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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복구이, 전복찜 등 수산물이 어울렸습니다.
 전복구이, 전복찜 등 수산물이 어울렸습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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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어 달에 한 번씩 가는 음식점이 있습니다. 이 때에는 함께 가는 스님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자연식을 선호하는 스님이라 조미료가 들어가는 요리를 피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11일(토) 여수시 돌산 향일암 뒤쪽 마을인 성두에 위치한 전복 전문점 '온새미로'를 찾았습니다. 이곳은 2012여수세계박람회가 지정한 엑스포 공식 맛집입니다. 전복회, 전복구이, 전복죽 등의 전복 요리상은 1인 3만8천 원, 전복죽은 1인 1만8천 원입니다. 벽면을 둘러보니, 이런 문구가 붙어 있더군요.

"맛있게 드십시오. 맛있게 드시는 것이 보약(補藥)입니다."

'밥이 보약이다'란 말을 맛으로 재미있게 풀었습니다. 그동안 눈 여겨 보지 않았는데, 맞는 말이더군요. 이런 게 스토리텔링일 것입니다. 주인장인 심영기(60)·김해자(57) 부부에게 '맛있게 먹어야 보약'인 이유를 물었습니다.

"음식을 맛있게 먹어야 땀이 나 몸에도 좋답니다. 유산소 운동으로 땀을 빼야 노폐물이 빠져,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는 이치입니다."

이 정도라면 음식을 만드는 철학이 엿보였습니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바로 맛집 취재에 돌입했습니다.

전복회와 함께 나온 해산물.
 전복회와 함께 나온 해산물.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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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게 먹는 게 보약이란 문구가 확 들어왔습니다.
 맛있게 먹는 게 보약이란 문구가 확 들어왔습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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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복구이에 대추와 은행을 더해 영양의 조화를 꾀했습니다.
 전복구이에 대추와 은행을 더해 영양의 조화를 꾀했습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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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 자리 잡은 박정규(39)씨 일행에게 양해를 구해 밑반찬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들이 이곳에 온 이유가 아주 엉뚱했습니다.

"돌산 드라이브를 하다가 기름이 떨어져서 주유소를 찾느라 끝까지 왔는데, 좋아하는 전복집이 보여서 들어오게 됐어요."

먹을 복이 있는 사람임이 분명했습니다. 이야기하는 사이 전복 코스 요리가 나왔습니다. 야생화로 한껏 멋을 부린 데코레이션이 마음에 들더군요. 주인장에게 물었더니 "전복 양식도 직접한다"면서 "자연산도 있어요"라고 말합니다. 자연산 전복을 갖다 놓은 이유는 손님이 자연산을 요구하기 때문이라네요.

자연산 전복을 보여 달라고 요청했더니, 음식점 옆에 있는 양식장에서 어른 손바닥 크기의 자연산 전복을 잡아 올리더군요.

주인장은 "자연에서 이 크기로 자라려면 10여 년을 넘어야 한다"며 "이건 한 마리당 10만 원한다"고 합니다. 또한, 자연산 전복은 1kg당 20여만 원 한다네요. 돈이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두 말할 것 없이 자연산 전복 요리를 부탁했습니다.

양식 중인 전복은 씨알이 작았습니다.
 양식 중인 전복은 씨알이 작았습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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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산 전복은 씨알이 굵었습니다. 10여년 자라야 이 크기가 된다더군요.
 자연산 전복은 씨알이 굵었습니다. 10여년 자라야 이 크기가 된다더군요.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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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산 전복이 주인장 손바닥만합니다.
 자연산 전복이 주인장 손바닥만합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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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산 전복 요리를 기다리는 사이 박정규(39)씨 일행이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그들에게 음식 품평을 들었습니다.

"양도 적당하고, 무엇보다 깔끔하고 맛있어요. 게다가 경치까지 좋아서 다음에 또 오고 싶은 곳입니다."

주인장이 자연산 전복 회와 내장을 들고 왔습니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물었습니다.

"이거, 진짜 자연산이에요?"
"예. 저희는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음식도 집에서 해 먹는 식으로 하니까, 서울에서 비행기 타고 오는 단골 손님도 있는 정도에요."

전복 한 점을 씹었습니다. '헉~, 이럴 수가…'란 탄복이 절로 나왔습니다. "전복은 자연산과 양식의 맛 차이가 거의 없다"고 하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입에서 꼬들꼬들 씹히는 질감 차이가 분명했습니다. 이래서 자연산을 찾나 봅니다. 이런 맛을 보는 건, 사바 세계에서 극락 세계를 느끼는 것과 같은 행복이자, 사람답게 사는 일일 것입니다.

전복죽입니다.
 전복죽입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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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부르다며 손사레치던 지인, 자연산 전복은 거침없이 먹었습니다.
 배부르다며 손사레치던 지인, 자연산 전복은 거침없이 먹었습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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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산 전복은 크기 만큼이나 쫄깃함이 진했습니다.
 자연산 전복은 크기 만큼이나 쫄깃함이 진했습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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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제 블로그에도 올립니다.



태그:#전복, #2012여수세계박람회, #전복회, #전복죽, #온새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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