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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국정원 불법 선거개입 규탄 시국선언 교수 대학별 대표자 기자회견'에서 한 교수가 국정원의 범죄행위를 알리는 행위를 보여주자, 국정원 역할을 맡은 교수들이 나타나 이를 감시하며 탄압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 시국선언 교수, 국정원 불법 선거개입 퍼포먼스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국정원 불법 선거개입 규탄 시국선언 교수 대학별 대표자 기자회견'에서 한 교수가 국정원의 범죄행위를 알리는 행위를 보여주자, 국정원 역할을 맡은 교수들이 나타나 이를 감시하며 탄압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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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4·19, 5·18, 6·10을 다 겪었다. 그러면서 이제는 우리 사회의 민주화가 거의 완성 단계에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오늘의 작태를 보니 그렇지가 않다. 이제는 우리를 위해서가 아니고, 젊은이들의 미래를 위해서 나섰다."

백발이 성성한 노교수의 목소리가 단호했다. 장임원(72) 중앙대학교 명예교수였다. 5일 오전, 그는 동료 교수 30여 명과 함께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 섰다.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의 철저한 진상 규명과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등을 요구하는 '시국선언 교수·연구자 네트워크(아래 시국선언 네크워크)' 기자회견 자리였다.

국정원 불법 선거개입 규탄 시국성명을 발표했던 전국 70개 대학 소속 교수 1900여 명은 지난 달 29일 "국정원 불법선거개입은 한국 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일"인 만큼 국회 국정조사와 정부 대응을 감시하는 공동행동을 하기로 뜻을 모았다. 김명환 서울대학교 교수는 "이때 시국선언 네트워크를 결성하기로 했다"며 "국민들의 요구가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유병제 대구대학교 교수는 이번 사건을 1971년 제7대 대선에 중앙정보부가 개입했던 일에 빗대며 "우리가 굉장히 긴 시간에 걸쳐 이뤄 놓은 민주화를 정부가 졸지에 40년 전으로 후퇴시켰다, 명백히 밝혀지지 않을 경우 국민적 저항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도흠 한양대학교 교수 역시 "이 일에 침묵하면 안 된다, 이번에 나서지 않으면 군부독재로 퇴행하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시국선언 네트워크는 국정원 사태를 대하는 국회의 모습은 여야 할 것 없이 "민주주의 수호 의지와 자정 능력을 의심하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여야가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둘러싼 정쟁으로 국정조사의 본질을 흐린 데다 새누리당은 시간 끌고, 민주당은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 탓에 지금까지 국정조사에서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김성재 조선대학교 교수는 "국정원 불법선거 개입은 한국인이 자부심을 가졌던 민주화를 후퇴시키고 국가의 자존심을 훼손시킨 사건"이라며 "국정조사 기일 내에 진실이 밝혀지지 않는다면 기간을 연장해서라도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국정원 불법 선거개입 규탄 시국선언 교수 대학별 대표자 기자회견'에 참가한 교수들이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과 박근혜 대통령의 입장표명을 촉구하고 있다.
▲ 시국선언 교수, 국정원 불법 선거개입 규탄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국정원 불법 선거개입 규탄 시국선언 교수 대학별 대표자 기자회견'에 참가한 교수들이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과 박근혜 대통령의 입장표명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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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국선언 네크워크는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뒤 국정원 사태 해결을 촉구하며 새누리당과 민주당을 항의 방문했다. 이들은 ▲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 철저한 진상 규명 ▲ 국정원 직원과 경찰관계자 등 처벌 ▲ 국정원의 개혁과 남재준의 즉각 해임 등 자신들의 요구사항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신문 광고를 내고 8월말 교수대회를 개최하는 등 더욱 적극적인 행동에 나설 계획이다.

덧붙이는 글 | 유정아 기자는 오마이뉴스 18기 인턴기자입니다.



태그:#교수 시국선언, #교수, #시국선언, #국정원, #대선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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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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