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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미얀마 붐'이 일고 있다. 군부독재를 청산하겠다고 밝힌 미얀마 신정부 출범 이후 미국과 EU·일본·인도 등 경제선진국에게 미얀마는 글로벌 경제의 '그린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우리 기업들도 세계 글로벌 기업들과 함께 개척시장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 이에 미얀마가 우리에게 '신 블루칩'으로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는지 현지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명과 암을 가늠해본다. 이번 취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이성준 이사장)의 기획취재 지원을 받아 지난 6월 14일부터 23일까지 진행됐으며, 미얀마 경제수도인 양곤과 인접국 라오스의 일부 도시를 둘러봤다. [편집자말]
미얀마 양곤 시내 최고의 전망을 자랑하는 인공 호수공원 깐도지 호수에 비친 커다란 배이자 대형 연회장인 '꺼러웨익(Karaweik)'. 이 배는 힌두신 비쉬뉴가 타고 다니는 거대한 상상의 새 '가루다(Garuda)'를 형상화했다.
 미얀마 양곤 시내 최고의 전망을 자랑하는 인공 호수공원 깐도지 호수에 비친 커다란 배이자 대형 연회장인 '꺼러웨익(Karaweik)'. 이 배는 힌두신 비쉬뉴가 타고 다니는 거대한 상상의 새 '가루다(Garuda)'를 형상화했다.
ⓒ 유창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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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해 전인 2011년, 미얀마 신정부의 대통령으로 테인 세인이 취임할 당시만 해도 국제사회와 국내 민주세력은 그가 지난 군부정권의 총리를 역임한 군부 출신 대통령이란 것과 여전히 막후에서 실권을 행사하고 있는 딴쉐 장군을 두고 '형식적 민주정부의 탄생'이라고 비난 섞인 평가를 내렸다.

실제로 미국 정부는 2011년 4월 미얀마의 '2014년 아세안 의장국' 수임에 반대 뜻을 내비쳤고, 5월에는 대 미얀마 투자금지 조치 연장을, 7월에는 의회 차원에서 미얀마에 대한 경제제재를 연장했다. 유럽연합(EU)도 2012년 4월 대 미얀마 경제제재 1년 유예조치를 내렸다.

ⓒ 조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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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난 1년간 미얀마 신정부는 테인 세인 대통령을 중심으로 국제사회를 향해 빗장을 풀고, 정치범·소수민족·인권 문제 및 야당과의 문제 등 서방사회의 제재 원인이 됐던 이슈에 대한 과감한 개혁 및 개방 조치를 시행했다. 이는 매우 신속하고 지속적으로 이뤄졌으며, 현재진행형이다.

무엇보다 불과 1년 동안 미얀마가 보여준 변화는 국제사회를 놀라게 했으며, 서방사회 매스컴들이 "놀라운" "믿을 수 없는" 등의 용어를 써가면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리고 그 놀라움은 현실적인 성과를 내놓았다. 2012년 7월 미국이 획기적으로 대 미얀마 금융거래 및 신규투자 완화와 11월 미얀마산 수입금지 완화 조치를 취했다. 또 올해 4월엔 EU가 대 미얀마 경제제재 조치 완전 해제를 합의했다.

6월 20일 오후 버스를 기다리는 미얀마 여대생의 모습.
 6월 20일 오후 버스를 기다리는 미얀마 여대생의 모습.
ⓒ 유창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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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예측할 수 없던 놀라운 변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이처럼 미얀마의 '아무도 예측할 수 없던 놀라운 변화'는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 대해 조대현 포스코경영연구소(POSRI) 수석연구위원이 최근 발표한 <빅4 구애, 개혁개방과 실리 동시 추구하는 미얀마>(< CHINDIA Journal>, 2013년)란 제목의 글은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미얀마의 급변 원인을 명확하게 규명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군부 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피로감과 현 대통령의 의지, 민주화 운동세력 및 야권의 압력, 서방사회의 영향력 등을 들 수 있다. 군부 장기집권에 따른 국민들의 피로감과 중국 속국화에 대한 반발 분위기는 집권 세력에 정권 붕괴의 위기감을 불러일으켰고, 이는 미국의 강력한 지원을 받고 있는 아웅산 수치로 대변되는 민주화 세력을 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전개되었다. 결국 신정부의 출범 뒤 전례 없는 개혁개방으로 이어졌다."

이 같은 '미얀마 붐'은 우리나라 언론에도 "블루오션" "신 블루칩" 등과 같은 용어로 표현되고 소개된 지 오래다. 지금 이 순간에도 '미얀마'를 키워드로 검색해보면, 그 어느 때보다 최신의 다양한 뉴스로 업데이트되고 있다. 행여나 거품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함석지붕으로 미얀마에서 성공신화를 이룩한 미얀마포스코의 김창규 법인장을 지난 6월 21일 오후 현지 공장에서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함석지붕으로 미얀마에서 성공신화를 이룩한 미얀마포스코의 김창규 법인장을 지난 6월 21일 오후 현지 공장에서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 유창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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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의심에 대한 답을 구하고자 지난 16년 동안 미얀마에서 산전수전을 겪은 백전노장 '기업인 김창규'를 만났다. 그는 현재 미얀마포스코의 제3대 법인장이며, 미얀마에 진출한 한국 기업인의 성공사례로 꼽히는 인물이다. 오래 전부터 우리나라 기업인들뿐만 아니라 정부 부처 관계자도 미얀마를 찾으면 그를 꼭 찾을 정도로 인지도가 높다(지난 6월 19일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미얀마 방문 때도 초청됐다).

'미얀마 경영 컨설턴트'라고도 불리는 김창규 법인장을 지난 6월 21일 미얀마포스코 현지 공장에서 직접 만나 그가 겪은 미얀마에 대해 들어봤다. 그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미얀마가 블루오션? 작년(2012년) 초부터 미얀마 바람이 불고 있다. 하지만 바람을 잡는 것 같은 데서 오는 리스크가 있다. 모두들 '가자, 황금의 땅!'이라고 하는데, 그렇게 보지 말아야 한다. 블루오션이 레드오션이 될 수 있다. 특히 많은 이들이 돈만을 생각한다. 성공을 위해서는 돈보다 미얀마에 대한 생각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팩트를 잘 잡아야 한다."

"블루오션이 레드오션 될 수 있다"

미얀마의 새벽을 여는 사람들의 손길. 미얀마는 신정부 출범 이후 지난 1년 사이에 서적 및 잡지에 대한 사전검열제 폐지 및 미디어법 개정을 완료했다. 양곤 시내 길 한모퉁이에서 조간 신문 분류작업을 하고 있는 미얀마인들의 모습.
 미얀마의 새벽을 여는 사람들의 손길. 미얀마는 신정부 출범 이후 지난 1년 사이에 서적 및 잡지에 대한 사전검열제 폐지 및 미디어법 개정을 완료했다. 양곤 시내 길 한모퉁이에서 조간 신문 분류작업을 하고 있는 미얀마인들의 모습.
ⓒ 유창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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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김 법인장은 전 세계인들이 블루오션으로 주목하는 미얀마에 대해 "레드오션이 될 수도 있다"고 주저 없이 말한다. 왜 그럴까?

"지난 2011년 3월 말, 미얀마에 민간정부가 출범했지만, 순수한 민간정부가 아니다. 그래도 현 정부가 제도나 정치의 90%를 개혁하고 민주화를 하겠다고 한다. 이런 점에서 많은 매력이 느껴진다. 그럼에도 여전히 (미얀마 정부는) '막혀 있다'.

특히 미얀마의 민주화를 이룰 맨파워(인적자원)가 없다. 민주화로 상징되는 (아웅산) 수치도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군부 쪽에서 돈을 받았다고 나온다. 또 테인 세인 대통령을 견제하는 보도도 그렇고, 군부를 둘러싼 3각 관계를 주목해봐야 한다. 또한 인구가 6천만 명이 넘는데도 테크노(신기술) 전문 관료가 미약하다."

김창규 법인장이 미얀마 지도를 놓고 주변국들의 미얀마 쟁탈전에 대해 설명했다. 화면 중앙에 지침봉이 가리킨 것이 바로 인도양과 중국을 잇는 가스관 및 송유관. 이를 통해 비롯해 중국은 미얀마에 많은 투자를 하면서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한다. 이를 견제하고자 미국 등 서방세계는 각종 규제를 풀고 미얀마 껴앉기에 들어갔다.
 김창규 법인장이 미얀마 지도를 놓고 주변국들의 미얀마 쟁탈전에 대해 설명했다. 화면 중앙에 지침봉이 가리킨 것이 바로 인도양과 중국을 잇는 가스관 및 송유관. 이를 통해 비롯해 중국은 미얀마에 많은 투자를 하면서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한다. 이를 견제하고자 미국 등 서방세계는 각종 규제를 풀고 미얀마 껴앉기에 들어갔다.
ⓒ 유창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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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로 보이는 미얀마와 실제 안에서 보는 미얀마 사이에 미묘한 차이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럼에도 김 법인장은 현재 미얀마에 진행된 중국의 가스 송유관 건설과 철도망 연결을 주목해야 하며,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후 처음 방문한 국가가 미얀마란 점, 또한 일본의 아베 총리와 테인 세인 대통령의 만남이 전격 이뤄진 점을 강조했다.

여기서 잠깐, 미얀마의 대외 정책 및 전략과 관련해 몇 가지 알아둘 필요가 있다. 조대현 수석연구위원은 "미얀마는 외부 지향의 정책노선으로 진화하는 중"이라며 "지정학적·지경학적 가치를 외교정책의 전면에 배치시킴으로써 미국, 중국, EU, 일본, 인도 등 패권국들을 대상으로 내부적으로는 신정부의 정통성 확보를 유도하고 외부적으로는 국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 수석연구위원은 "현 대통령인 테인 세인의 역할도 컸는데, 군부 내에서 비교적 온건파에 속한 인물이었고, 총리 재임기간 중 제한적이나마 국제무대 경험이 있어 개혁개방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었다"면서 "최근 1년간 서방사회 지도자들이 미얀마를 방문하면서 정치경제 개혁을 독려하고 다양한 당근책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도 (미얀마의 빠른 변화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는 미얀마 정부가 자국의 최대한 이익을 확보하기 위해 굉장히 발 빠른 실리 추구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조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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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신군부는 미국과 EU 등의 제재에도 정권 유지를 위해 '친중(親中)' 전략을 펼쳐왔다. 이후 서방사회의 비난과 직접적인 경제제재 및 민주화 세력의 저항에도 중국과 일종의 밀월 관계를 유지하면서 2003년도에 민주화 7단계 로드맵을 발표했다.

하지만 그 진행은 지지부진. 그러다 2007년 샤프란 혁명을 계기로, 2008년부터 헌법 초안을 마련해 국민투표로 채택, 2010년 의회선거로 선출된 국회의원에 의해 대통령이 선출됨으로써 7단계 로드맵이 완료됐다. 이를 기점으로 최근 국제사회를 향한 강력한 개혁개방 추진이 진행된다.

김 법인장은 이 과정에서 중국에 미얀마를 관통하는 길(송유관·가스관)을 내준 것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동과 아프리카로부터 수입하는 연간 1200만 톤의 원유를 중국으로 운송이란 경제적 진출 명목이지만, 이는 곧 지정학적인 거점 확보란 차원에서 미국을 불편하게 했다는 설명이다.

김 법인장은 "중국이 기존에는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석유·가스를 들여올 경우 인도양~말라카해협~남중국해 통과가 불가피했는데, 이 코스는 도입기간이 평균 20일 이상 소요될 뿐만 아니라 지정학적으로도 불안정하다"면서 "미국이 극단적인 상황에서 말라카해협을 봉쇄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중국에겐 미얀마는 남방(인도양)으로 진출하기 위한 핵심 요충지"라고 설명했다. 미얀마~중국 송유관·가스관 건설은 이런 측면에서 중국이 적극적으로 추진했다는 것.

고성민 코트라 양곤무역관 차장도 "말라카 해협은 친미 성향이 강한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으로 둘러싸인 바다"라며 "미국의 항공모함이 틀어막으면 사실상 중국의 원유 공급은 중단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미국은 중국의 군사력 확대를 대비함과 동시에 경제력 확장을 억제하기 위해 미얀마에 대한 제재를 풀고 경쟁적으로 진출을 시도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 것. 미얀마는 이 사이에서 최대한 실리 확보를 위해 중국과 관계는 현 수준을 유지하고, 미국과 EU가 펼치는 구애에 화답하면서 외교관계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다.

조 연구위원도 "(미얀마) 경제개방에 있어서도 특정 국가에 치우치지 않는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얀마는 원칙적으로 육상 유전개발은 외국 기업에 개방하지 않고 그동안 중국과 러시아 기업에는 예외적으로 기회를 부여했으나 최근 다른 외국 기업들에게도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6월 21일자 미얀마 신문에 아웅산 수치 관련 뉴스가 1면에 실렸다.
 6월 21일자 미얀마 신문에 아웅산 수치 관련 뉴스가 1면에 실렸다.
ⓒ 유창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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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 올해 초 테인 세인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했을 때 일본은 30억 달러에 달하는 국가 채무를 탕감해주면서 2020년 완공을 목표로 하는 띨라와 지역에 대한 독점 개발권을 요청했다. 이에 테인 세인 대통령은 개발 기간을 2015년으로 단축할 것과 한국과 중국 등과 공동으로 작업할 것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법인장은 "미얀마를 놓고 미-중-일 3국이 전략적 전쟁을 벌이고 있는데 특히 미국은 중국을 막겠다는 생각"이라면서 "중국은 투자의 볼륨(규모) 면에서 50%, 일본은 질적인 면에서 20%, 한국은 이모셔널한(정서적인) 면에서 10%의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발 디딜 틈 없는 미얀마... 그렇다고 도망갈 필요도 없다"

미얀마 양곤의 6월 21일 아침. 탁발을 나선 탁발승 뒷편에 우리나라 화장품 업체의 상점과 대형간판이 보인다.
 미얀마 양곤의 6월 21일 아침. 탁발을 나선 탁발승 뒷편에 우리나라 화장품 업체의 상점과 대형간판이 보인다.
ⓒ 유창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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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김 법인장에게 세계 각국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우리나라가 어떻게 해야 할지를 물었다.

"현 상황의 미얀마에서 한국은 발 디딜 틈이 없다. 그렇다고 도망갈 필요도 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야 한다. 미얀마를 무조건 '블루오션'이라고 볼 수 없다.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미얀마인들은 한국인들에게 부정적이었다. '한국은 말만 하고 액션은 없다(Korean, "No More NATO")'고 미얀마 대통령이 말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미얀마인들이 한국을 바라보기를 '자기와 같은 미래를 가진 나라' '옛날에는 못 살았는데 잘 사는 나라가 된 한국' '군사정권이 발전시킨 나라' 등의 인식을 하고 있다. 그래서 미얀마는 한국을 중국과 일본의 견제 수단으로 삼고자 한다. 이런저런 상황에서 봤을 때, 일본과 미국에 우리가 정면으로 맞짱 뜰 필요도 있다."

또한 현재 미얀마의 전기(전력) 및 도로, 통신 등 기초 인프라 미흡을 지적했고, 이것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는다면 단기간에 성장하는 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해 현재 미얀마 전력 유실률이 30%가 넘는 수준이며, 이를 위해 우리나라에서 송·배전망 교체를 해주기로 결정하는 등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이 미얀마 실정에 꼭 필요한 분야를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가 다른 나라에 비해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인식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현재 '코리아 프렌드십 브리지'(한·미얀마 우정의 다리) 건설을 추진 중"이라며 "현오석 부총리의 전격 방문을 계기로 빠르게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고 김 법인장은 전했다. 또 농업 국가인 미얀마에 '신개념 새마을운동' 전수가 이뤄지면서 한국형 성장 모델이 널리 퍼지는 데 기여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 포스코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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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김 법인장은 불모지였던 미얀마에서 지난 16년간의 경험한 바를 토대로 '황금의 나라'에 진출하고자 꿈꾸는 기업인들에게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

"미얀마의 잠재적 리스크(위험)는 현 정부의 반응이 매우 급하다(결과를 원하다)는 것이다. 지난 1990년대 초반 제1차 미얀마 붐을 겪으면서 '외국자본은 선이 아니라 악'이란 인식 속에 오히려 미얀마가 밑바닥까지 퇴화했다. 하지만 이번 제2차 미얀마 붐이 일어나면서 (신정부가) 역사는 퇴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다닌다. 그리고 미얀마의 개혁과 변화는 지속해서 이뤄지고 있다.

열악한 미얀마의 상황에서 '함석지붕'을 팔아 성공을 이룬 데에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바꾼 것'이 성공을 이끌었다. 미얀마포스코가 건립되기 이전에 '함석지붕' 시장을 점령한 일본 기업이 4곳 있었는데, 후발업체로서 지금은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라섰다. 결국 '경제에서 독주는 없다'는 것을 명심하라."

미얀마 양곤 시내를 벗어난 거리 풍경. 시내에서 벗어나면 대부분 집들의 지붕이 '함석지붕'으로 올려져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미얀마 양곤 시내를 벗어난 거리 풍경. 시내에서 벗어나면 대부분 집들의 지붕이 '함석지붕'으로 올려져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 유창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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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만을 좇지 않고 '배우겠다'는 생각으로 미얀마 사람들과 쌓은 신뢰와 의리가 미얀마포스코의 김창규 법인장을 치열한 경쟁 속에서 1등으로 만들었다. 그가 보여준 성공신화는 '진정성'이 이뤄낸 결과였다. 제아무리 빨리 개혁과 변화가 진행되면서 전 세계의 '블루오션'으로 불린다 하더라도 결국 더 많은 땀과 노력이 있어야 '황금의 땅'이 될 수 있다.

신(新) 외국인투자법에 어떤 것이 담겼나
지난 6월 21일 새벽 미얀마 양곤 시내 거리 풍경. 거리 곳곳에 세계 글로벌기업과 은행들을 소개하는 대형 광고 간판이 세워져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지난 6월 21일 새벽 미얀마 양곤 시내 거리 풍경. 거리 곳곳에 세계 글로벌기업과 은행들을 소개하는 대형 광고 간판이 세워져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 유창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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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대현 포스코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의 글 <빅4 구애, 개혁개방과 실리 동시 추구하는 미얀마>(<CHINDIA Journal> 중에서 미얀마 정부의 '새로운 외국인투자법 발표'와 관련된 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정치범 석방과 소수 민족과의 협상 진전 등 정치 부문의 민주화 진전과 경제 부문에서의 새로운 외국인투자법 발효(2012년 11월 2일)는 개혁개방의 지속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단초라 할 수 있다. 1988년 발효된 후 24년 만에 개정한 외국인투자법은 총 20장, 57조로 구성됐으며, 투자자의 권리와 의무, 토지 사용허가 등 5개 장을 추가했고, 외국인 투자치를 촉진하기 위한 규정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규정은 '투자 시 세금 우대와 인센티브 강화를 들 수 있다. 기존의 3년간 소득세 면제에서 5년간 모든 세금 면제 및 수출용 제조 품목에 대한 상품세 면세 혜택 등 세금감면 폭을 확대했다. 또한 외국인 투자자에 최초로 최장 50년간 토지 사용을 허가하고 추가적으로 10년씩 2회 연장이 가능해 최대 70년간 토지를 사용할 수 있는 규정을 신설했고, 투자 이윤과 소득을 현지 외국은행을 통해 시장환율로 환전한 후 본국으로 송금할 수 있도록 과실 송금 규정도 현실화시켰다.

금번 새로운 외국인투자법 발효는 작년 4월의 관리변동환율제 도임 이후 경제 부문 개혁개방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제도개혁이라 할 수 있다. 대내적으로는 미얀마 개혁파의 개혁개방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하고, 대외적으로 미얀마에 대한 지원과 투자를 촉진하는 등 우호적인 대외환경 조성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




태그:#미얀마, #블루오션, #김창규, #미얀마포스코, #한국언론진흥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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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대통령실 마감하고, 서울을 떠나 세종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진실 너머 저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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