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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밤 11시에 발생한 싱크홀로 동생을 잃은 제레미 부시가 친구를 부둥켜안고 울음 터뜨리고 있는 장면을 보도한 < USA 투데이> 인터넷 판.
 28일 밤 11시에 발생한 싱크홀로 동생을 잃은 제레미 부시가 친구를 부둥켜안고 울음 터뜨리고 있는 장면을 보도한 < USA 투데이> 인터넷 판.
ⓒ USA 투데이 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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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의 한 주택에 생긴 싱크홀(땅꺼짐 현상)이 침실과 함께 방에 있던 사람을 삼켜 주민들을 경악시키고 있다.

싱크홀은 지난 2월 28일(이하 현지시각) 오후 11시 탬파 서쪽 브랜든 시 인근 주택가에서 발생했다. 당시 집 안에는 6명이 있었으나 5명은 탈출하고 성인 남성 1명이 구덩이에 갇혀 아직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미국의 주요 신문과 방송들은 1일과 2일 싱크홀 사고를 긴급 뉴스로 크게 다루고 시시각각 구조상황을 보도하고 있다.

구덩이에 갇히 남성의 형인 제레미 부시는 1일 현재 남동생 제프리(37)가 구덩이에 갇혀 숨졌을 것이라고 지역 매스컴에 전하며 울음을 터뜨렸다. 사고가 난 주택에는 제레미와 제프 외에도 제레미의 여자친구인 레이첼 위커와 그의 2살난 딸, 레이첼의 아버지인 리랜드와 여동생 자넷이 거주하고 있었다. 사고를 당한 제프는 경제사정으로 3개월 전에 이 집에 들어와 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경찰과 소방 대원, 엔지니어들은 사고 주택과 인근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사고가 발생한 주택(240 Faithway Drive) 주변에서 지하 탐사 레이더를 이용하여 지질의 안정도와 함께 제프의 생존 여부를 조심스레 감지하고 있다. 경찰과 제레미 부시는 2일 오후 3시 현재 침대나 소지품조차 발견되지 않고 있어 형이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싱크홀은 집 내부에서 발생한 탓에 주택 외벽은 멀쩡한 상태이다. 제프의 침실을 완전히 삼킨 싱크홀은 넓이 30피트, 깊이 20피트로 알려졌다. 소방 구조대 대변인인 제시카 다미코는 집 전체가 아직은 가라않지 않고 싱크홀 위에 있다고 전했다.

사고 당일 제레미는 레이첼 그리고 딸과 함께 레스토랑에서 저녁 식사를 마친 후 집에 돌아와 막 잠을 자려던 참이었다. 그때 마치 자동차가 집벽을 부딛친 것 같은 엄청난 소리와 함께 동생의 방에서 도와달라는 비명이 들렸다. 그가 동생의 방문을 열자 바닥이 없어져 발을 헛디딜 뻔했다.

제레미는 믿을 수 없는 광경에 잠깐 정신을 놓았지만 이내 동생의 침대와 옷장 등 모든 가재도구들이 구덩이에 박혀 있는 것을 보고 동생을 구하려 허겁지겁 구덩이 아래로 내려가 땅을 뒤졌으나 그를 찾을 수 없었다.

911 신고를 받고 긴급 출동한 경찰은 침실에 들어갔을 때 방 전체에 구덩이가 생겼으며 그 곳에 제레미가 계속 흘러내리고 있는 흙으로 인해 목까지 파묻혀 있었다고 전했다. 경찰은 손을 뻗쳐 그를 잡아당길 수 있었다고 전하며 방을 막 빠져나올 당시 땅이 더 꺼져 들어가고 있었다고 전했다.

동생을 구하려 구덩이에 뛰어들었다가 자신마저 목숨을 잃을 뻔한 제레미는 경찰의 구조로 간신히 빠져나온 후 "동생이 살려달라는 외침을 듣고 급히 뛰어들었지만 눈앞에서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며 눈물을 훔쳤다.

가족들은 사고 이전에 주택 건물에 별다른 이상한 점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웃 주민은 10여 년 전에도 동네 한 집에 싱크홀 문제가 발행해 13대의 트럭이 와서 시멘트로 구덩이를 메꾼 적이 있다며 자신의 주택도 몇 곳에 금이 나 있지만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으며 지내왔다고 전했다.

동네 주택들은 대부분 1970년대 초에 지어졌으며 사고 주택은 1600스퀘어 피트 넓이로 콘크리트 외벽에 침실 4개와 화장실 2개로 되어 있다.

싱크홀은 지반 표면이 땅속으로 내려앉는 현상으로, 땅의 한 부분이 움푹 들어가 물이 고일 정도의 작은 웅덩이로부터 집 전체가 하루아침에 몽땅 내려앉거나 고속도로의 한 구간이 통째 가라 앉아 길이 끊기는 등 그 크기와 정도는 다양하다.

싱크홀 현상은 플로리다처럼 땅속 지반의 밀도가 높지 않은 석회암(Limestone)지대에서 나타난다는 것이 지질학자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수백만 년 전부터 형성된 석회암은 크고 작은 규모의 구멍들을 갖고 있고 이 구멍들은 땅속으로 스며든 지하수를 담고 있다. 그러나 비가 너무 많이 오거나 혹은 반대로 너무 오랫동안 비가 오지 않을 경우 석회암 구멍들 속에 고인 물의 압력이 변화하게 되면서 일종의 '내려 앉음' 현상을 일으키게 된다.

싱크홀 현상은 플로리다에서 흔히 발생하고 있다. 이때문에 플로리다는 주 법에 의해 주택 보험에 싱크홀 보상과 관련한 조항을 넣도록 하고 있다. 이번에 사건이 발생한 지역을 포함하고 있는 힐즈버러 카운티의 경우 싱크홀 사례를 공식한 기록한 1954년 이래 500건 이상의 싱크홀 발생 보고가 있었다.

플로리다 전체에서 싱크홀 보고는 1만5000건으로 집계되어 있다. 지질학자들은 탬파와 올랜도 데이토나 비치를 잇는 주간 고속도로 I-4 인근 지역은 싱크홀 취약지역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최근 가장 큰 싱크홀에 대한 보고는 1981년 올랜도 윈터파크 지역에서 생긴 직경 400피트 싱크홀로, 스포츠카 5대, 집 한채와 가게 건물 두채를 삼켰다. 하지만 싱크홀 발생으로 사람이 사망한 경우는 아주 드물었다. 1954년 이후 이제까지 플로리다에서 싱크홀로 사망한 경우는 3건이며, 그 가운데 두 건은 샘을 파다가 땅이 꺼져 사망한 경우다.

덧붙이는 글 | <플로리다 코리아위클리>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싱크홀, #플로리다, #땅꺼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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