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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겐로쿠엔 정원을 상징하는 석등입니다. 수진등롱(徽軫燈籠)이라고 합니다. 다리가 우리나라 가야금과 비슷한 일본 오고토 줄을 받치는 가야금  다리 즉 금휘(琴徽). 안족(雁足). 안주(雁柱), 금주(琴柱)에서 따왔다고 합니다.
 겐로쿠엔 정원을 상징하는 석등입니다. 수진등롱(徽軫燈籠)이라고 합니다. 다리가 우리나라 가야금과 비슷한 일본 오고토 줄을 받치는 가야금 다리 즉 금휘(琴徽). 안족(雁足). 안주(雁柱), 금주(琴柱)에서 따왔다고 합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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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에 붙어 있는 가나자와시(金澤市)에 다녀왔습니다. 가나자와시는 러일전쟁과 청일전쟁의 전진기지로 지금도 시내에는 전쟁 때 사용된 창고와 흔적들이 여러 곳에 남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쟁 공습을 전혀 입지 않은 도시입니다.

동해에 접하고 있는 가나자와시는 동쪽으로 1500미터를 넘는 높은 산(奈良岳 1644m, 見越山 1621m, 大門山 1572m)에서 흘러나오는 강들이 도시를 거쳐서 동해로 흘러가고, 강 주변에는 기름진 논들이 펼쳐져 있습니다. 물이 많고, 논이 넓은 이곳 가나자와는 높은 산에서 흘러나온 강에서 일찍부터 사금을 채취하기도 했습니다.

  시내 가까이에서 흐르는 강물을 이용하여 시가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도랑입니다.  도랑물은 여름 섭씨 35도에 이르는 무더위를 식혀주고, 겨울철에는 많이 내리는 눈을 녹여주기도 합니다.
 시내 가까이에서 흐르는 강물을 이용하여 시가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도랑입니다. 도랑물은 여름 섭씨 35도에 이르는 무더위를 식혀주고, 겨울철에는 많이 내리는 눈을 녹여주기도 합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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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을 이용하여 농사를 짓고, 강모래 속에서 사금을 채취하면서 일찍부터 가나자와, 즉 '금 연못'이라는 이름이 붙여지고 많은 사람들이 모여살기 시작했습니다. 기록에 의하면 1871년 거주인구가 1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에도시대에는 지금의 동경, 오사카, 교토에 이어서 네 번째로 인구가 많고 큰 도시였다고 합니다.

   가나자와 시가지에서 볼 수 있는 동상입니다. 1975년 가네고우세이(矩幸成) 작품으로 양 옆에 있는 작품은 만생여의(萬生如意)입니다.
 가나자와 시가지에서 볼 수 있는 동상입니다. 1975년 가네고우세이(矩幸成) 작품으로 양 옆에 있는 작품은 만생여의(萬生如意)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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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가나자와시에는 46만2000명 정도가 살고 있습니다. 가나자와시는 이시가와켄(石川県)의 현청이 있는 곳입니다. 이시가와켄은 가나자와를 중심으로 동해로 돌출된 노도한도(能登半島) 반도가 있습니다. 노도한도 반도에서는 일찍부터 옻칠공예가 발달하였습니다.

가나자와 시내를 걷다보면 여러 곳에서 역사와 규모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가나자와에서 가장 잘 알려진 곳으로는 겐로쿠엔(兼六園)이라는 일본 정원이 있습니다. 1676년 당시 스나노리(綱紀) 번주가 만든 정원으로 여러 차례에 걸쳐서 수리와 개조를 통해서 지금의 모습이 되었습니다.

  겐로쿠엔 정원 모습입니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청매화가 봉오리를 맺었습니다. 고우몽바시(黃門橋) 다리입니다. 원래 이시바시(石橋)였는데 바뀌었습니다. 길이 6 미터, 폭 1 미터, 두께 40 센치 미터 돌다리입니다. 옆에서 보면 돌 두 장을 겹쳐놓은 것처럼 보이지만 하나로 되어 있습니다. 노랗게 핀 풍년화(일본사람들은 만사쿠(滿作)이라고 함), 시구레데이(時雨亭) 라고 하는 정자입니다.
 겐로쿠엔 정원 모습입니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청매화가 봉오리를 맺었습니다. 고우몽바시(黃門橋) 다리입니다. 원래 이시바시(石橋)였는데 바뀌었습니다. 길이 6 미터, 폭 1 미터, 두께 40 센치 미터 돌다리입니다. 옆에서 보면 돌 두 장을 겹쳐놓은 것처럼 보이지만 하나로 되어 있습니다. 노랗게 핀 풍년화(일본사람들은 만사쿠(滿作)이라고 함), 시구레데이(時雨亭) 라고 하는 정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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겐로쿠엔 정원에는 6이라는 숫자가 들어 있습니다. 이것은 이 정원에 여섯 가지 멋진 경치가 갖추어져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것은 광대(廣大), 유수(幽邃), 인력(人力), 창고(蒼古), 수천(水泉), 조망(眺望) 등 여섯 가지입니다. 정원 맨 위에는 가스미가이케(霞ヶ池)라는 연못이 있습니다. 이 연못물을 방사선으로 주변 아래쪽으로 흘려보냅니다. 그리고 도랑 사이사이에 나무와 꽃이 자라고 다리가 있고 돌이 있습니다.

여러 정원이 그렇지만 겐로쿠엔 정원에는 물과 꽃, 나무 등이 많습니다. 먼저 물은 주변 산에서 흘러내려오는 물을 사이펀식으로 이곳에 끌어온 것입니다. 그리고 꽃은 일본 사람들이 좋아하는 매화, 벚꽃 등 여러 가지가 있고, 나무는 소나무가 여러 가지 있습니다. 이 소나무 역시 일본 여러 곳에서 특징적인 것들을 모아서 키운 것이라고 합니다.

  가나자와 성으로 일부 복원된 부분입니다.
 가나자와 성으로 일부 복원된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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겐로쿠엔 정원 옆에는 가나자와성이 있습니다. 비록 천수각이라고 하는 중심 건물은 불에 타서 없어졌지만 성터를 엿볼 수는 있습니다. 가나자와성은 바닷가에 있는 성으로 외부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서 돌로 석축을 높이 쌓고 문을 튼튼하게 만들었습니다. 한때 가나자와성안에 가나자와 대학이 있었으나 이제는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하고 성터를 복원하고 있습니다.

  이시카와 켄립 역사박물관, 1910 년대 병기고로 지어진 뒤, 1946년 가나자와미술공예 대학 건물로 사용되다가 1986년부터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건물 길이는 90 미터 정도이고 1990 년 나라의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었습니다.
 이시카와 켄립 역사박물관, 1910 년대 병기고로 지어진 뒤, 1946년 가나자와미술공예 대학 건물로 사용되다가 1986년부터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건물 길이는 90 미터 정도이고 1990 년 나라의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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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자와시에는 이시카와 켄립 역사박물관이 있습니다. 원래 일본 육군 병기창고였던 건물을 개조하여 역사박물관으로 만들었습니다. 붉은 벽돌로 지은 병기창고는 군수물자를 보관하기 위해서 튼튼하게 지어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곳을 개조하여 박물관으로 꾸몄습니다.

박물관 안에는 역사적인 고고유물, 민속유물을 전시해두었고, 이시카와켄과 가나자와시의 역사와 생활을 느낄 수 있도록 꾸며두었습니다. 특히 유물 설명에서는 한반도에서 건너온 것이라고 분명하게 밝힌 것도 있습니다.

  역사박물관 안에 있는 한반도 관련 유물입니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환두대도라고 하는 칼 손잡이 끝 꾸미게, 뿔잔 또는 각배하고 하는 잔으로 부산에서 출토된 것이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스에키(須?器)라고 하는 그릇입니다. 일본사람들도 이런 종류의 스에키는 한반도 남쪽에서 전해졌다고 말합니다. 말 방울
 역사박물관 안에 있는 한반도 관련 유물입니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환두대도라고 하는 칼 손잡이 끝 꾸미게, 뿔잔 또는 각배하고 하는 잔으로 부산에서 출토된 것이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스에키(須?器)라고 하는 그릇입니다. 일본사람들도 이런 종류의 스에키는 한반도 남쪽에서 전해졌다고 말합니다. 말 방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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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일전쟁과 청일전쟁 당시 군수물자의 전진기지로서 가나자와의 역할과 상황에 대해서도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가나자와시는 군사 도시였지만 미군에 의한 공습 피해를 받지 않은 도시로서 전쟁 이후 국제 교류를 적극적으로 펼쳐왔다고 합니다. 세계 일곱 나라와 자매협정을 맺고 교류를 하고 있는데 2002년부터 한국 전주시와 교류를 하고 있습니다.

   한국 전주시와 2002년 자매교류를 시작했다는 기념으로 박물관 한쪽에 전주시에서 기증 받은 기념품과 전주 박물관 도록, 기념품 등을 전시해 두었습니다.
 한국 전주시와 2002년 자매교류를 시작했다는 기념으로 박물관 한쪽에 전주시에서 기증 받은 기념품과 전주 박물관 도록, 기념품 등을 전시해 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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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자와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금박공예입니다. 금박은 금과 구리 등 다른 금속을 섞어서 만든 얇은 막입니다. 이것을 건물이나 금속품, 목제품에 붙여서 금박을 입히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금을 좋아하지만 일본사람 역시 금을 좋아합니다. 일본에서 만드는 금박의 98퍼센트가 이곳 가나자와시에서 만든 것이라고 합니다.

  나막신 만드는 과정, 이시카와켄립박물관에 전시된 것으로 나막신을 만드는 과정입니다. 쉽게 보여도 48 번 손질을 거친다고 합니다.
 나막신 만드는 과정, 이시카와켄립박물관에 전시된 것으로 나막신을 만드는 과정입니다. 쉽게 보여도 48 번 손질을 거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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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토한도 반도에서는 오래전부터 옻칠공예가 발달하였습니다. 옻칠 공예는 나무로 만든 그릇이나 기구에 옻을 칠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옻칠공예는 목공예와 같이 발전합니다. 이곳에서도 오래전부터 나무로 일본식 슬리퍼 게다 즉 나막신을 만들어왔습니다. 역사박물관에서는 나막신, 게다에 대해서도 이해를 돕고 있습니다.

이곳은 동해에서 불어오는 습한 바람이 동쪽에 있는 산을 넘지 못하고 이곳에 많은 비와 눈을 내립니다. 특히 여름에는 푄현상에 의해서 비가 많고 겨울에는 총 강설량이 360cm 정도입니다.

  박물관에 재연해 놓은 이로리입니다. 일본에서 이로리는 호쿠리쿠(北陸) 지방을 중심으로 산간지방에서 볼 수 있는 주거 공간입니다. 눈이 많고 추운 곳에서 보온과 생활의 편의를 위해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이로리 주위에는 곡물이나 알곡을 말리고, 고기 등을 걸어 두고 훈제를 만듭니다.
 박물관에 재연해 놓은 이로리입니다. 일본에서 이로리는 호쿠리쿠(北陸) 지방을 중심으로 산간지방에서 볼 수 있는 주거 공간입니다. 눈이 많고 추운 곳에서 보온과 생활의 편의를 위해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이로리 주위에는 곡물이나 알곡을 말리고, 고기 등을 걸어 두고 훈제를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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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은 사람들의 생활을 담는 그릇입니다. 집은 지역의 자연환경이 만든 것입니다. 가나자와를 중심으로 동해에 면한 지역을 호쿠리쿠라고 합니다. 이곳 전통 가옥은 춥고 눈이 많이 오는 겨울을 나기 위해서 집 안에 이로리(囲炉裏)라는 불을 피우는 곳이 있습니다.

가나자와시는 주변 산에서 흘러내리는 강물을 이용하여 시내 곳곳에서 도랑을 만들어 두었습니다. 이 물을 이용하여 겨울에는 시가지에 있는 눈을 녹이기도 하고 여름에는 거리를 시원하게 하기도 합니다. 그밖에 가나자와시는 산업시설을 기반으로 관광을 활성화시켜 보려는 노력을 여기저기에서 느낄 수 있는 도시입니다.

  박물관에 전시된 볏짚으로 만든 공예품입니다. 예로부터 볏짚이나 새끼줄로 이런 물건을 만들었다는 것은 벼농사가 오래전에 이곳에 전해졌고, 볏짚을 신성하게 여기는 풍습이 전해졌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박물관에 전시된 볏짚으로 만든 공예품입니다. 예로부터 볏짚이나 새끼줄로 이런 물건을 만들었다는 것은 벼농사가 오래전에 이곳에 전해졌고, 볏짚을 신성하게 여기는 풍습이 전해졌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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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법>
* 한국에서 직접 가나자와공항으로 가는 아시아나 비행기가 있습니다.
* 오사카나 교토에서 가나자와행 산다바드라고 하는 특급열차가 있습니다. 교토에서 두 시간 20분쯤 걸립니다.

덧붙이는 글 | 박현국(朴炫國) 기자는 류코쿠(Ryukoku, 龍谷) 대학에서 주로 한국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태그:#가나자와시, #겐로쿠엔 정원, #가나자와성, #이시카와 켄립역사박물관, #벼농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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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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