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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문종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재단에서 발생한 아프리카 예술인들에 대한 노동착취 파문과 관련,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이러한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국민앞에 송구스러울 따름"이라고 사과했다. 사진은 이날 새누리당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한 홍 사무총장.
▲ 홍문종 사무총장 "국민앞에 송구" 홍문종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재단에서 발생한 아프리카 예술인들에 대한 노동착취 파문과 관련,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이러한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국민앞에 송구스러울 따름"이라고 사과했다. 사진은 이날 새누리당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한 홍 사무총장.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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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문종 새누리당 사무총장이 자신을 둘러싼 아프리카 이주노동자 '노예노동' 의혹과 관련해 "보도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하면서 논란이 더욱 가열되고 있다. 홍 사무총장의 해명 자체가 거짓말이라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민주노총 서울본부 서울경기인천 이주노동조합(아래 이주노조)은 11일 보도자료를 내고 "홍 사무총장과 아프리카예술박물관은 아프리카 이주노동자 불법 노동착취 실태 의혹이 사실과 다르다고 하는데, 우리가 가지고 있는 사실자료에 따르면 그 주장은 거짓"이라며 "뻔뻔한 거짓 해명을 그만두고 이주노동자들 앞에서 사죄부터 하라"고 비판했다.

앞서 홍 사무총장은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아프리카예술박물관이 이주노동자들에게 수년간 법정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급여를 지급하고 여권을 압류했다는 언론보도를 전면 부인했다. 그는 이날 오전 해명자료를 통해 "이사장직을 맡고 있지만, 모든 권한은 박물관장에 일임하고 필요한 내용만 지원했다"고도 밝혔다. 이번 논란과 관련해 자신은 박물관의 보고만 받았을 뿐 자세한 내용은 알지 못한다는 주장이다.

박물관 역시 "2012년 12월 계약서 작성 당시 법정 최저임금 기준에 어긋나지 않도록 급여 계약을 체결했고 지금까지 성실히 그 계약을 이행해 왔다"며 "현재 이들에게 지급되고 있는 1인당 월 급여는 110만 원"이라고 의혹을 부인했다. 또한 "홍 의원은 이사장 직함을 지니고 있지만, 바쁜 의정활동으로 인해 박물관 운영에 대해서는 사정을 알지 못하고 있다"고 홍 사무총장을 감쌌다.

"1인당 월 급여가 110만 원? 통장에는 50~70만 원만 들어와"

이주노조는 최저임금에 맞게 급여를 지급해왔다는 홍 사무총장과 박물관의 해명이 "터무니없는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1인당 월 급여가 110만 원이라는 해명과 달리 실제로 박물관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들이 받는 월 급여는 50~70만 원이라는 것이다.

이주노조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짐바브웨 조각가인 윌리의 급여통장에는 '아프리카예술(박물관)'이라는 이름으로 매월 61~71만 원의 급여가 들어왔다. 달마다 110만 원을 준다는 박물관의 해명과 다른 대목이다. 

부르키나파소 이주노동자 12명 역시 박물관이 주장한 '월 110만 원'의 절반 수준으로 급여를 받아왔다. 박물관이 작성한 2012년 급여대장에는 이들의 월 실수령액이 '490,600~541,700원'이라고 적혀 있었다.

박물관이 열악한 숙소 논란과 관련해 "저간의 사정을 헤아리지 않은 일방적 주장"이라고 해명한 것을 두고도 이주노조는 "'사용자는 기숙사에 대해 근로자의 건강과 생명 유지에 필요한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고 근로기준법은 규정하고 있다"면서 "박물관의 기숙사 문제는 노동자들의 기본 인권을 철저히 유린한 것이자 현행법을 위반한 것이기도 하다"고 비판했다.

"홍 이사장이 지금 해야 할 일은 진정성 있는 사과"

부르키나파소에서 온 무용수 엠마누엘이 아프리카예술박물관과 맺은 근로계약서. 홍문종 이사장 이름 밑에 사인과 도장이 찍혔다.
 부르키나파소에서 온 무용수 엠마누엘이 아프리카예술박물관과 맺은 근로계약서. 홍문종 이사장 이름 밑에 사인과 도장이 찍혔다.
ⓒ 이주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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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주노조는 "모든 권한은 박물관장에게 일임했다"고 해명한 홍 사무총장을 향해 "사실을 부인하는 데 이어 책임마저 회피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이미 그가 아프리카 이주노동자들과 면담해 근로 실태를 들은 적이 있으므로 이같은 문제를 모르는 게 말이 안 된다는 것이다.

이주노조는 "홍 이사장은 지난 2012년 7월 아프리카 이주노동자들과 직접 면담을 한 뒤, 하루 식대를 올려달라는 이들의 요구를 받아들였다"며 "단언컨대 그는 불법 노동착취 실태를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아프리카 이주노동자들이 작성한 근로계약서 하단에 홍 이사장의 친필 사인이 있는데도 모른다고 발뺌할 수 있냐"면서 "홍 이사장은 사업주로서 노동법 위반의 책임에서 전혀 자유로울 수 없다는 걸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홍 이사장이 지금 해야 할 일은 거짓말과 책임 회피가 아니라 진정성 있는 사과"라며 "한 나라의 법치주의를 상징하는 국회의원으로서 책임감 있는 자세를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민주당 을지로위원회(위원장 우원식)는 오는 12일 아프리카예술박물관을 방문해 이주노동자들의 노동착취 문제를 점검할 계획이다.


태그:#홍문종, #아프리카예술박물관, #이주노동자, #을지로위원회,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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