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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자들과 당선의 기쁨을 나누는 이학영 후보
 지지자들과 당선의 기쁨을 나누는 이학영 후보
ⓒ 유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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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군포시민들은 '시민운동가' 이학영 민주통합당 후보를 선택했다. 오후 11시 현재 개표가 86.24% 진행된 가운데 이학영 후보가 5만7455표(52.15%)를 얻어 5만2706표(47.84%)를 얻은 새누리당 유영하 후보를 누르고 사실상 당선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선대본부장이 유영하 새누리당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3번이나 군포를 찾았지만 통하지 않았다. 이 후보의 당선으로 군포시민들은 이학영을 '강도'가 아니라 '민주화운동관련자'로 인정하면서 높은 신뢰를 나타냈다고 풀이할 수 있다.

이학영 후보 역시 군포시민들이 '시민운동가의 삶'을 살았던 자신을 신뢰했기 때문에 당선될 수 있었다는 당선소감을 밝혔다.

방송 3사의 여론조사가 이학영 후보의 당선을 예견한 뒤, 이학영 후보 선거사무실은 축제분위기에 휩싸였다. 오후 8시 30분경 이 후보가 선거사무실에 나타나자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짙은 쥐색 양복을 말끔하게 차려입은 이학영 후보는 상기된 표정으로 활짝 웃었다.

이학영 후보는 이번 선거를 어렵게 치렀다. 유영하 후보측에서 '남민전 사건'을 거론하면서 사건의 전후맥락은 전부 생략한 채 강도상해로 실행을 선고받았던 사실만을 부각시켰던 것. 유 후보 측에서 이 문제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면서 한 때 이 후보는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마지막으로 웃은 사람은 이학영 후보였다.

"시민운동 때 해결 못한 과제들 해낼 것...  시민들과 함께 하는 정치 구상"

환하게 웃고 있는 이학영 후보
 환하게 웃고 있는 이학영 후보
ⓒ 유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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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선소감은?
"평생 정치를 처음해보는 건데 이렇게 힘든 건 줄 몰랐다. 안 된 것 보다는 된 것이 기분이 좋다. 시민운동을 하면서 답답할 때가 많았는데 정치권에 들어갔으니까 시민운동 할 때 해결하지 못했던 과제들을 열심히 하겠다. 특히 이번에 선거운동을 하면서 시민들이 경제적인 불안, 삶의 불안, 미래에 대한 불안이 굉장히 크다는 것을 느꼈다.

민주통합당과 야권이 함께 실업자나 사업에 실패한 사람,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최소한의 복지 시스템을 만들지 않으면 우리 사회는 아무리 경제가 성장해도 불안 속에 살 수밖에 없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없다. 서민들에게 안정된 삶의 시스템을 어떻게 만들어주느냐가 최고의 정치과제인 것 같다. 쉽지는 않겠지만 열심히 하겠다."

- 어려운 선거를 했는데 언제가 가장 어려웠나?
"상대후보가 마음의 상처를 줄 때 가장 힘들었다. 육체가 힘든 것은 견딜 수 있는데 마음의 상처는 견디기 힘들었다. (상대후보의 일방적인 비방에) 내가 일일이 다 답변할 수 없으니 답답했다. 나야 견딜 수 있지만 나를 지지하고 같이 선거운동을 한 사람들이 얼마나 상처를 받을까, 생각하니 그게 가슴 아팠다. 가슴에 상처를 안 주고 이성적으로 하는 선거면 참 좋겠다. 즐겁게 축제가 되는 선거가 되면 참 좋겠다."

- 승리의 요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저를 지지한 것보다 국민들의 현 한국사회에 대한 불안과 이명박 정부에 대한 불안 그리고 반감, 세상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표심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생각한다. (상대후보가) 네거티브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은 나를 선택한 것은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삶이 시민들에게 신뢰를 주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 시민운동가가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었다. 군포의 시민운동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것 같은데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군포에도 시민운동을 열심히 하시는 분들이 있으니까 시민운동은 그분들이 앞장 서실 것이다. 지금까지는 정당이 소수의 정치인 중심이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시민들이 스스로 참여하면서 즐거워할 수 있는 정당을 만들고 싶다. 시민이 중심이 되지 않으면 정당이 뿌리를 내릴 수 없다. 시민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고, 정치의 중요한 의제에 대해 참여하고 판단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함께 할 생각이다."

- 중앙정치보다 지역정치를 더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지역정치란 무엇인가?
"시민들이 정치가 중요하고 삶의 중요한 가치라는 생각을 하도록 해야 한다. 지금까지 정치는 선거 때만 관심을 가지는 것, 욕만 하는 것으로 여기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다. 시민 자신의 삶을 정치가 결정한다는 것을 시민들이 알게 해주는 게 시민정치의 첫 번째 과제라고 본다. 그래서 그것을 조직된 힘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시민이 원하는 의제를 정치권에 끊임없이 압력을 가해 정책으로 만들도록 하는 게 시민정치이고 지역정치다."

- 지금 유권자에게 가장 하고 싶은 말은?
"(의정활동을) 잘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늘 잘 하라고 꾸짖어 주시고 격려해주시면 좋겠다. 이학영, 제대로 하지 않고 어영부영 하면 가만두지 않을 거야, 이렇게 협박(?)하는 시민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태그:#4.11?총선, #이학영, #유영하, #시민운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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