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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1년 3월, 일본 도호쿠(東北) 지역에서 강진이 일어나 많은 피해가 발생했다. 사진은 지난 2006년 8월 촬영된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2원자력 발전소(왼쪽부터 1,2,3,4호기)
 지난 2011년 3월, 일본 도호쿠(東北) 지역에서 강진이 일어나 많은 피해가 발생했다. 사진은 지난 2006년 8월 촬영된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2원자력 발전소(왼쪽부터 1,2,3,4호기)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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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1년 일본 동북부 대지진으로 대형 방사성 물질 유출 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의 오염수가 바다로 흘러들어 간 것이 처음으로 공식 확인됐다.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22일 후쿠시마 제1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원전 내 오염수가 지하를 통해 바다로 흘러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오염수가 밖으로 새나가지 않도록 힘썼지만 정말 죄송하다"고 밝혔다.

그동안 쏟아진 수많은 의혹에도 불구하고 줄곧 오염수의 바다 유출은 없다고 주장해왔던 도쿄전력이 원전 내 방사능 오염수의 바다 유출을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는 "원전 전용 항구 지하수와 바닷물에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다"며 "고농도의 오염수가 지하수와 섞여 바다로 유출된 것 같다"고 지적한 바 있으나 도쿄전력은 "데이터가 축적되지 않아 판단하기 이르다"고 반박했었다.

이날 도쿄전력의 오노 마사유키 원자력 입지 본부장은 "지난 1월부터 원전 지하수와 바닷물의 수위, 강우량 등을 분석한 결과 썰물과 밀물이 드나들 때 원전 내 지하수와 원전 전용 항구의 바닷물이 서로 오고 간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도쿄전력은 "오염수가 취수구 인근을 둘러싸고 있는 방파제와 수중막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며 바다의 오염 범위가 원전 전용 항구를 넘어서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선거 끝나자 발표... 정치적 고려 있었나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항만 부근의 토양을 굳히는 작업을 통해 오염수가 바다로 유출되는 것을 줄이겠다"며 "일본 국민, 특히 후쿠시마 지역 주민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동안 도쿄전력의 주장을 믿어왔던 후쿠시마 어민들의 충격과 반발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노자키 테스 후쿠시마 어업협동조합장은 NHK 인터뷰에서 "도쿄전력의 발표가 바뀐 것에 아주 큰 충격을 받았다"고 분노했다. 

일각에서는 전날 치러진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아베 신조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이 압승을 거둔 직후 도쿄전력이 오염수 유출을 인정하자 일종의 정치적 고려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아베 총리는 줄곧 원전 재가동을 주장해왔다.

하지만 도쿄전력은 "그런 것(정치적 고려)은 전혀 없었다"며 "그동안 오염수 유출 사실을 밝히지 않았던 것은 관련 데이터가 사내에서 공유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으나 의혹은 여전히 남아있다.


태그:#일본 원전, #후쿠시마 원전, #방사성 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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