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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19일 오후 4시 19분. '마산역 광장 이은상시비 철거 대책위원회'는 이 시각 마산역 광장에 있는 이은상 '가고파' 시비를 강제 철거하기로 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부산경남본부 마산역은 경찰에 시설보호 요청을 해놓아 물리적 충돌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책위는 '3·15 정신계승 시민단체 연대회의'와 함께 이날 "마산역광장 이은상 시비 철거 및 4·19혁명 정신 계승 실천대회"를 연다. 대책위는 대형 중장비를 동원해 시비 철거에 나선다.

마산역 광장에 이은상 시비가 세워져 있는데, 누군가가 시비 앞면과 뒷면에 페인트로 훼손해 놓았다. '마산역광장 이은상시비 철거 대책위원회'는 시비 위에 철거를 초구하는 펼침막을 내걸어 놓았다.
 마산역 광장에 이은상 시비가 세워져 있는데, 누군가가 시비 앞면과 뒷면에 페인트로 훼손해 놓았다. '마산역광장 이은상시비 철거 대책위원회'는 시비 위에 철거를 초구하는 펼침막을 내걸어 놓았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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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위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영만 마산민주공원건립추진위원장은 "코레일 사장한테 시비를 철거하라고 요구했지만,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고, 코레일 부산경남본부에 이첩한 것으로 안다"며 "최근 코레일 부산경남본부장이 찾아와 이야기를 나누었고, 4·19 기념일 이전에 자진 철거를 요구했지만, 이루어지지 않았기에 우리가 철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마산역은 경찰에 시설보호 요청을 해놓았다. 경찰은 이날 현장에 경찰 병력을 배치할 것으로 보인다.

철도노조 부산본부 "시비 철거에 철도공사가 나서라"

전국철도노동조합 부산지방본부는 이은상시비 철거를 촉구했다. 노조 본부는 최근 "3·15의거 모독한 이은상 시인의 시비 철거 문제에 철도공사는 적극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노조 본부는 "시비가 들어서고 난 뒤 마산역 광장은 종종 집회 장소로 변하고, 찬반을 서로 주장하는 현수막이 펄럭이고 있다"며 "시비의 형세 또한 추한 모습이 되어 철도를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철도공사의 이미지에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그뿐만 아니라 매일 이 모습을 봐야 하는 철도노동자들의 심정도 참으로 편치 않다"며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시비가 있는 마산역 광장은 조용하고 깨끗한 모습을 갖추기 어려울 것 같다"고 덧붙였다.

노조 본부는 "문제의 발단이 된 이 시비는 마산역 허인수 역장으로부터 시작되었다"며 "허 역장은 마산역 광장에 문제가 된 이 시비를 설치할 계획으로 지역 기업과 단체를 찾아 나선 가운데 마산의 로터리클럽이 역장의 제안에 동의하고 이 시비를 제작하여 기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이 시비의 소유권은 법적으로도 한국철도공사에 있음은 분명하고, 로터리클럽으로부터 기증을 받은 것이이 때문"이라며 "설치를 책임졌던 마산역 허인수 역장과 철도공사는 더 이상 민주의 성지 마산시민의 자부심을 훼손하여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조 본부는 "지역사회의 공공서비스를 책임지고 있는 기업으로서 마산시민의 정서를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철도공사가 이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모르쇠로 일관한다면 '민주성지' 마산시민의 분노와 지역사회 분란의 모든 책임은 철도공사에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산역 광장의 이은상시비는 지난 2월 6일 국제로타리클럽(3720지구)가 3000여만 원을 들여 세워 제막식을 가졌다. 이후 시민사회단체들은 이은상이 3·15의거를 부정하고 '친독재' 행적이 뚜렷하다며 시비 철거를 요구했다. 시비가 세워진 뒤 누군가가 앞면과 뒷면에 여러 차례 페인트로 훼손해 놓아, 현재 시비는 흉물처럼 변해버렸다.

이은상은 3·15의거에 대해 '무모한 흥분' '지성을 잃어버린 데모' 등이라며 마산시민을 모독했던 것이다. 옛 마산시는 2000년경 이은상의 아호를 딴 '노산문학관'을 지으려고 하다가 시민사회의 반대에 부닥쳤고, 옛 마산시의회는 '노산문학관'을 버리고 '마산문학관'으로 확정했던 것이다.


태그:#이은상 시비, #마산역 광장, #4.19의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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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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