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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 대선 경선에 나선 문재인 후보(오른쪽)와 손학규 후보가 3일 오후 광주MBC 공개홀에서 열린 광주전남 토론회에 참석해 취재진에게 포즈를 취한 뒤 각자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에 나선 문재인 후보(오른쪽)와 손학규 후보가 3일 오후 광주MBC 공개홀에서 열린 광주전남 토론회에 참석해 취재진에게 포즈를 취한 뒤 각자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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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 국민경선에서 새삼스레 2003년 대북송금특검이 도마에 올라 현재 1위 문재인 후보와 2위 손학규 후보가 불꽃 공방을 벌였다.

3일 오후 광주·전남지역 방송3사를 통해 생중계된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토론회에서 손학규 후보는 대북송금특검법을 거론하며 문재인 후보에 공세를 폈다. 지난 2003년 한나라당이 통과시킨 대북송금특검법에 노무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 김대중 정권의 비밀 대북송금의 전모가 드러났던 일에 대해 당시 노 대통령을 보좌했던 문 후보의 책임을 물은 것.

광주·전남지역 경선이 6일로 예정돼 있는 가운데 이 지역에 방송된 TV토론회에서 이 문제를 부각시킨 것은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애정이 깊은 이 지역에서 대북송금특검 실시에 대해 참여정부를 지탄하는 여론이 높은 상황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손 후보는 "나는 대북송금특검 실시는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대북송금특검이 참여정부 초기 남북관계 진전에 상당한 피해를 줬고, 남북관계의 발전에 많은 저해요소가 됐다"며 "국민은 분열됐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큰 상처를 받았다"며 "문재인 후보는 지금도 대북송금특검에 대해 똑같은 입장이냐"고 물었다.

이에 문 후보는 "(특검실시가) 바람직한 일이 절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호남지역에 상처를 드린점은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이어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도 절대로 하고 싶지 않았던, 피하고 싶었던 일"이라며 "참여정부는 햇볕정책을 고스란히 계승하지 않았느냐, 나는 햇볕정책과 참여정부의 대북정책을 그대로 이어가면서 계승·발전시킬 것"이라고 답했다.

문재인의 반격 "햇볕정책 발목잡은 건 손학규 몸 담았던 한나라당"

손 후보는 다음 질문 순서에서도 "김대중 전 대통령이 퇴임 열흘 전에 밤새도록 직접 쓴 담화문에서 대북송금특검을 중단해달라고, 남북관계의 긴장완화와 국익의 발전을 위해 각별한 정치적 결단을 내려달라고 호소를 했다"며 "당시 당에서도 (노무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했는데도 하지 않았고, 지금까지도 문재인 후보는 그 점에 대해 계속 변명을 하고 있다. 이게 책임 있는 정치냐"고 따졌다.

이에 문 후보는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제대로 발전시킨 게 참여정부이고 노무현 대통령"이라며 "햇볕정책을 발목잡고 비방한 게 손 후보가 몸담고 있었던 한나라당이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김두관 후보는 "대북송금특검 때문에 참여정부 초반부터 3년 정도 남북관계의 진전이 미뤄졌다"며 "남북정상회담도 퇴임 1년 전에야 이뤄지고 대북정책이 10·4선언으로 구현되는 데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문 후보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다시 발언 기회가 주어졌을 때, 문 후보는 "대북송금특검은 노무현 대통령도 결코 원하지 않는 일이었다. 그 점은 아실 것"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한 뒤 "노무현 대통령은 햇볕정책을 계승·발전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성과를 냈다. 저도 다음 정부 임기 중에 남북연합을 이루겠다고 하지 않는가. 과연 누가 김대중 대통령의 정신을 이어가고 있느냐"고 강조했다.

손학규 "친노 패권주의, 모바일 세력의 작전에 민심 짓밟혀"

이날 후보들은 경선의 파행 책임공방도 치열하게 벌였다. 손학규 후보는 문재인 후보에게 압도적인 지지표가 나오고 있는 모바일 투표상황을 '친노세력의 모바일작전'이라고 명명했고, 문 후보는 손 후보에게 '국민의 성원을 폄훼말라"고 반박했다.

손학규 후보는 토론회 초반부터 "민주당 경선이 2부 리그로 전락하고 언론도 관심 밖이다. 투표율도 50% 이하로 떨어져 연설회가 끝나기도 전에 경선 투표가 끝나고, 정체 모를 모바일 세력의 작전 속에 민심을 짓밟히고 있다"며 "민주주의의 본향 광주·전남에서 친노 패권주의, 친노 세력의 작전에서 민주당을 구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문 후보가 곧바로 "내가 지금까지 6개 지역에서 모두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는데 그렇게 지지한 분들이 친노 패권주의에 의해 지지를 했다는 말이냐"며 "지금까지 100만이 넘는 국민들이 선거인단에 참여했는데 그런 말씀은 참여해주시는 국민들의 성원을, 정권교체를 위해 힘을 모으자는 뜻들을 폄훼하는 말이 아니냐"고 반박했다.

다시 손 후보는 "그런데 어떻게 모바일 투표와 투표소에서 직접 하는 투표가 그렇게 차이가 나는지 많은 국민들이 경악하고 있다"며 "'모바일 투표에 문제가 많다'고, '원천적으로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절실하게 얘기했지만 당권파는 들어주지 않았다"고 책임이 당 지도부와 문 후보 쪽에 있다고 강조했다. 

정세균 후보도 민주당 경선 열기가 떨어지고 있는 상황을 언급하면서 "문재인 후보도 3자(이해찬-박지원-문재인) 연합구도의 한 축으로 이런 사태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말하는 분이 있다"고 간접적으로 공격했다.

문재인 "합동연설회·TV토론 무산, 스스로 침뱉지 말자"

이에 문 후보는 "투표율뿐 아니라 (연설회) 참여 수도 많이 줄었는데, 언제부터 이렇게 됐느냐"며 "일부 후보들이 경선을 흔들고 (울산)합동연설회를 무산시키고 (충북)TV토론을 무산시키고 이렇게 경선이 국민에 아름답지 못하게 보이게 된 때부터 시작된 것이다. 지금부터 잘하자는 말씀"이라고 받아쳤다.

손학규 후보는 다시 "나는 분명히 말한다. 친노 패권세력이 노무현 정신을 훼손하고 있다. 노무현 정신은 지역주의, 패권주의, 패거리 정치를 거부하는 것이고, 희생과 헌신을 앞장서서 실천하는 것"이라며 "편한 데만 가서 쉽게 기득권에 안주하는 건 노무현 정신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문 후보가 참여정부 임기 종료 뒤 각종 선거에 후보로 나서달라는 당의 요청을 거절하다가 지난 4·11 총선에야 후보로 나선 걸 꼬집은 것.

자신에 대한 지지표를 '조직표' 동원표'로 몰아붙이는 손 후보의 공세에 문 후보는 "이대로라면 선거인단이 120만 명 쯤 될 것 같다. 이 게 사실은 굉장한 숫자"라며 "국민에 감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경선에 스스로 침을 뱉는 건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국민경선은 민심에 좌우되는 것이고 조직력이나 동원력에 의한 것이 아니다"라면서 "자기들의 조직력과 동원력이 기대한대로 안 나온다고 경선을 흔들 것이 아니다"라고 반격했다. 


태그:#대북송금특검, #민주당경선, #문재인, #손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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