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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다업 보성다원 제2농장 풍경
 대한다업 보성다원 제2농장 풍경
ⓒ 전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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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하면 떠오르는 건? 차밭이다. 언제부터인지 보성은 차밭으로 유명해졌다. 광고와 드라마에서 차밭의 아름다운 풍경이 배경으로 나오더니 관광지가 되었다. 배추밭도 관광지가 되는 세상이니 이상할 것도 없다.

커피가 일상이 된 현대인들에게 차가 다시 관심을 받게 된 것은 건강 때문이다.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차의 수요는 늘어났다. 우리나라 차는 역사가 깊다. 원래부터 자생했다는 말도 있고, 신라시대에 중국에서 들어왔다는 이야기도 있다. 조선시대에는 유명한 학자나 스님들이 차를 즐겨 마시기도 했다.

차를 처음으로 재배한 곳이 어디냐는 논란을 떠나, 보성 차밭은 우리나라에서 차를 대량으로 생산하기 시작한 곳이다. 대량 생산을 위해 대규모 농원을 조성하였고, 잘 가꾼 차밭은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 놓았다.

겨울과 잘 어울리는 차밭 풍경

차밭을 관광지로 운영하는 대표적인 곳이 대한다원이다. 차나무 사이로 난 산책로는 도시생활에 너무 길들여진 관광객들에게 쉬엄쉬엄 걸어가라고 말하는 듯하다. 산비탈 등고선에 맞춰 자라는 차나무들은 눈을 즐겁게 한다. 부드러운 곡선과 깔끔하게 손질된 차나무 군락은 보는 사람의 마음을 정돈해 준다.

 보성다원 제2농장. 영화에 나오는 미국의 거대 농장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보성다원 제2농장. 영화에 나오는 미국의 거대 농장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 전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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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성다원 제2농장
 보성다원 제2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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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넓은 들판에 펼쳐진 차밭 풍경. 그 길을 걷고 싶다.
 넓은 들판에 펼쳐진 차밭 풍경. 그 길을 걷고 싶다.
ⓒ 전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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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알려진 보성차밭은 대한다원과 봇재다원 일대다. 또다른 차밭인 대한다업 보성다원 제2농장을 찾아간다. 봇재다원 옆으로 가파르게 내려가는 길이 있다. 포장된 도로지만 제멋대로 구불거린다. 길 양옆으로는 차나무들이 오밀조밀하고 질서정연하게 조성되어 있다.

보성다원 제2농장은 평지에 있다. 지금까지 오면서 보았던 산비탈에 조성된 차밭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넓은 평지에 있는 다원은 시원하다. 기존 차밭이 선의 예술이라면 보성다원 제2농장은 면의 예술이다. 가운데로 반듯한 길을 내고 양편으로 커다란 네모 차밭을 만들었다.

아쉽게도 차밭은 들어갈 수가 없다. 영화 속에 나오는 미국의 농장 같은 느낌이다. 문을 지나서 들어가고 싶지만 '통제구역' '관계자외출입금지'라는 경고 문구를 무시할 수 없다. 저 멀리 차밭 가운데로 삼나무가 걸어가는 것 같은 길을 한참 바라본다. 그 길을 걷고 싶다.

강산제와 보성소리의 고향

영천저수지를 지나고 마을을 몇 개 지난다. 커다란 나무가 서 있는 마을을 지날 때면 기분이 좋다. 마을이 나무보다 오래 되었을 거라는 상상을 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차창 밖으로 '판소리성지'라는 커다란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서편제의 고향인 판소리성지
 서편제의 고향인 판소리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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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소리성지에 있는 강산제의 비조 박유전 기념비
 판소리성지에 있는 강산제의 비조 박유전 기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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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안으로 들어서니 넓은 마당에 생활관과 판소리전수교육관 건물이 있다. 건물 사이에는 기념비가 서 있다. '강산제(江山制) 판소리 비조(鼻祖) 박유전(朴裕全) 선생 기념비'다. 가까이 가서 비문을 읽어보니 마음이 찡하다.

강산제 시조인 박유전은 흥선대원군이 인정하여 벼슬까지 받았는데, 말년에 보성으로 내려와서 쓸쓸히 보냈으며, 돌아가신 후에 무덤조차 찾을 길이 없다고 한다. 비문에는 '인생은 역시 유전(流轉)이런가'라는 표현을 썼다. 이름처럼 산 사내다. 강산제는 구성지고 애절한 느낌을 주는 서편제의 한 분류다.

마당 한 편에는 적벽가, 흥부가, 춘향가, 심청가, 수궁가 등 판소리 다섯마당과 장단을 설명해 놓았다. 판소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문을 지나 산책로를 따라가면 '보성소리名家'라는 현판이 붙은 기와집이 나온다.

 판소리 심청가를 설명해 놓은 조형물
 판소리 심청가를 설명해 놓은 조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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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성소리의명가 정응민 예적지
 보성소리의명가 정응민 예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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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열고 들어서면 '보성소리 정응민 선생 예적비'가 큰 돌북으로 서있다. 그 뒤로 선생이 살았던 집이 복원되어 있다. 뒤뜰에는 묘도 있다. 박유전으로부터 시작된 서편제는 정재근과 정응민으로 이어지면서 보성소리로 분류된다. 이후에도 계속 전승되어 조상현, 성창순 등 판소리 명창들은 대부분 보성소리를 한단다. 그래서 이곳을 판소리성지라고 칭했나 보다.

판소리성지는 꾸며놓은 것만큼 관광객들로부터 관심을 받지 못한 것 같다. 오랫동안 서성거리고 있어도 찾는 이가 없다. 너무나 조용하다. 판소리라도 틀어주면 더 분위기가 있을 텐데.

연인이 걷기에 좋은 율포해변

율포해변으로 향한다. 해안도로는 소나무 숲과 어울린 바다풍경을 따라간다. 차를 멈추고 쉬었다 가고 싶다. 율포해변은 도로변에 있다. 차를 세우고 바로 해변으로 내려선다. 모래해변이 길게 펼쳐져 있다. 해변이 특이한 것은 바다 건너편으로 육지가 보이는 지형이다. 고흥 땅이다.

 연인들이 걷기에 좋은 율포해변
 연인들이 걷기에 좋은 율포해변
ⓒ 전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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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겨울 기분을 내는지 잿빛이다. 구름사이로 햇살이 살짝살짝 비친다. 해변을 걸어본다. 모래 밟히는 촉감이 좋다. 잘게 부서진 조개껍질들은 파도를 따라 모래 위로 움직여 다닌다. 연인들은 해변을 걸으며 애정표현을 한다. 보는 사람도 즐겁다.

해변을 즐기기에는 여름이 좋지만, 분위기를 잡으려면 역시 겨울이 최고다. 그래서 겨울바다라는 말이 있나보다. 겨울바다는 홀로 걸어도 좋고, 연인과 걸어도 좋다. 그냥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좋다.

보성에도 있다, 떡갈비!

보성에 와서 먹어보고 싶은 음식이 있었다. 얼마 전 열차를 타고가다 잡지에서 보성녹차떡갈비를 소개해 준 내용을 본 적이 있다. 떡갈비는 담양이 유명하지만 이제는 지역마다 떡갈비를 개발하여 내놓고 있다. 보성도 마찬가지다. 그 맛이 보고 싶었다.

보성녹차떡갈비를 하는 곳은 화려한 식당은 아니었다. 보성읍 외진 곳에 자리 잡고 있었고, 쉽게 찾기도 힘들었다. 식당 안으로 들어서니 내부도 크지 않다. 가장 마음에 든 것은 가격이 저렴하다. 비쌀 거라고 생각하고 왔는데 생각보다 싸다. 돼지떡갈비는 1인분에 9천원, 소떡갈비는 만9천 원이다. 둘 다 먹으려면 모듬을 시키면 된다.

 보성녹차떡갈비
 보성녹차떡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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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녹차떡갈비는 말 그대로 네모진 떡처럼 나온다. 깨를 한가득 고명으로 얹은 떡갈비가 먹음직스럽게 보인다. 잘 다져진 고기는 입안에서 부드럽게 씹힌다. 달콤하다. 함께 나온 선짓국도 시원하다. 선짓국에 들어가는 콩나물은 무한리필이다. 쌀쌀한 겨울, 따스한 떡갈비로 보성여행을 마무리한다.

덧붙이는 글 | 12월 8일 풍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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