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이 연재는 '오픈테이블 : 일상폴폴2014'에서 열리는 테이블들 중에서 시민이 관심가질 만한 테이블들을 소개한다. 주거나 일자리뿐 아니라 우리 일상에서 부딪히는 작은 공간에 관한 문제에 이르기까지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들에 관한 보통 사람들의 생각을 이어간다. '오픈테이블' 행사는 오는 3월 18일부터 21일까지 4일간 열린다. 시민들이 직접 의제를 등록하고 카페 등 일상의 공간에 모여 정책을 만들어보는 컨퍼런스 형식으로 진행된다... <기자주>

오픈테이블 이유진위원장
▲ 오픈테이블 이유진위원장
ⓒ 하승창

관련사진보기


녹색당 공동정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유진 위원장은 과거 녹색연합에서 녹색에너지디자인팀장으로 일했다. 우리나라에서 몇 안 되는 에너지 전문가로 유명하다. 요사이는 밀양 송전탑 문제로 바쁘게 왔다갔다 하는 가운데, 박은지 노동당 부대표의 영결식에 다녀 온 그녀를 홍대 카페슬로비에서 만났다. 끝나는 대로 대전으로 가야 한다는 그녀는 에너지 문제로 부르는 곳은 어디든 달려갈 것처럼 에너지가 넘쳤다.

- 요즘 밀양송전탑 문제로 바쁘게 다니는 것 같던데? 현재의 밀양 상태는 어떤가?
"2년 전 송전탑 공사에 항의하며 분신해 돌아가셨던 보라마을 이치우 어르신, 그 어르신 밭에 송전탑이 들어선다며, 한전에서 공사를 시작했다. 밀양분들이 깜짝 놀라고 있다. 다른 곳도 아닌 사람이 분신으로 항의했던 그곳에 공사를 시작하니까. 밀양주민분들은 상징적인 곳이라 막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현장을 지키고 계신다. 한전은 멈출 생각이 없는 것 같다.

녹색당 공약이 '밀양을 위한 약속'이다. 에너지정책의 전환을 요구하는 것인데 '밀양을 위한' 이라고 이름 붙인 것은  밀양송전탑 문제가 원전중심의 대량생산 대량공급 방식의 에너지 정책의 상징적 모습이라고 보여지기 때문읻. 지금의 우리 네어지 시스템은 생산하는 곳은 생산만 하고 소비하는 곳은 소비만 한다. 그 중에 수도권이 40%를 쓴다. 서울경기 후보자들이 우리 지역의 에너지 자급도를 높이겠다는 내용의 밀양을 위한 약속을 했다. 각각의 지역에너지 공약도 만들 생각이다."

- 녹색당이 밀양문제에 끈기있게 대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구체적으로 밀양을 위한 약속을 소개해 달라.
"다섯가지 주요 정책이 있는데, 1) 탈핵·에너지전환 지자체 선언과 실행체계 구축 2) 에너지 저소비사회와 에너지서비스 부문 일자리 만들기 3) 시민참여형 재생가능에너지 생산 확대 4) 에너지 복지 공동체와 에너지자립마을 만들기 5) 탈핵·에너지전환 교육 확대이다. 녹색당의 후보들은 지자체에서도 탈핵·에너지전환을 위한 정책을 펼칠 것을 선언하며, 이를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지역에너지 조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담은 종합계획, 실행조직과 시민참여 위원회를 만들 것이다.

도시계획을 수립할 때부터 에너지를 덜 쓰는 방식을 고려하며, 커튼월방식의 에너지 다소비 건물 신축을 허가하지 않는다. 에너지를 적게 쓰고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분야에서 일자리를 만들 것이다. 건물과 조명 에너지 효율개선 사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에너지비용 상승으로 기본적인 냉난방을 하지 못하는 에너지빈곤층에 대한 지원제도와 에너지자립마을 확대를 통해 마을의 에너지 대안을 실험하고 지원한다.

오래된 학교 건물에서 더위와 추위에 힘들어하는 초·중·고생들을 위해 학교건물의 단열을 개선하고, 재생가능에너지를 설치하며, 기후변화와 에너지 전환에 대한 교육을 확대할 것이다. 동네에는 에너지슈퍼마켓을 만들어 주민들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정보와 제품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지원하려고 한다. 장기적으로 지역에너지공사를 설립해 에너지 부문의 공공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일자리 창출과 에너지 전환 경제를 다지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 지적한대로 에너지시스템은 이미 상당히 구조화돼 있는 문제다. 밀양문제가 인권침해 문제도 결부돼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지적한 대로 에너지 문제인데. 원전없는 에너지시스템이 정말 실현가능한지 궁금하다.
"지방자치단체들의 에너지정책이 달라지고 있다. 최근 2-3년 사이에 변화가 있었다. 2011년 3월 11일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있었고, 그해 우리나라는 9월 15일에 순환정전을 겪으면서 전력공급이 갑자기 중단됐다. 사람들은 에너지 문제에서 도시가 얼마나 취약한 지 알게 됐다. 뿐만 아니라 유가 상승 등으로 인해 에너지 공급이 얼운 계층이 드러나는 등 에너지 빈곤문제가 현실화되면서 중앙정부만을 기다릴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됐ㄷ. 지방자치단체들이 나서고 있다. 서울의 원전 하나 줄이기 같은 것이 대표적인 지역 에너지 정책이다. 2011년 노원구에서 방사능 아스팔트가 발견되었을때, 노원구도 탈핵에너지전환 도시선언을 했다.

현재 46개 단체장이 이 선언에 참가했다. 이는 의미있는 지역에너지 정책의 변화라고 본다. 우리나라 기초지자체의 20% 정도가 참여한 셈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년동안 지자체들이 실험을 많이했다. 서울 노원구, 강동구, 성북구, 금천구, 전북완주군, 광주의 광산구, 대전의 유성구, 대구 동구 등은 노력을 많이 했다."

서울은 에너지를 많이 쓸 수밖에 없는 구조다

- 우리나라는 지난 2년 사이에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는 이야기인데, 다른 나라들은 어떤가?
"독일은 적녹연정을 통해 녹색당이 집권에 참여하면서 2000년 탈핵선언을 했다. 그 후 14년 정도 된 셈이다. 지금은 재생가능에너지가 핵발전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만들어내고 있다. 22%대17%다. 독일의 경험은 정책목표를 세우고, 법과 제도를 통해서 실행을 하면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라는 것을 것을 보여주고 있고, 이런 경향은 후쿠시마사고 이후 가속화되어 가고 있다. 독일은 준비된 것이 실행되고 있고 일본은 사고로 일시적인 탈핵상태라고 할 수 있는데, 일본처럼 되면 안 되는 것 아닌가? 지금부터 합의하고 준비해야 한다."

- 조금 더 자세히 듣고 싶다. 실제 탈핵에너지의 모습, 혹은 에너지자립도시에 대한 구체적인 모습을 상상하기 어렵다.
"독일의 프라이부르크, 베를린, 뮌헨 같은 도시들은 에너지를 자립한다고 하면 뭘로 에너지를 생산할래? 이렇게 질문하지 않는다. 먼저 에너지를 어떻게 쓰고 있는지? 어디에 에너지가 필요하지? 이런 질문을 한다. 생각의 방향과 정책의 방향을 달리 하는 것이다. 우리가사는데 필수적인 에너지들이 있다. 냉난방, 조명, 이동, 요리에 필요한 에너지 같은 것이다. 조명을 생각해 보면 보통은 그냥 전기를 끌어다 쓴다고 생각하니까 전구를 그냥 달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방향을 달리한다고 하는 것은, 조명이 필요하다고 하면 자연채광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면 공간을 디자인할때 방식이 달라진다. 공간에 필요한 최소에너지가 기획된다. 서울에는 유리빌딩이 많다. 건물을 그냥 짓는 것이다. 에너지가 어떻게 쓰일 지 생각지 않고, 짓는 것이다. 유리의 경우 냉난방 에너지가 많이 드는 방식인데 그냥전기로 쓰면 된다고 생각하는 건축방식인 셈이다.

가끔씩 외국분들은 인천공항에서 서울오면서 왜 이렇게 이 나라가 원전에 의존하는 지 알만하다고 한다. 에너지를 많이 쓸 수 밖에 없는 것이 도시의 형태와 모습에서 드러난다는 것이다. 유럽같은 경우 밤이 그렇게 화려하지 않다. 우리는 딱 보면 도시가 에너지 과잉이다. 물론 생활방식과도 관계있다. 24시간 영업 등 노동시간이 길어지는 식의 라이프스타일도 관련이 있다.

서울시가 원전하나 줄이기를 하고 하지만 제2롯데월드 123층짜리 건물 하나 지으면 시민들이 아낀 에너지가 그런 건물하나로 소용없게 된다. 가장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공간이 될 것이다. 그러니까 그런 매머드급 건물에 필요한 에너지를 다른 지역에서 끌어당기게 되는 것이다. 밀양사건은 또 난다."

- 그런데, 큰건물은 무조건 안 되나? 큰 건물을 지을때 거기서 필요한 에너지를 생산하거나 혹은 앞서 말한 것처럼 에너지소비에 적절한 방식으로 건축을 한다면 높은 건물을 지어도 되는 것 아닌가?
"높은 건물도 어느 정도의 규모가 있는 것 같다. 123층은 걸어서 갈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선다. 엘리베이터를 움직이는데 엄청난 에너지가 든다. 공조기를 돌리고, 냉난방 부하도 크다. 한국의 빌딩은 너무 초대형이다. 유럽의 건축트렌드는 소형, 적정규모, 저소비, 에너지제로 방식이다. 오스트리아 독일 등의 건축경향이 그렇다. 제레미리프킨이 건물이 곧 발전소인 시대가 온다고 했는데, 그런 개념으로 바뀌고 있다. 가격상승, 기후변화 등이 가져오는 변화다. 그런 것에 비하면 우리는 많이 둔감한 편이다."

- 현재 우리나라의 원전계획이 어떻게 되고, 어떤 상태에 있나?
"지금 23개의 원전이 있고, 11기를 이미 짓거나 짓기로 확정한 상태이다. 그럼에도 7기가와트가 부족하다고 하니 앞으로 적어도 5기를 더 짓겠다는 것이다. 원전이 40기 가까이 늘어나는 것이다. 원전이 가장 많은 나라가 미국으로 104개인데 우리는 미국에 비해 원전밀집도가 다르다. 원전소비량이 세계4위다. 어마어마한 것이다. 인구규모나 국토면적에 비하면 과도한 것이다.

우리원전의 역사가 37년쯤 되었는데, 초기에 지었던 원전의 수명이 30년이었으니 지금 수명이 지난 것이 고리1호기와 월성1호기다. 이걸 폐쇄해야 하는데도, 연장해서 쓰고 있다. 결국 2012년 2월에는 고리원전에서 전원상실사고로 냉각수가 공급이 안 되었다. 후쿠시마 유형의 사고인데 이를 은폐했다. 원전내부의 폐쇄성, 이런 것이 상당히 무서운 것이다. 외부에서 감시할 수 있는 수단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후쿠시마 이후 원자력안전위원회가 비로소 만들어졌지만 최근에 일어난 원전 비리로 한수원에서 100여 명이 기소되었다. 다 부패의 문제다. 원전을 운영하는 기관에서100여 명이 비리로 기소되었다는 것은, 심지어 전 지식경제부 차관도 이 비리로 실형을 선고 받았는데, 너무 위험한 것이다.

- [오픈테이블:일상폴폴2014]에서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에너지정책을 전환할 때 국가단위의 전환이 있고, 지자체 단위의 전환이 있고, 동네단위의 전환이 있다. 물론 각각의 단위의 정책이 함께 가야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는 에너지 절약 외에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 보고 싶었다. 에너지 문제만 나오면 절약해야 한다는 것만 되뇌면서 어쩌면 그렇게 세뇌되어 왔는데, 왜 절약이라는 행동이 필요한지, 왜 동네에서 밀양에 대해 아파해야 하는지, 지역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고민을 나누어 보고 싶었다.

지금까지 우리가 에너지 생산자가 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웠는데, 스스로 생산자가 될 방법은 없는지? 꼭 전기가 있어야만 불을 밝히고 난방이 되는 것인지, 전기 없이 따뜻하고 시원하면 되는데, 에너지에 의존하지 않고 해결할 방법은 없는 것인지. 신촌에서 에너지 협동조합을 고민하는 청년들과 에너지 자립마을로 유명한 성대골 주민들과 함께 만나서 의논해 보려한다. 원전 하나라도 줄이기 위해 제도를 바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람들에게 이렇게 하니까 과도한 에너지를 벗어나더라 하는 대안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 지금 말한 성대골은 에너지자립 마을로 알려져 있는데, 어떤 변화가 있나?
"주민들이 이 일이 필요하다고 마음먹었을때는 그 힘이 얼마나 커질 수 있는지 보고 있다. 스폰지처럼 흡수하고 도전하고 있다. 절전 캠페인을 하는데, 마을 도서관 벽에다 가구별로 40가구의 전력소비량이 막대그래프로 붙어 있다. 무엇보다 에너지줄이기 이야기가 동네의 화제가 되었다는 것이 신기하다.

그런 이야기들 끝에 에너지 이동카페, 태양광 올린 트럭카페로 커피 만들어 판매하고, 학교 단열이야기 하게 되고, 동네초등학교지붕에 태양광 올리기로 하고, 절에서 기와불사하듯이 태양광셀을 동네주민들에게 만원씩 파는 아이디어로 돈을 모으고 있다.

주민들이 활동가처럼 움직인다. 동네에 너지슈퍼마켓도 만들었다. 지금의 컨셉은 멀티탭, 에너지책, 내복, LED전구와 같은 절약에 필요한 작은 도구들을 판다. 더 이윤을 낼 수 있는 방법을 고민중이다. 성대골은 에너지전환이라고 하는 것이 사람의 삶의 방식을 바꾸는 것과 연결돼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오픈테이블:일상폴폴2014 홈페이지에도 실립니다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