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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이명박 대통령은 '불도저'다. 29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까지 특별사면을 반대했지만, '6인회 멤버'인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은 석방하고, 지난 2008년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으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박희태 전 국회의장은 사면하는 등 55명에 대한 특별사면을 단행했다. 물론 2009년 1월 용산참사 관련 수감자 5명이 포함됐지만 거센 비판은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특별사면 관련,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우리 정부 출범 시 사면권을 남용하지 않을 것이고 재임 중 발생한 권력형 비리 사면은 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적이 있다"면서 "이번 사면도 그 원칙에 입각해서 실시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정한 사면 기준은 ▲대통령 친인척 배제 ▲임기 중 발생한 권력형 비리 사건 제외 ▲중소중견기업인으로서 경제기여도 및 사회봉사 정도 ▲사회 갈등 해소 따위다.

임기 중 발생한 권력형 비리는 제외했다는 말을 듣고 믿을 이가 누가 있을까? 최시중과 천신일이 권력형 비리가 아니면 '좀도둑'인가? 누리꾼들이 이번 사면을 두고 '유체이탈' 정수를 보여줬다는 말도 틀린 게 아니다.

언론장악 장본인 최시중 VIP병실에 지냈고, 특별사면...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누구인가? 그는 2007년 MB대선 캠프를 좌우했던 '6인회' 중에서도 이 대통령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과 더불어 핵심 중 핵심으로 MB정권 출범 1등 공신이다. 이명박 정권 공신록은 '최시중'이라는 이름을 맨 앞에 적었다. 그 대가로 이명박 정권하에서 방송통신위원장에 앉았고, 그 힘으로 언론을 장악했다. 언론 장악 과정에 말한 어록이다.

"쇠고기 파문 확산과 이명박 정부의 지지율 하락이 방송 때문이며 그 원인 중 하나가 KBS 정 사장" - 2008년 3월과 5월 김금수 당시 KBS 이사장을 만난 자리
"공영방송으로서의 MBC, 민영방송으로서의 MBC 등 여러 형태로 일컬어지고 있는 문화방송의 오늘의 현실에서 과연 MBC의 정명(正名)은 무엇인가. 이 자리가 축하의 말보다 오늘의 현실을 다시 돌아보는 냉엄한 자리가 되길 바란다" - 2008.12.19 MBC의 최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창립 20주년 기념식
"영도자 이 대통령을 지원하는 열정을 가슴에 새기자"(2008년 '영포회'송년모임)
"2기 방통위원장으로 내정됐다는 통보를 받은 뒤, 일부 언론 등에서 내가 언론의 자유를 억압한 당사자라고 비판하는 것을 보고 비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 2011.3월 17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
"이명박 정부는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 적이 없다." - 2011.11.09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
"광고를 비용이 아닌 투자의 관점에서 보고 기업들은 광고비 지출을 늘려야 한다. 광고가 활성화돼야 산업이 큰다. 기업들이 광고 활성화에 나서야 한다." - 2011.12.06 대기업 광고담당자들 만남 자리

이렇게 민주주의 근간인 언론자유를 훼손해놓고, 2006년에서 2008년 사이 파이시티 개발사업 인허가 청탁 명목으로 이정배 파이시티 전 대표로부터 8억 원 가량을 수수한 범죄 사실로 1심과 2심에서 징역 2년 6월에 추징금 6억 원이 선고됐었다. 수감 중에도 그는 법원 허락없이 삼성병원의 VIP층에서 머물기도 했다. 그런 그를 이명박 대통령은 "우리 정부 출범 시 사면권을 남용하지 않을 것이고 재임 중 발생한 권력형 비리 사면은 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적이 있다"며 최시중을 사면했다.

천신일 전 세중나모회장은 지난 대선 때 이명박 후보가 낸 특별당비 30억 원을 빌려줬고, 지난 2010년 12월 대우조선해양 협력업체 대표한테서 은행 대출 등 청탁과 함께 40억여 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이 대통령은 "고령 운운" 하면서 사면했다. 이쯤 되면 일반 사람들과 사고 체계가 다르다고 밖에 할 수 없다. 정말 유체이탈 정수를 보여주었다.

"고약한 '장난사면'"

이들 특별사면에 대해 거센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미디어몽구(@mediamongu)는 "MB가 끝내 특별사면을 강행했습니다. 특사명단엔 멘토인 최시중과 절친인 천신일을 포함시켰습니다. 권력 이용해 비리 저지른 부패된 인간을 사면 했습니다. 병원 VIP실에서 형기 채우는 죄책 없는 인간을 사면 했습니다. 여론이여 분노 하십시오"라고 분노하라고 외쳤다.

민변 이재화 변호사(@jhohmylaw)도 "특별사면자 명단보니 기가 막힌다. 박희태, 최시중, 천신일, 김효재, 현경병, 서정갑 등 측근들과 수꼴들만 우글거리고, MB 비판한 정봉주 전의원, 시국사건 관련자들, 노동계 인사는 보이지 않는다. 원칙도 명분도 없는 참으로 고약한 '장난사면'이구나"고 직격탄을 날렸다.

고발뉴스 이상호기자(@leesanghoC)는 "'삼성X파일' 보도로 함께 재판 받았던 김연광(당시 월간조선 편집장, 이후 청와대 정무비서관)씨가 사면, 복권됐다"면서 "덕분에 유일한 통신비밀보호법 전과자로 남게 되었다. 디테일이 살아있는 MB"라고 했다.

민주당 김진애 전 의원(@jk_space)은 "이명박 대통령은 오늘 국무회의에 특사안 올린다고, 박근혜 당선인은 반대 립서비스만, 김용준 후보 부동산투기 의혹은 산넘어 산, 이동흡 내정자에 대해선 다들 모르쇠, 주류언론들은 박근혜 길들이기… 해괴한 풍경!"라고 탄식했다.

@justi***는 "박근혜도 반대한다는 특별사면 강행. 최시중, 천신일, 박희태를 주목하는 기사가 많지만 난 임헌조와 서정갑이 눈에 띈다. 이명박의 일관성은 인정받을 측면이 있다. 쌍용차 관련 구속자들을 제외한 걸 보더라도. 마지막까지 권력을 사적으로만 활용하는 욕정!"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극우인사는 사면, 정봉주 전 의원은 제외

임헌조는 전 민주노동당 창립 멤버이자 현 뉴라이트 전국연합의 사무처장이고, 서정갑 국민행동본부장은 지난 2009년 5월 노무현 대통령 영정사진을 철거했다. 

당시 그는 "덕수궁 대한문 앞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가 통행을 방해하고 도시 미관을 해쳐서 경찰을 대신해 철거했다"고 밝힌 뒤 "(수거해 간) 노 전 대통령 영정은 봉하마을에 잘 도착했다"고 말했던 이로 대표적인 극우 인사다.

이처럼 측근과 극우 인사는 사면했지만, 쌍용자동차 노동자와 정봉주 전 의원은 사면 대상에서 제외됐다. 정말 대단한 우리 가카시다. 우리 가카는 임기 마지막까지 유체이탈 결정판을 보여주었다.


태그:#특별사면, #이명박, #최시중, #천신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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