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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3일 <오마이뉴스>에 게재된 안정환 시민기자의 '금강 종주 자전거길 146km 모두 연결돼 있다'에 대한 기사에 재반론한다. - 기자말

자전거길의 생명은 연계성이다. 그 연계성을 위해서는 안전한 자전거 도로를 조성하는 것만 아니라 안내표지판을 제대로 해놓는 것 또한 중요하다. 금강 자전거길은 자전거를 타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안내표지판이 터무니없이 부족하다.

본래 보조 지선으로 연결되어 있어 반조원 배수지가 노선의 종점이고, 백강 나루에서는 우회 노선으로 설치되어있다는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의 내용을 현장에서는 확인할 수 없었다. 자전거 길의 종점이 앞에 있다면 몇 미터 전에 그 내용을 미리 안내하고 끝나는 지점에서 어디로 우회를 해야 하는지 등을 구간별로 정확하게 안내해야 한다.

데크를 가로막는 나무는 자르고, 바닥에 콘크리트를 박고 있다. 2011년 7월 촬영
▲ 부여 파진산 자전거 길 만드는 모습 데크를 가로막는 나무는 자르고, 바닥에 콘크리트를 박고 있다. 2011년 7월 촬영
ⓒ 심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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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기초와 데크를 설치하여 만든 자전거길. 생태계의 단절과 파진산의 원형을 훼손하였다.
▲ 부여 파진산에 설치된 자전거길 데크 콘크리트 기초와 데크를 설치하여 만든 자전거길. 생태계의 단절과 파진산의 원형을 훼손하였다.
ⓒ 심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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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 현 북양수장 구간의 파진산의 원형을 보존하고, 수생생태계와 육상생태계를 연결했다는 담당자의 말에는 실소를 금치 못하겠다. 한 번이라도 이 구간을 직접 가 본 사람이라면 원형을 보존했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한 사람 정도가 다닐 수 있을 정도의 오솔길을 절개하고, 바위를 깨고, 나무를 베어 콘크리트 기초와 데크를 설치해 자전거 길을 만들었다.

이게 원형을 보존했다고 할 수 있을까? 그렇게 만들어진 데크가 파진산과 금강 사이에 떡 하니 있는데, 그 생태계는 어떻게 연결이 되어 있다는 말인가. 어불성설이다. 경관과 자연환경을 훼손하여 만든 자전거길과 데크는 자전거 이용객의 안전을 위해 만들었다고 하지만, 실제로 가서 서 있기만 해도 아슬아슬하다.

폭이 두 걸음 정도 밖에 되지 않아 이용객으로 하여금 불안하게 만드는 자전거길.
▲ 공주 월송천을 가로지르는 위태로운 자전거길 폭이 두 걸음 정도 밖에 되지 않아 이용객으로 하여금 불안하게 만드는 자전거길.
ⓒ 심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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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 천내2리까지 우안의 자전거길 역시 보조 지선임을 알리는 안내를 찾아볼 수 없고, 좌안의 자전거길도 아슬아슬하기는 마찬가지다. 무리하게 강을 따라 자전거길을 만들다 보니 위태롭기 그지없다. 공주 월송천을 건너야 하는 자전거길은 폭이 두 걸음 정도의 폭밖에 되지 않아 자전거 초보자에게는 매우 불안하다. 

4대강 자전거길은 4대강 사업처럼 수요자들과 교감하며 만든 길이 아니고 일방적으로 만들다 보니 타당성 및 기능성에 많은 문제를 나타내고 있다. 단순히 만드는 사람의 처지에서 생각해 보았을 때, 지금의 자전거길은 모두 연결되어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하겠다. 하지만 우회 길이나 자전거 종점표시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고, 자전거를 타면서도 불안함을 느끼게 하는 지금의 자전거길은 이용객 입장으로선 마음대로 끊겨 있는 자전거길과 다름없다. 또한, 자전거길 관리 문제를 두고, 자치단체와 정부가 떠넘기기를 하고 있다. 앞으로 4대강 자전거길이 더 불안하고 더 큰 문제가 예상된다.

덧붙이는 글 | 심현정 기자는 대전충남녹색연합 간사입니다.



태그:#금강정비사업, #자전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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