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한 대학의 학위수여식(자료사진)
 한 대학의 학위수여식(자료사진)
ⓒ 경상대학교

관련사진보기


"뭐야, 졸업하는 순간에도 돈을 내야 하는 거야? 참…."

기자가 다니는 가천대학교 관련 페이스북 페이지에 학위수여식(졸업식)의 학위복 대여료 관련 공지사항 글이 올라왔다.

대여료 : 7000원(보증금 별도 – 보증금(2만원 예상)은 학위복 반납시 반환)

'세탁비겠거니' 생각했다. 하지만 다시 의구심이 들었다. 길어야 1~2시간 사진 찍기 위해 입는 학사 학위복(학사복)에 7000원을 내야 하다니, 마음이 조금 찝찝했다. 거기다 '우리 부모님이 학교에 지금까지 낸 돈이 얼만데'라는 생각까지 드니, 기분이 조금 상했다. 다른 학교 친구들에게 졸업식 때 입는 학사복 대여료로 얼마를 내는지 물어보았다.

"무료인데? 너희 학교는 돈 받아?"

친구가 오히려 반문했다. 학교에 대한 창피함과 함께 손해를 본다는 기분이 들었다. 약간 화도 났다. 하지만 냉정을 되찾고 다시 생각해보았다. 학사복 대여업체가 따로 있을 경우, 어느 정도의 대여비를 학생이 부담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른 학교 상황을 더 알아볼 수록 대여비를 받지 않는 학교가 더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더구나 우리 학교는 내가 알아본 학교들 중 학사복 대여비가 가장 비쌌다.

학위복 대여료 및 보증금, 대학교마다 제각각

서울·경기지역 14개 대학교의 학사복 대여료 및 보증금을 조사해본 결과, 학교마다 학사복 대여료는 천차만별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대여료'란 학사복을 빌리는 데 드는 비용이고, '보증금'은 학사복을 빌릴 때 대여료와 함께 지불하지만, 학사복 반납 시 돌려받을 수 있는 돈이다.

조사 결과 대여료만 받는 학교도 있는 반면, 보증금만 받는 학교도 있었다. 대여료와 보증금 둘 다 받는 학교도 상당수 있었다. 또 어느 학교는 학·석·박사 가운의 대여료 및 보증금에서 각각 큰 액수 차이가 나기도 했다.

서울 경기지역 14개교의 학사복 대여료 및 보증금
▲ 서울 경기지역 14개교의 학사복 대여료 및 보증금 서울 경기지역 14개교의 학사복 대여료 및 보증금
ⓒ 신영준

관련사진보기


대여료는 무료부터 1000원, 3000원, 5000원, 7000원까지 다양했다. 대여료가 무료인 학교는 한양대, 건국대, 국민대, 숭실대, 서울여대였다. 대여료가 두 번째로 낮은 학교는 경희대로, 1000원이었다. 경희대, 서경대, 세종대, 명지대, 숙명여대의 학사복 대여료 3000원, 성균관대, 광운대, 한성대는 5000원이었다. 14개 학교 중 가장 높은 대여료를 받는 학교는 가천대로, 7000원이었다.

보증금은 무료부터 4만7000원까지, 대여료보다 훨씬 큰 폭의 차이를 보였다. 한양대, 건국대, 국민대, 숭실대, 성균관대, 광운대, 한성대는 학사복 보증금이 무료였다. 두 번째로 낮은 학교는 서경대로, 7000원이었고, 서경대에 이어 세종대(1만 원), 명지대(2만 원) 등 각양 각색이었다. 그중 가장 높은 보증금을 받는 학교는 숙명여대로, 보증금은 4만7000원이었다.

대여료와 보증금 둘 다 받지 않는 학교는 한양대, 건국대, 국민대, 숭실대였으며, 대여료와 보증금의 합이 가장 비싼 학교는 숙명여대로, 5만 원이었다.

대학 직접관리 또는 대여업체 이용 등에 따라 대여료 격차

대여료와 보증금이 모두 없는 숭실대의 학사복 관리 담당자는 이에 대해 "학사복 관리는 교내 담당 부서에서 직접 하고 있으며, 대여료와 보증금을 받지 않는 이유는 학생들을 위한 서비스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학위수여식 때 사용한 학사복의 세탁비용은 학교 측에서 부담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숭실대에 다니는 한 학생은 "학위수여식 때 입는 학사복은 대학생활 4년의 의미가 담겨 있다, 학교에서 무료로 대여해주는 것은 당연한 것 같다"며 "학자금대출 등 생활에 쪼들리는 학생들이 많은 상황이라 고마운 마음도 든다"고 덧붙였다.

조사대상 학교 중 대여료가 가장 비싼 가천대는 학교가 학생들에게 학사복을 직접 대여해주는 것이 아니었다. 학위수여식 당일 외부 대여업체가 학생들로부터 대여료와 보증금을 받고 학사복을 대여해주는 방식이었다.

이에 대해 가천대의 한 학생은 "학교 생활의 마침표를 기념하는 졸업식이기 때문에 (학사복 대여료가 상대적으로 비싸다 해도) 마음이 크게 불편하지는 않다"며 "다만 나중에 졸업할 후배들을 생각해보면 대여료 비용이 다른 학교들과 비슷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있다"고 말했다.

가천대 학위수여식은 오는 25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되며, 가천대 측은 3일 동안 약 2300~2500명의 학생들이 학사복을 대여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전체 졸업생의 학사복 대여비용은 약 1600~1700만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숙명여대 박사복 대여료는 2만 원... "금실이라도 섞였나"

학위복을 학교에서 직접 구매하여 관리하고 있는 숙명여대의 경우에는 학사복, 석사복, 박사복의 대여료가 각각 달랐다. 학사복과 석사복은 대여 시 같은 비용(5만 원)을 내지만, 반납할 때 돌려받을 수 있는 보증금은 학사복 4만7000원, 석사복 4만5000원으로 달랐다. 대여료가 각각 3000원과 5000원으로 2000원의 차이가 있었다.

박사복 대여료는 더 비쌌다. 대여 시 10만 원을 내고 반납 시 보증금 8만 원을 돌려받으니, 대여료는 2만 원인 셈이었다. 이에 대해 숙명여대 한 학생은 "학위복이 다르면 얼마나 다르다고... 학사복 대여료가 3천 원인 상황에서 박사복 대여료가 2만 원인 것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박사 학위복엔 금실이라도 섞였나보다"라는 냉소 섞인 말을 남겼다.

이에 대해 숙명여대 측은 "박사복 대여료 2만 원은 외부업체에서 (개인적으로)빌리는 것보다 훨신 저렴한 금액이다"라고 설명했다.

덧붙이는 글 | 신영준 기자는 오마이뉴스 1기 대학통신원입니다.



태그:#대학교, #학사복, #대여료, #보증금
댓글4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