다. 하지만 지금은 4만여 명으로 10만 명이나 줄었다. 1989년부터 시작된 석탄산업합리화 정책으로 지역경제 공동화 현상이 벌어졌다. 침체된 지역경기를 살리기 위한 강원랜드 유치 이후에도 지역경제는 여전히 어렵다.

주민들은 지난달 18일 정선군 사북읍 뿌리관 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대정부 투쟁을 선언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정부가 강원랜드에 내려 보낸 낙하산 인사들을 성토하는 발언이 여러 차례 나왔다. 산업부에서 추천한 이사들과 중앙정부에서 내려온 본부장 등 임원들이 폐광지역과는 상관없는 사람들이라는 이유에서다.

'낙하산 인사'가 추진하는 사업이 지역주민들의 피부에 와닿지 않고, 임기만 채우고 간다는 불만도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8일 최승준 군수를 만나 의견을 들어봤다. 최 군수는 오는 6·4지방선거에 출마할 예정이다.

빛 안 드는 폐광지역 경제... 대안은?

- 폐광 지역의 경제가 점점 더 안 좋아지는 것으로 보인다. 주민들 중엔 차라리 광산이 있던 1970~80년대가 더 살기 좋았다는 사람도 있다. 
"우리군은 석탄광업소의 번창기인 지난 1983년에 인구가 13만8500명이었다. 전국 최대 민영탄광인 동원탄좌 등 44개의 석탄광에서 650만 톤의 석탄을 생산하는 등 국가 기간산업의 중추적 역할을 충실히 담당했다.

그런데 1989년 석탄산업합리화정책이 시행되었고, 지역경제 공동화 현상이 이어졌다. 1995년 '폐광지역개발지원관한특별법'(아래 폐특법)이 제정되었고, 대체 산업으로 강원랜드가 유치되었다. 그러나 침체된 지역경기를 살리는 유일한 대안으로 믿었던 강원랜드 유치 이후에도 정선군 인구는 현재 4만 명으로 감소하였고, 정부와 강원랜드의 각종 규제로 지역경제는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 정선군 주민들이 지난달 18일 사북에서 집회를 열고 '대정부 투쟁' 돌입을 선언했다. 그 후로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어쩌다 이런 사태가 벌어졌나?
"정선군수가 아닌 지역 주민 처지에서 말씀드리겠다. 한마디로 주객이 전도되었다. 폐특법의 제정 목적은 폐광지역 경제 활성화라고 제1조에 규정되어 있다. 즉, 낙후되고 어려운 폐광지역에 전국 유일의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카지노산업을 유치하여, 폐광으로 실직한 주민을 고용하고 지역경제도 살리라는 취지다.

강원랜드를 유치하여 지역주민들의 고용에 보탬이 된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폐특법이 종료되는 2025년까지는 11년 밖에 남지 않았다. 그런데 강원랜드가 도박기업의 이미지를 벗고 4계절 종합휴양리조트로 변모하기 위해 추진하는 '워터월드' 사업에 대해 감사원이 지난해 12월 감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사업이 축소 내지 보류가 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폐특법의 제정취지는 지역경제 활성화이며, 특히 강원랜드는 전국의 공공기관 중 자체사업으로 흑자를 내는 건강한 기업이다. 하지만 중앙정부 부처인 감사원의 감사로 워터월드 사업의 차질이 예상돼, 주민이 절박한 호소를 하는 것이다. 생존권 차원에서 대정부 투쟁을 선언한 셈이다." 

정선군 남면 길거리에 나붙은 현수막.
▲ 정선군 길거리에 나붙은 현수막 정선군 남면 길거리에 나붙은 현수막.
ⓒ 최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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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회에서 정부가 강원랜드에 내려보낸 낙하산 인사들을 성토하는 발언이 여러 차례 나왔다.
"강원랜드 이사회는 상임·비상임 이사7명과 사외이사 8명 총 15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중 강원랜드의 지분 36.01%를 가진 대주주인 광해관리공단(산업통상자원부에서 관리감독)에서 대표이사, 비상임이사 2명, 사외이사 5명 등 8명의 이사를 추천하게 되어 있다.

그런데 문제는 산업부에서 추천한 이사들과 중앙정부에서 내려온 본부장 등 임원들이 폐광지역과는 상관없는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물론 지역주민들이 언급하는 소위 '낙하산 인사'가 모두 잘못되었다는 뜻은 아니다. 이들이 전문성을 갖고 강원랜드 경영과 지역개발사업을 열심히 추진하면 지역주민들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을 것이다. 문제는 강원랜드 집행부가 추진하는 사업 등이 지역주민들의 피부에 와 닿지 않으며, 임기만 채우고 간다는 판단에 따라 성토를 하는 발언이 나왔다. 

이제 폐특법의 종료 시한인 2025년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특히 인천 영종도 카지노 설립허가 등 폐광지역의 발목을 잡는 악재가 속출하고 있다. 강원랜드 집행부는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노력하여 지역주민에게 지지와 사랑을 받는 집행부로 거듭나야 한다."  

- 폐광지역 경제를 강원랜드가 좌지우지 하는 것 같다. 다른 대안도 필요해 보이는데.
"폐광지역 경제가 강원랜드에 의해 좌지우지되지 않으려면 정부 및 강원랜드 집행부가 폐광지역의 현실을 명확히 이해하고, 주민이 바라는 사업 등을 이행해야 한다. 정부와 강원랜드 집행부는 폐특법 제정 취지를 십분 이해하고, 소위 '슈퍼 갑' 행세를 해서는 안 된다. 특히 강원랜드 집행부에서 본인의 지위를 이용해 법을 남용하면, 주민들의 투쟁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

주민들의 먹고사는 걱정을 덜어주기 위한 방안은 우선 일자리 창출이다. 워터월드 사업을 원안대로 추진해 지역 주민이 취업하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또한 강원랜드 고객이 고한, 사북 시장을 찾을 수 있는 곤돌라 설치 등 새로운 관광시설을 도입해야 한다. 2018 동계올림픽경기장 주 접근도로이면서 강원랜드와 연결되는 국도 59호선 정선읍∼남면 구간 확대·포장사업이 조기에 확정된다면 국내외 관광객이 폐광지역을 다녀가기 쉬울 것이다."

- 가리왕산 중봉에 알파인스키 활강 경기장을 건설하는 문제가 논란이다. 환경파괴가 우려된다. '500년 보호림이 훼손된다'는 얘기도 있다.
"환경훼손과 관련해서는 관련 법에 의거, 환경영향평가를 마쳤다. 식생의 이식 및 복원 방법에 대해서는 앞서 산림청에서 확정∙발표한 '가리왕산 산림유전자원 보호구역 보전, 복원 및 지정 해제계획' 및 중앙산지위원회의 제시 의견을 충실히 이행하여 가리왕산의 생태적 우수성을 감안해 친환경적인 경기장을 건설하고, 향후 상부지역에는 산림을 일부 복원할 계획이다.

산림생태 복원비용으로 1018억 원이 들고, 이미 치러진 국내외 경기장 복원 시 실패사례가 있었던 점을 봤을 때 완전복원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을 것이다. 동계올림픽은 전 세계인의 축제로 정선을 알릴 절호의 기회다. 알파인 경기가 열리는 정선중봉경기장을 활용해서 국제수준의 경기대회 유치와 세계적인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정선아리랑을 동계올림픽 개·폐회식 공연행사에 적극 활용해 정선을 세계에 알리는 게 중요하다. 청정한 자연환경과 레일바이크, 정선5일장, 아리힐스 등 정선의 관광자원과 폐광지역으로 대표되는 산업문화유산을 활용한 연계 관광 상품으로 지역경기 활성화에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 

- 2018년 동계올림픽 이후 정선중봉경기장을 스키리조트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하는데.
"향후 올림픽 유산인 정선 중봉알파인경기장을 활용한 국제적인 스키 대회 유치 등으로 중봉지구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스노보드 및 초급자 슬로프를 추가 조성해서 관광객들이 보다 편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다."

덧붙이는 글 | 최원석 기자는 2014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지방선거특별취재팀에서 활동합니다.



태그:#최승준, #정선군수, #강원랜드, #정선오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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