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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그렇게 만나기 위해 참 많은 시간을 돌아왔다. 8년 만에 재회다. 개인으로 치면 먹고 살기 바빠서다. 단체로선 각 단체가 자신들의 활동을 하기에 바빴다. 자신이 속한 단체를 추스르기에도 벅찼다.

 

사실 개별적으로야, 또는 몇 단체끼리 만나는 건 종종 있었다. 이런저런 이슈로 말이다. 최근 들어서는 한미FTA 문제로 함께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9일은 다르다. 순전히 놀기 위해서 만났다. '소통과연대(http://cafe.daum.net/asuni 대표 김보라)'가 자리를 깔았다.

 

'통합이 대세'라는 사람들

 

인사말에 나선 정원일 목사(안성지방자치연구소 대표)는 이날의 의미를 되새긴다.

 

"사람들은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고 합니다만, 이젠 그런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그렇게 보면 이제 소위 진보 측에서의 '각개전투시대'는 간 듯 보인다. '통합과 화합'이 대세로 떠오른 지 꽤나 되지 않았나 싶다.

 

중앙정치권에서도 '진보통합'이라는 바람이 분다. 안성에선 진즉 불고 있었다. 올해 4월 27일에 실시된 미양면 시의원 보궐선거에서 안성 최초로 민주노동당 최현주씨가 시의원으로 당선되었다. 농촌도시 안성으로선 가히 획기적인 일이다. 그때도 안성에 있는 야당들이 후보단일화를 일궈냈기에 가능했다.

 

서로 보는 것만으로도 반가워

 

각 단체의 활동을 담은 슬라이드 동영상이 상영된다. 이런 적은 처음이라 어리둥절할 사이 없이 그 시간이 신나게 지나간다. 자기 사진이나 아는 사람 사진이 나오면 모두가 환호성이다. 조용히 보지 않고 여기저기서 시끌시끌하다. 마치 경매 시장에서 물건 보며 이야기 하듯. 잠시 그들은 소년소녀가 된다.

 

슬라이드 동영상의 배경 음악도 거창하다. 그들에겐 감동, 감회, 설렘, 기쁨 등이 교차하는 순간이다. 상영 후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진다. 사회자(소통과연대 사무국장 김낙빈)가 "여기 모인 여러분 모두가 주인공"이라고 말하자, 박수소리는 더 우렁차다.

 

단체별로 호명하는 시간. 누가 왔는지, 어떤 단체가 왔는지 실물로 보는 시간이다. 사실은 굳이 누구라고 밝히지 않아도 웬만해선 다 아는 처지다. 안성시 자체가 적은 규모이고, 한 사람이 적어도 2~3개씩 중복해서 단체에 회원 가입한 것이 다반사다. 소위 '그 나물의 그 밥'인 경우다. 그렇다 하더라도 아직 서로 모르는 처지도 있다. 무엇보다 서로의 얼굴을 직접 보며 격려를 보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사회자는 굳이 '동지'라는 표현을 쓴다. 그는 강조한다. 우리 모두는 안성의 변화를 위해 뜻을 같이 한 사람이라고. 그렇다. 그들은 각자의 처소에서 풀뿌리처럼 새로운 세상을 추구해온 사람들이다. 의료, 환경, 정치, 봉사, 교육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말이다. 

 

일단 단체 대표들은 무대 앞으로 나가 인사한다. 회원들은 그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한다. 한 단체 한 단체 소개 될 때마다 환호와 박수가 이어진다. 특히 '안성 시민광장'이 소개될 땐 환호성이 세 배로 크다. 거기 회원들이 모두 아가씨들이어서 남성들이 끼를 발휘해서다. 서로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반가움을 금치 못한다.

 

"우리도 할 것은 다 한다"

 

"저쪽에서 하는 것을 우리도 한 번 다해보자고요."

 

사회자의 너스레다. 케이크 절단식을 한다. '8년 만의 재회'를 기념하는 의미다. 건배 제의도 있다. "위하여"라고.

 

이어지는 레크리에이션 시간. 가위바위보 게임 등을 통해 경품 주는 시간은 또 다른 재미를 부른다. 단체별로 준비해온 선물이 개인에게 경품으로 돌아가는 경우다. 조그만 거라도 경품하나에 목숨 거는(?) 대한민국 사람들의 기지가 여기서도 발휘된다. 모든 레크리에이션에 적극적이다. 웃고 또 웃고 또 웃는다.

 

이렇게 많은 시민활동가들이 한자리에 모이기가 힘들다보니 재미있는 풍경이 연출된다. 행사 내내 한 곳에선 각종 서명활동이 분주하다. 서명지가 이 테이블에서 저 테이블로 날아다닌다. 오늘은 서명 받기 좋은날, 즉 대목이다. 원래는 일일이 찾아가 서명 받아야 하지만, 서명 받는 사람으로선 횡재가 따로 없다.

 

자신이 속한 단체의 '홍보와 소식 전달'도 빼놓지 않는다.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칠 수 없다. 행사초청장도 돌리고, 단체소식지도 돌리고, 명함도 돌리고, 술잔도 돌리고. 그렇게 나눔의 정도 돌리고.

 

시작이 반이라 했던가. 일단 길트기가 어렵지, 길 트고 나면 일사천리가 아니던가. 이 행사의 주제 "서로 보듬고 또 다른 희망으로"처럼 말이다.

 

한편 이날 함께한 시민단체는 공무원노조, 건강보험 하나로, 농협노조, 두원정공 노조, 미디어안성(주) 자치안성신문사, 바우, 생명농업지원센터, 생명환경연합, 아름다운 가게, 안성 노사모, 안성농민회, 안성두레생협, 안성맞춤 자활지원센터, 안성사랑청년회, 안성 시민광장, 안성시민연대, 안성신문사, 안성여성회, 안성의료생협, 안성의료원 노조, 안성지역아동센터, 안성천살리기 시민모임, 안성 혁신과통합, 전교조 안성지회, 가톨릭농민회, 청사모, 푸른 안성맞춤21 등이다. 

덧붙이는 글 | 소통과연대 문의는 소통과연대 김낙빈 사무국장  010-7432-1228에게 하면 된다.


태그:#소통과연대, #안성시민단체, #송년회, #안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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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서 목사질 하다가 재미없어 교회를 접고, 이젠 세상과 우주를 상대로 목회하는 목사로 산다. 안성 더아모의집 목사인 나는 삶과 책을 통해 목회를 한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는 [문명패러독스],[모든 종교는 구라다], [학교시대는 끝났다],[우리아이절대교회보내지마라],[예수의 콤플렉스],[욕도 못하는 세상 무슨 재민겨],[자녀독립만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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