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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강기갑 통합진보당 전 대표의 탈당에 이어 권영길, 천영세 전 민주노동당 대표까지 탈당에 가세하면서 본격적인 통합진보당의 분당이 개시되었다. 그간의 지지부진했던 재창당 노력이 결국 실패로 끝나면서 비례대표의원 4명의 '셀프제명'이 이뤄졌고, 당 내 신당권파 인사들의 탈당을 시작으로 예고되었던 분당 수순은 앞으로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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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권파 의원 중 한 명인 노회찬 통합진보당 의원은 오마이뉴스 팟캐스트 방송 <이슈 털어주는 남자>(이털남)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내일(12일) 진보정치혁신모임 운영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탈당시점을 결정할 것"이라며 "탈당은 현실적으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노 의원은 이번이 세 번째 탈당(2008년 민주노동당 분당, 2011년 진보신당 탈당)이다. 노 의원은 "어떤 정당한 사유와 배경이 있다 할지라도 정치하는 사람으로서 상당히 곤혹스러운 사실"이라며 구당권파와의 갈등을 예견하지 못했느냐는 질문에 "보랏빛 꿈만 꾼 것은 아니지만 문제가 벌어졌을 때 해결하려는 노력이 충분치 못했다고 반성한다"고 대답했다.

노 의원을 비롯한 신당권파 의원들은 분당 수순을 마치고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에 나설 계획이다. 그러나 아무래도 기층조직의 지지를 통한 외연 확대 없이는 그 규모가 예전에 비해 많이 줄어들어 여러 가지 어려움에 종착할 수 있다는게 세간의 시각.

노 의원은 "저희가 2002년 민노당 만들 때도 7000명으로 시작했다"며 "시작할 때 규모의 문제가 아니라 함께할 수 있는 범위를 얼마나 넓게 볼 수 있을지의 문제"라고 말했다. 최대한 넓게 지지층을 확보할 수 있도록 기층조직에 뿌리를 제대로 내려 대중적 진보정당 구실을 제대로 하겠다는 주장이다.

'세 번째 탈당' 노회찬, "탈당은 현실적으로 불가피한 선택"

통합진보당은 사실 창당 초기부터 국참당(국민참여당) 계로 대표되는 자유주의 세력과의 결합이라는 이유 등으로 노동자성이 불명확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신당권파는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에는 그러한 노동자성 강화를 목표로 삼고 노동자 중심으로 창당에 나설 계획이다. 노 의원은 "진보정당이라면 당연히 힘들게 살아가는 이들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게 기본"이라며 또한 "그동안 말로만 그쳤던 유연한 진보, 폭넓고 대중의 상식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진보의 내용이 부족했다면 채워내겠다"고 말했다.

한편 노 의원은 민주노총이나 전농과 같은 기층조직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 것이냐는 질문에 "노력하고 있지만 민노총이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일을 그렇게 쉽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렇게 된다면 과거의 형식적인 지지, 지원 관계가 갖는 맹점을 메꾸어 나갈 것"이라고 대답했다. 민주노총과의 지지와 지원이 무비판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서로 긴장감을 가지고 필요할 때는 강력하게 견제하고 비판할 수 있으면서 조합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실질적 지지를 받는 그런 생산적 관계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다만 노동성 강화를 비롯하여 기층조직의 지지를 얻는다고 하더라도 대중성 확보를 해내지 못하면 대중적 진보정당으로서의 의미를 갖지 못할 것이다. 노 의원은 "자기 생각이 분명해야 연애도 잘 할 수 있다고 본다"며 "뿌리를 갖추지 못하고 그때그때에 따라 기웃거리는 것은 외연을 넓히는 게 아니라 고정적인 외연이 없어지는 문제에 봉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진보정당답게 진보개혁을 바라는 서민층에 확고한 뿌리를 내리고 그에 기반한 힘을 얻어야 중산층까지도 함께 연대할 수 있다는 것.

이렇듯 야심차게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에 들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유시민 전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를 비롯한 국참당 계열은 차라리 민주통합당과 성향이 가깝지 않느냐는 지적도 있다. 새로운 당에서는 불협화음 가능성이 없느냐는 질문에 노 의원은 "나쁜 가능성을 줄이고 좋은 가능성을 늘리도록 노력하는 게 정치라고 생각한다"며 "함께하는 데에 더 익숙해져야 하고 노력을 해야 한다는 걸 현재의 통진당을 함께 했던 제 세력들이 시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셀프제명, 더 나쁜 상황 피하기 위한 불가피한 측면 이해해주길"

한편 이번에 분당이 개시되는 과정에서 비례대표 4인의 '셀프제명'이 일종의 편법이 아니냐고 지적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러한 반응에 노 의원은 "그것이 그렇게 아름답기만 한 상황은 아니라는 걸 저희는 분명히 알고 있다"며 "선택할 수 있는 몇 가지 중에 더 나쁜 상황을 피하기 위한 불가피한 측면을 이해해주십사 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정희 전 공동대표의 대선 출마선이 불거지는 데에 대해 노 의원은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쳤던 상황을 생각할 때 그렇게 하지 않는 게 본인과 진보정치 모두를 위해서 더 바람직하다"며 "출마의 이유도 그간의 억울함을 항변한다는 식인데 그런 방식은 오히려 몸에 해로울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할 당사자로서 당분간은 자숙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

마지막으로 노 의원은 "20년 전부터 진보정당을 제대로 만드는 일을 필생의 과업으로 해서 여기까지 왔다"며 "당을 제대로 세우는 데에 어떠한 역할이든 제가 맡을 필요가 있다면 무엇이든 충분히 맡겠다"고 밝혔다.


태그:#이털남, #통합진보당 분당, #셀프 제명, #노회찬, #진보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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