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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재천 "2008년 경제위기오자 다윈의 시대가 열렸다"
ⓒ 최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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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과학자이자 '통섭의 지식인'인 최재천 교수가 철학과 경제학 등 다방면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다윈의 진화론을 통해 21세기 지식 생태계의 전망을 총망라한 책 <다윈 지능>(사이언스 북스 펴냄)을 펴냈습니다. 지난 23일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58)는 <오마이뉴스>에서 <다윈 지능>과 함께 독자들을 만나 다윈 이론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를 강조했습니다.

"다윈의 중요성이 날이 갈수록 서양에서는 점점 부각이 되고 있고, 그래서 제가 '다윈의 영향이 미치지 않는 분야가 거의 없어졌다'고 얘기하면 고개를 끄덕이시는데 그래도 충격이 별로 없으세요. 근데 이제 드디어 다윈 경제학 얘기를 시작하니까 귀를 기울이는 분들이 많아지더라고요. 2008년 미국 발 경제위기로 인해서 경제학이라는 학문이 굉장한 고민에 빠졌잖아요.

그러다보니까 최근에는 뉴튼 경제학의 시대가 저물고 다윈 경제학의 시대가 열렸다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고 심지어는 가장 위대한 경제학자가 누구냐 이러면 아담 스미스였다고 얘기하던 사람들이 이제는 찰스 다윈이라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막 튀어나오고 이런 판이니까. 경제학도 속된 말로 다윈이 접수한다. 그럼 이제는 '어? 다윈 알아야 되는 것 아냐?' 이렇게 되겠죠."

최 교수는 이날 강의에서 다윈에 대한 여러 학자들의 평가와 기록을 통해 다윈의 삶을 먼저 소개했습니다. 최 교수는 건강을 이유로 교외에서 지냈던 다윈이 편지로 전 세계의 지인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연구를 진전시켰다고 전했습니다. 그리고 현재까지 다윈 이론이 끊임없이 계승, 발전되는 것에 대해 다윈이 죽은 후 지금까지 자신과 여러 학자들을 '부려먹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제가 <다윈 지능>이라는 책을 썼는데 이 안에 저만의 고유한 아이디어가 몇 개 들어있습니다. 다윈의 아이디어를 설명했지만 그중에 제가 생각한 몇 가지를 군데군데 저 나름대로 열심히 설명했습니다. 근데 이게 제 것인가요? 제가 무덤에 계신 다윈 선생님한테 다 갖다 바친 겁니다. 다윈의 이론은 다른 사람이 또 후세의 우리가 자꾸 보완을 할 수밖에 없게끔 만들어놨어요. 그러니 자꾸 우리가 옆에서 쳐바를 수밖에 없게끔 된 거예요."

23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다윈 지능>의 저자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의 저자와의 대화가 열렸다.
 23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다윈 지능>의 저자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의 저자와의 대화가 열렸다.
ⓒ 최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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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교수는 영역을 뛰어넘어 수많은 후대 학자들을 몰려들게 한 다윈 이론의 무한한 통섭의 가능성을 두고 '위키다위니아'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집단 지능의 전형을 보여준 다윈 이론은 '다윈 지능' 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탄생시켰습니다.

"(하버드 재학 시절 인류학과 교수가) 어느 날 강의 마지막에 하시는 말씀이 '정말 억울해 미치겠다. 내가 무슨 연구를 해서 새로운 것 발견했나 하고 흥분했다가 혹시 해서 다윈 선생의 책을 뒤적거려보면 어딘가에 조금 얘기하셨다'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책에서 다윈 선생님이 '다 침 발라놨다'고 표현했어요. 하여간 어디든 다 걸리게 써놓으셨어요.

그래서 제가 만든 말인데, 위키피디아, 위키리크스 이런 게 있죠? 다윈 선생님은 '위키다위니아'를 만드신 거예요. 저희들이 위키에다가 열심히 계속 갖다 올리는 겁니다. 이런 걸 요즘에 나온 말로 콜렉티브 인텔리전스(Collective Intelligence)라고 하잖아요. 집단지능, 다윈 선생님은 집단지능의 대가인겁니다."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의 책 <다윈 지능>.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의 책 <다윈 지능>.
ⓒ 사이언스 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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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 년간 치밀한 연구 끝에 <종의 기원>을 내놓은 찰스 다윈. 최 교수는 완벽을 추구하며 오랜 시간 연구에 몰두하는 다윈을 두고 요즘 교수였다면 재임용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연구와 강연을 위해 외국에 체류할 긴 시간이 필요한 최 교수에게도 해당하는 걸림돌. 그러면서 이런 한계 때문에 최근 학교를 옮긴 에피소드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코넬 대학에서) '와서 한 달을 매일 강의해라, 그럼 우리가 한 학기 강의한 것으로 쳐줄게. 학생들 다 모아 놓을 테니까 와라' 그래서 '나 2주일밖에 못 나가' 그러니까 코넬에 있는 제 미국 친구가 뭐라 그랬는지 알아요? '난 네가 한국 돌아간다고 그럴 때 남한 가는 줄 알았다' 제가 북한에 있다는 거죠."

<다윈 지능>은 경계를 넘어 전방위적으로 활약하고 있는 진화론의 핵심과 현주소를 짚어 봅니다. 또 앞으로 다가올 변화된 지식 생태계에 동참하는 데 필요한 다윈의 지혜를 전수하는 과학서이자 인문 교양서입니다.


태그:#최재천, #다윈지능, #저자와의대화, #찰스다윈, #종의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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