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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프리카공화국 경찰이 파업 중인 광부를 향해 발포해 30명 넘게 숨지는 참사가 일어났다.

AP, CNN 등 주요 외신은 17일(한국시각) "남아공 노스웨스트주 러스틴버그 외곽에 있는 마리카나 백금 광산에서 파업을 벌이고 있는 시위대를 강제 해산하려다 총격을 가해 30명 이상 사망하고 78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영국 광산기업 론민이 개발하고 있는 마리카나 광산에서는 3천여 명의 노동자가 회사 측에 임금 인상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파업을 벌여왔다.

이날 경찰이 출동해 강제 해산을 시도했지만 칼과 창, 화기 등으로 무장한 광부들이 반발하자 결국 총격을 가했다. 경찰은 사망자가 34명이라고 밝혔지만 노동조합은 36명이라고 주장했다.

리아 피예가 남아공 경찰청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시위대가 폭력적인 무기를 앞세워 공격해오자 자기 방어(self-defense) 차원에서 발포했다"며 "지금은 누구를 가리켜 비난하기보다는 모두가 슬퍼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민주화 이후 최악 참사... 노동조합간 알력 다툼도 원인 

민주화 이후 공권력과 민간의 충돌로 인한 최악의 유혈 참사가 발생하자 남아공은 깊은 충격에 빠졌다. 야당과 노동조합은 즉각 진상조사를 요구하며 경찰을 고소하겠다고 나섰다.

제이콥 주마 남아공 대통령은 공식 성명을 통해 "이처럼 비이성적인 폭력에 충격과 놀라움을 감출 수 없다"며 "남아공 민주주의는 법이나 폭력 없이도 대화로 충분히 문제를 해결할 여유가 있다고 믿어왔다"고 안타까워했다.

남아공 주요 언론도 '킬링 필드', '학살' 등의 단어를 써가면서 경찰의 과잉 진압을 비난하고 있다. 또한 폭력 시위를 주도한 노동조합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여론이 많다.

파업의 배경에는 광산건설노조연합(AMCU)과 전국광산노조(NUM)로 이루어진 두 노동조합의 힘겨루기도 있다. 이들은 서로 다른 요구 조건을 내세우며 회사 측과 협상을 벌여왔고, 이 과정에서 대립하며 긴장감을 키워왔다.


태그:#남아프리카공화국, #제이콥 주마, #광산 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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