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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를 대략 둘러본 우리들은 저녁 먹거리를 사서 숙소가 있는 일성콘도로 이동했다. 원래 외식할 생각이었는데, 캠핑과 요리에 취미가 많은 태석이가 시장을 보고 자신이 직접 요리를 하겠다고 하여 간단한 반찬과 술, 고기를 조금씩 샀다.

내가 밥과 국을 준비하고 나머지는 전부 태석이가 자신이 자랑하는 일품요리를 하는 것으로 정했다. 오랜만에 모인 이유도 있지만, 말이 많은 친구들이라 사는 이야기를 하면서 저녁을 준비했다.

연우를 위해서 쇠고기구이와 사과, 귤, 포도 등 과일도 준비했다. 어른들은 맥주와 막걸리, 와인도 한 잔하면서 식사와 함께 술, 안주를 먹었다. 태석이가 쇠고기구이를 하여 먼저 식사를 한 연우는 TV를 보았고, 우리들은 술을 한 잔 더했다.

무주 일성콘도
▲ 무주에서 저녁에 먹은 영주막걸리 무주 일성콘도
ⓒ 김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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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얼마 전 고향에 갔다가 가져 온 영주막걸리를 한 잔했고, 윤정이는 유럽산와인을 나머지 친구들은 맥주를 마셨다. 각자의 취향이 독특하여 술도 여러 종류를 마셨다. 태석이가 원래 요리를 잘하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번에는 확실하게 구이류를 너무 잘했다. 특히 마지막 안주로 마련한 조개구이는 정말 맛있었다. 그리고 특별히 준비했다는 맥주레몬조개찜은 빅히트였다.

요리에 관심이 많은 태석이의 작품
▲ 무주에서 먹은 맥주레몬조개찜 요리에 관심이 많은 태석이의 작품
ⓒ 김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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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친구들이 맥주 안주로 많이 먹는다는 조개찜으로 맥주를 넣어 끓인 다음 레몬으로 향을 더해 남다른 묘미가 있었다. 늦은 밤까지 술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다가 대충 씻고는 잠자리에 들었다.

나는 연우랑 태석이와 같은 방에서 잠을 잤는데, 추울 것 같아 방을 좀 뜨겁게 했다. 하지만 새벽에는 너무 더워서 문을 전부 열고는 잠을 잤다. 일교 차가 생각이상으로 많이 나서 잠을 자는 것도 힘들었다.

6시에 일어나 아침을 준비하여 김치찌개로 간단하게 식사를 했다. 다행히 저녁에 사 둔 김치가 많이 남아 계란부침과 김치요리를 만들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우리들은 차를 타고는 설천면 심곡리에 있는 '무주덕유산리조트'로 향했다.

단풍이 좋은 길 섶
▲ 무주의 가을 단풍이 좋은 길 섶
ⓒ 김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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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0분 정도 천천히 차를 몰면서 주변의 단풍을 즐기며 이동했다. 본격적인 가을이 되어서 인지 산이 높고 골이 깊은 고장이라서 그런지 무주의 단풍은 무척 아름다웠다.

스키시즌도 아닌데 리조트에 간 것은 잠시 시간을 내어 곤도라를 타고 덕유산에 올라보기 위해서다. 덕유산 정상인 향적봉에는 한 번도 올라 본 적이 없고 아이가 있어 편하게 올라가는 방법이 곤도라를 타는 것이라고 하여 간 것이다.

무주덕유산리조트
▲ 무주군 무주덕유산리조트
ⓒ 김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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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9시도 되지 않은 시간임에도 벌써 대기자가 많아 1시간은 기다려야 한다고 하여 표를 준비하고는 어른들은 리조트 내부 산책을 하고 연우는 놀이공원으로 가서 잠시 놀이기구들 탔다.

유럽의 풍광 같다
▲ 무주덕유산리조트 유럽의 풍광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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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부지가 넓고 크다. 2백만 평이 넘는 터에 국립공원과 조화를 이루어 자연과 인간, 예술과 건강이 하나되는 사계절 종합 휴양지로 손색이 없었다. 통나무 주택과 호텔 등은 오스트리아풍으로 이루어져 있어 마치 유럽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큼 경관이 좋았다.

무주덕유산리조트
▲ 무주덕유산리조트 무주덕유산리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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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과 함께 리조트 내부의 판매장, 놀이공원 등을 살펴 본 다음 차를 한 잔하고는 곤도라를 타고 덕유산 정상이 있는 향적봉으로 올랐다.

연우는 놀이기구를 타다
▲ 무주덕유산리조트 연우는 놀이기구를 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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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세상이 얼마나 좋은지 등산하는 재미는 전혀 없었지만, 덕유산의 최고봉인 향적봉(香積峰:1,614m) 바로 코앞까지 곤도라가 올라갔다. 덕이 많고 너그러운 모산(母山)이라 이런 덕을 관광객들에게 베풀어주어 '덕유산(德裕山)'인가 보다.

곤도라에서 내려 해발고도로 20미터 정도만 올라가면 정상이다. 천천히 등산하는 기분으로 10~15분 정도를 걸어가니 바로 향적봉이 나타난다. 정상에 오르니 좌우에 경남 거창군과 전북 무주군이 보인다.

덕유산 정상까지 곤도라를 타고
▲ 무주덕유산리조트 덕유산 정상까지 곤도라를 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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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적봉 오르는 길 주변에 나무, 풀, 동식물이 무척 많음을 느낄 수 있었다. 덕유산에는 250여 종의 식물과 116종의 조류, 446종의 곤충류, 19종의 어류, 95종의 거미류가 서식한다고 하니 대단하다.

멀리 단풍들 사이로 민가와 호수도 보이고, 논과 밭도 보인다. 정상 부근은 대체로 평탄한 지형이다. 능선이 생각보다 평평하여 아이들도 쉽게 오른다. 나는 바람이 많이 불지만, 쓰러지지 않고 비스틈하게 자라고 있는 나무들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정상에서 본 아래
▲ 무주덕유산리조트 정상에서 본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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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보원추리나주목, 가문비나무, 눈향나무, 철쭉, 반송, 음나무, 주목 등이 보인다. 곤도라를 타고 너무 편하게 정상까지 올라와서 그런지 다들 지치지 않은 표정으로 간식도 먹고 기념촬영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우리들도 이곳저곳을 보면서 전망을 살피고 나무도 보면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하산을 한다. 아래로 내려와 다시 곤도라를 타려고 해도 30분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관계로 나와 태석이는 줄을 서고 연우와 다른 여자 친구들은 주변을 더 돌았다.

덕유산 정산에서 기념 촬영
▲ 무주덕유산리조트 덕유산 정산에서 기념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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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쉽게 올라 등산이 주는 즐거움은 없었지만, 가족들과 함께 산책을 하고 좋은 공기와 바람을 맞고 단풍을 즐기기에는 나름 좋은 코스였다. 겨울에는 당연히 스키를 타기 위해 오는 사람이 많겠지만, 다른 시즌에도 휴가를 즐기거나 그냥 편히 쉬기 위해 오는 사람이 많은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산을 하니 벌써 점심을 먹을 시간이 다 되었다.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는 인근의 절이라도 둘러 볼 생각이었지만, 연우가 피곤하다고 하여 일단 식사를 한 다음 결정을 하기로 하고는 적상면 괴목리에 있는 '반디골 손두부마을'로 이동하여 두부와 김치찌개로 점심을 했다.

점심으로 먹은 두부김치찌개, 이번엔 실패다
▲ 무주군 점심으로 먹은 두부김치찌개, 이번엔 실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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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지에서 식사는 자주 실패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번에도 생각보다 맛이 없어서 무주 특산품인 '머루막걸리'를 조금 마시는 것으로 위안을 삼았다. 점심을 먹은 우리들은 서울까지 돌아가는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다는 생각에 파장을 하기로 하고는 각자 길을 나섰다.

겨울 스포츠와 반딧불이의 고장으로만 알고 있었던 무주는 단풍과 휴식을 겸한 가족휴가지로도 무척 좋았다. 특히 아이들이 좋아하는 각종 학습체험장과 놀이공원이 있어 연우를 만족하게 하는 것을 보니 말이다. 겨울에도 시간을 내어 한 번 더 가고 싶어지는 곳이다. 


태그:#무주덕유산리조트, #무주군, #덕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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