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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 김진표 원내대표와 새누리당(옛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가 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민주통합당 김진표 원내대표와 새누리당(옛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가 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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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 9일 오후 7시 ]
뒤통수 맞은 민주당, 본회의 일정 보이콧 

'조용환 헌법재판관 후보자 선출안 부결'로 뒤통수를 맞은 민주통합당이 9, 10일 열릴 예정이던 국회 본회의 일정을 보이콧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양일로 예정됐던 대정부 질문은 무산될 예정이다. 민주통합당은 9일 본회의에서 조 후보자 선출안이 부결되자,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하고 향후 대책 등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민주통합당 의원들은 한 목소리로 "새누리당이 소수당의 인사권한을 보장한 관례를 일방적으로 무시한 것"이라며 새누리당과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을 성토했다.

김진표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는 9일 의원총회 직후 연 기자간담회에서 "오늘, 내일 예정된 본회의는 우리의 분노와 새누리당(옛 한나라당)의 헌법정신 파괴를 알리기 위해 응하지 않고, 다시 일정을 잡을 예정"이라며 새누리당을 강도 높게 성토했다.

그는 특히 "오늘은 대한민국 의회민주주의에 조종이 울린 날"이라며 "당명도 바꾸고 당 로고도 빨간색으로 바꿔서 뭔가 달라지지 않았을까 했지만 새누리당의 본성은 여전히 시대착오적인 냉전 수구 보수 세력임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박근혜, 쇄신 운운했지만 수구 냉전적 본성 스스로 드러냈다"

김 원내대표는 또 "지난해 9월 양승태 대법원장에 대한 임명 동의 당시, 당내에선 조 후보자 선출안과 연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대승적 차원에서 양 대법원장 선출을 동의한 바 있다"며 "새누리당이 의회 민주주의를 신봉하는 정당이라면 최소한 야당 몫의 추천 인사를 존중하리라 생각했다"고 배신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새누리당 의원들을 직접 만나기도 하고 당시 조 후보자가 '(천안함 관련) 정부 발표를 신뢰한다'고 수 차례 밝힌 인사청문회 속기록을 보내주기도 했다"며 "그런데도 새누리당 의원들은 수구냉전적 논리에 빠져 '다양성'을 전제해야 할 헌법재판소 구성 원리를 무시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쇄신, 개혁 운운하며 요란을 떨었지만 조 후보자 선출안을 부결시키며 수구냉전적 본성을 스스로 드러냈다"며 "국민과 함께 새누리당과 박 비대위원장을 반드시 심판하겠다"고 밝혔다.

민주통합당이 제출한 미디어렙법과 조용환 헌법재판관 후보자 선출안이 9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자 민주통합당 의원들이 김진표 원내대표와 박지원 전 원내대표 중심으로 모여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민주통합당이 제출한 미디어렙법과 조용환 헌법재판관 후보자 선출안이 9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자 민주통합당 의원들이 김진표 원내대표와 박지원 전 원내대표 중심으로 모여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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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최고위원은 야당 몫으로 선출된 양문석 방송통신위원의 전례를 들었다. 박 최고위원은 "당초 새누리당이 양 위원의 자격요건을 문제 삼아 반대했지만 야당의 추천 몫인 점을 들어 (선출을) 인준한 바 있다"며 "새누리당은 이번 표결에서도 이런 점을 지켜줘야 했다"고 꼬집었다.

박 최고위원은 이어, "이명박 대통령은 세종시나 다른 모든 것들을 거짓말했는데 박근혜 비대위원장도 이를 답습하고 있다"며 "야당과 국민을 속이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 대통령을 꼭 빼닮은 박 비대위원장의 치사한 행태를 국민 앞에 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대정부질문을 준비했던 정범구 의원은 "대정부 질문을 준비하면서 MB식 정치와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새롭게 표방하는 새누리당은 차별성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하지만 이름이 바뀐다고 사람이 바뀌는 않는다는 평범한 진리를 새삼 깨닫는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또 "새누리당은 자신들의 생각, 철학과 조금이라도 다른 집단이나 생각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며 "이 뿌리 깊은 수구·보수의 중심에 새로운 쇄신을 표방하는 박근혜 비대위원장도 있다"고 비판했다.

새누리당 "민주당 이탈표도 있다"... 민주당 "말도 안 돼"

한편, 새누리당은 '조용환 선출안 부결'에 민주당도 일조했다는 입장이다.

이두아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표결 결과를 보면 민주당의 이탈표도 (부결에) 기여했다"며 "새누리당에 대해서만 책임을 묻는 건 부당하다"고 밝혔다. 또 이 원내대변인은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헌재 재판관을 추천하지 못한 민주당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김진표 원내대표는 "민주당 내에서도 상당한 이탈표가 발생했다"는 새누리당의 주장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통합진보당과 무소속 의원들 대부분이 찬성 표결해줬다. 계산해 보면 새누리당에서 조 후보 선출안에 찬성표를 던진 의원은 20명도 채 안 된다"고 반박했다.

국회 상임위 가동 여부에 대해선 "2월 국회 일정이 빠듯한 만큼 상임위 간사별로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 후보자 선출안이 무산되면서 새 후보자 추천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헌법재판관 공백을 메꾸는 일도 중요하고 인사청문회 과정도 거쳐야 한다"며 "그 문제를 포함해 당 지도부, 의원들과 상의해보겠다"고 밝혔다.

[1신: 9일 오후 4시 20분]
국회, 조용환 헌법재판관 선출 부결

9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조용환 헌법재판관 후보자 선출안이 전체 투표의원 252명 중 찬성 115명, 반대 129명, 기권 8명 등으로 부결됐다.
 9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조용환 헌법재판관 후보자 선출안이 전체 투표의원 252명 중 찬성 115명, 반대 129명, 기권 8명 등으로 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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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환 헌법재판소 재판관 선출안이 부결됐다.

국회는 9일 본회의에서 조 후보자 선출안을 무기명 투표에 붙였다. 그러나 조 후보자 선출안은 재석의원 252명 중 찬성 115표 반대 129표 기권 8표로 부결됐다. 이로써 지난 7월 이후 이어졌던 헌법재판소 재판관 공석 사태는 계속되게 됐다. 민주통합당 몫으로 추천된 조 후보자 선출안이 부결되면서 여야 간 갈등도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새누리당(옛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 등은 인사청문회 당시 조 후보자의 '천안함 발언'을 이유로 들며 선출을 반대해왔다. 당시 조 후보자는 "(천안함 사건을) 북한이 저질렀을 가능성이 대단히 크다"면서도 "정부 발표를 신뢰하나 직접 보지 않았기 때문에 (북한 소행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회가 선출하는 인사 투표의 경우, 여야가 상대 당 추천 인사에 대해 특별한 하자가 없는 이상 통과시키는 게 관례였단 점에서 '야당 무시' 논란이 이어졌다. 또 새누리당 등이 우리 사회의 다양한 시각과 주장을 반영할 수 있도록 다양성을 갖고 구성돼야 할 헌법재판소의 재판관 공석 사태를 장기화시키고 있단 비판도 나왔다.

특히 새누리당 쇄신파 내에선 조 후보자 선출안에 동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상황이었다. 그동안 '수구 보수'로 표방되는 당의 성향을 조 후보자 선출 합의를 통해 '중도 보수'로 옮겨야 한다는 얘기였다. 남경필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12월 트위터를 통해 "조 재판관 후보자 문제는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판단해야 한다"고 공개 주장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새누리당이 당 쇄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조 후보자 선출안에 동의할 것이란 관측도 조심스레 흘러나왔다. 실제로 새누리당 원내지도부는 이날 의원들에게 '합의 처리'를 권했다.

황우여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 직전 열린 의원총회에서 "원내대표로서 (조 후보자의 천안함 답변) 이 부분에 대한 언급하는 게 조심스럽다"면서도 "원내대표로선 민주통합당에 대한 예의, 관행을 유지하고자 한다, 현명한 판단을 내려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새누리당 의원들이 이날 내린 '결론'은 부결이었다. 이제 국회는 새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추천 및 인사청문 절차 등을 다시 밟아야 한다.

민주통합당 "새누리당, 당명까지 바꿨지만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민주통합당은 "야당을 무시한 처사"라고 발끈하고 나섰다.

김재윤 의원은 이날 본회의 미디어렙법 찬반토론에 나서 "새누리당이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긴 커녕 국민과 야당을 짓밟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헌법재판관은 특정세력을 중심으로 헌법을 해석하지 않도록 야당의 추천몫을 받아주는 게 관행이었다"고 비판했다. 또 "새누리당이 다양성을 무시하고 조 후보자의 선출안을 부결시킨 것은 총선 과정에서 심판받게 될 것"이라고 질타했다.

김유정 원내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당명까지 바꿔가며 개혁의지를 천명한 새누리당이었기에 일말의 양심과 헌법 정신 수호를 기대했지만 그들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이어, "결국 다수의 힘으로 헌법까지 무시하는 행태가 이명박 새누리당 정권의 본질이고, 결코 치유될 수 없는 불치병"이라며 "새누리당은 여전히 한나라당이고 아무리 색깔을 바꿔봐야 이명박 정권"이라고 꼬집었다.

천호선 통합진보당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내고 "민주통합당이 추천한 조용환 헌법재판관 후보자 선출안을 부결시킨 것은 사상 유례 없는 다수당의 횡포이자 폭거"라며 새누리당을 비판했다.

천 대변인은 "헌법재판관의 야당 추천 몫이 보장된 것은 헌법재판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며 "더욱이 6년 만에 야당이 재판관을 추천하는 유일한 기회였음에도, 새누리당이 이러한 기계적 균형조차 거부한다면 대화와 타협이라는 정치의 원칙은 붕괴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정치권의 정쟁 때문에 의회정치를 유린하고, 헌법기관인 헌재를 무력화시킨 새누리당은 한나라당과 무엇이 다른지 각성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안형환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본회의 미디어렙 찬반토론에 나서 "민주통합당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인물을 추천했으면 한다"며 "편파적인 성향으로 의심될 수 있는 인물을 천거하면서 (조 후보자 선출안 부결)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다, 아쉽다"고 말했다. 


태그:#조용환, #헌법재판관 , #본회의, #부결, #새누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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