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이상일 새누리당 대변인(자료사진).
 이상일 새누리당 대변인(자료사진).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촉각을 세우고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의 선대위 해단식 메시지를 지켜본 새누리당은 안도의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안 전 후보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지지를 강하게 천명하지 않고 '홀로서기'에 방점을 찍으면서, 그동안 두려워했던 '안철수 변수'가 사라졌다는 평가다.

안 전 후보의 메시지가 나온 직후 이상일 새누리당 대변인은 공식 논평에서 "안철수 전 후보가 희망하는 국민대통합, 정치쇄신, 경제위기 대비 등은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가 일관되게 추구해왔던 어젠다들"이라며 "이런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는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정진, 또 정진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변인은 "과거에 집착해온 민주당과 문재인 후보는 오늘부터라도 네거티브는 좀 자제하고 국민의 삶을 챙기는 좋은 정책 내놓고 멋진 경쟁을 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안 전 후보가 '이번 대선은 거꾸로 가고 있다'고 한 비판을 '우리는 새 정치를 하고 있다. 안 하고 있는 건 문재인 후보다'라는 식으로 피해가려고 한 것.

"'안철수 변수' 오늘부로 사라져"... "문재인 못 돕는 이유 밝힌 것"

공식 논평에선 호불호를 드러내지 않았지만, 새누리당은 안 전 후보의 이날 발언 내용에 안도하는 분위기다. 이날 오후 안 전 후보의 해단식 연설을 TV 중계로 지켜본 권영진 전 의원(새누리당 중앙선대위 상황실 전략조정단장)은 "우리가 예상했던 범주 내의 입장표명이었다"고 평가했다.

권 전 의원은 "안철수 전 후보가 이제는 단일화의 늪에서 빠져 나와 자기 정치를 시작하겠다는 선언으로 봤다"며 "(안 전 후보가) '이번 대선이 거꾸로 가고 있다'고 얘기한 데서는 자신이 이번 대선에 적극 뛰어들지 않을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문재인 후보 지지 여부도 애매모호하게 말했다"고 해석했다.

안 후보의 '문재인 지지' 메시지가 지난달 23일 후보사퇴를 발표하면서 했던 '문재인 후보를 성원해달라'는 말을 다시 꺼낸 데에 불과했고, 안 후보의 말의 방점이 '이번 대선은 새 정치에 역행한다'에 찍혀서 새누리당과 민주당 기성 정당을 똑같이 비판한 걸 문재인 후보 지원으로 볼 수 없지 않느냐는 것이다.

권 전 의원은 "어떻게 보면 (안 전 후보 자신의) 19대 대선 출마선언 같은 느낌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고도 했다. 안 전 후보가 문재인 후보 지지보다는 홀로서기 의지를 확고히 하면서 향후 대권 도전을 위해 자신의 '새 정치' 깃발을 높이는데 주력했다는 것.

권 전 의원은 "이번 대선의 중요한 쟁점으로 꼽았던 '안철수 변수'가 오늘부로 사라졌다. 이제는 (박근혜·문재인) 두 후보끼지 본격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구도가 됐다"고 평가했다.

박근혜 후보 측근인 김재원 의원도 "(안 전 후보가) 차기(19대) 대선 헤게모니 쟁탈전에 나갈 수 있도록 '문재인 지지' 기록만 남겼다, 그 정도 의미만 있다"고 평가했다. 김 의원은 "그 정도의 소극적 지지선언으론 대선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 같다"며 "오히려 야권 지지자들 사이에서 안철수에 대한 실망감만 높아져서 안철수 현상은 오늘로 끝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새누리당 부설 여의도연구소의 부소장인 신동철 부소장은 "안철수가 문재인 후보를 도와주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오늘 얘기는 자신이 야권의 대체세력이 되겠다는 명확한 메시지로 봐 진다"고 해석했다.

신 부소장은 안 전 후보가 이날 '이번 대선은 거꾸로 가고 있다'고 한 부분을 "문재인 후보에게 한 말로 들린다. '새 정치를 하겠다고 서로 약속을 해서 후보 단일화를 했는데, 당신은 지금 새 정치를 하지 못하고 네거티브만 하고 있지 않느냐'고 지적한 것"이라고 풀이하면서 "자기가 왜 문재인을 돕지 못하는지를 밝힌 것"이라고 규정했다.

신 부소장은 "전문가들끼리는, '안철수가 문재인을 도와주면 3%포인트 정도는 (지지율 상승)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봤는데, 이제는 그 자체도 의미가 없을 것 같다"고 예측했다.

"지지층 결속시킨 뒤 지지선언할 수도, '안철수 변수' 끝나지 않아"

안철수 전 대선 후보가 3일 서울 공평동 진심캠프에서 열린 해단식에 참석한 뒤 승강기를 타고 떠나고 있다.
 안철수 전 대선 후보가 3일 서울 공평동 진심캠프에서 열린 해단식에 참석한 뒤 승강기를 타고 떠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관련사진보기


그러나 여전히 '안철수 변수'를 염두에 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선대위 대변인을 맡고 있는 조해진 의원은 개인 의견임을 전제로 "안 전 후보가 문 후보를 지지한다고 선언한 건 아닌 것 같은데, 그렇다고 안 전 후보가 선거 끝까지 아무런 액션도 하지 않을 거라고 넘겨짚을 순 없다"고 했다.

조 의원은 "안 후보의 이날 얘기는 일단 지지층 결속에 주안점을 둔 것 같다. 안 후보는 오늘 자신의 '새 정치' 노선이 여전히 살아있음을 확인시켜주고, 지지자들에게 함께하자는 메시지를 줬다"고 평가했다.

조 의원은 "상식적으로 봐도, 안 후보가 누구에 대한 지지선언을 하더라도, 자기 표를 먼저 단속해놔야 그 지지선언이 효과가 크지 않겠느냐"며 "안철수가 아니면 투표를 하지 않을 사람들을 다시 결집시켜서 나중에 지지선언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술적 효과도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조 의원은 "안 전 후보가 그런 포석을 하는지 안 하는지는 모르지만, 아직까지는 '안철수 변수'가 사라졌다고 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고 신중하게 내다봤다.


태그:#안철수, #새누리당, #변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