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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출연 기관인 경기개발연구원(원장 홍순영, 이하 경개연)이 김문수 지사의 '멘토'로 알려진 좌승희(65) 전 원장을 이사장으로 앉히기 위해 편법 이사회를 개최하고 9개월 동안 관용차량과 운전기사를 제공한 사실이 드러나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런 사실은 경기도의회 기획위원회 임병택(민주당, 시흥1) 의원이 경개연으로부터 행정사무감사 자료를 제출받아 확인 조사한 결과 밝혀진 것이다. 임 의원은 16일 경개연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이 같은 문제들을 집중적으로 따져 물었다.

 

임 의원에 따르면, 좌 전 경개연 원장은 지난 2월 말로 임기가 끝나 물러나야 할 처지였다. 그러나 경개연 이사회는 지난 3월 8일 오후 수원시내 S횟집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어 10여분 만에 좌 전 원장을 이사장으로 선임했다.

 

당시 임시 이사회에는 전체 이사 8명 가운데 당연직 이사장인 김문수 지사를 제외한 7명이 참석했다. 하지만 이날 이사회는 김문수 지사의 선임직 이사 임명 절차가 생략된 채 좌 전 원장을 이사장으로 임명해 적법성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좌 전 원장을 이사장으로 임명하기 위해서는 우선 선임직 이사가 돼야 한다. 경개연 정관 제14조 3항은 원장이 학계·산업계 등의 추천을 받아 이사회 의결을 거쳐 경기도지사가 선임직 이사를 임명하도록 규정돼 있다.

 

그러나 당시 임시 이사회에서는 선임직 이사 임명권을 가진 김문수 지사가 불참한 가운데 좌 전 원장을 선임직 이사로 지명한 데 이어 이사장으로 호선했다.  

 

임 의원은 "좌승희 전 경개연 원장은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야 했지만 경개연이 그의 자리보전을 위해 편법적으로 횟집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어 비상임 이사장으로 선임했다"면서 "이는 김문수 지사의 멘토에 대한 감투 만들어주기에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그랜저 관용차와 월 200만 원 업무추진비도 제공

 

경개연의 좌승희 이사장에 대한 특혜 제공도 논란거리다. 임 의원이 확인 조사한 결과 좌 이사장은 비상임 임원인데도 그랜저 TG 2700CC급 관용차량과 운전기사가 제공됐다.

 

또한 매월 200만 원의 업무추진비도 함께 지급됐다. 경개연은 지난 3월 좌 이사장 취임 직후 자체 업무추진비지급규정을 개정해 좌 이사장에 대한 업무추진비 지급 근거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의원은 "이사회 참석과 운영방향 등을 코멘트하는 데 불과한 비상임 이사장에게 관용차량과 기사를 제공하고, 업무추진비까지 지급한 것은 전국 어느 공공기관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특혜이자 예산남용"이라며 "경개연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고 질타했다.

 

경개연 임직원 행동강령 시행규칙 제15조는 "공용재산의 사적인 사용과 수익 금지"를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비상임 임원에게 관용차와 기사를 제공한 행위는 경개연 임직원 행동강령 시행규칙을 정면으로 어긴 불법이라고 임 의원은 지적했다.

 

이에 대해 경개연 홍순영 원장은 "이사장 선임 과정에 절차적 문제가 있었고, 관용차량과 기사를 제공한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시인했다. 경개연의 한 관계자는 "이사장 선임은 법적으로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좌 이사장은 최근 관용차량을 연구원에 반납한 상태"라고 전했다.

 

한편 경기도의회 기획위원회는 좌 이사장의 선임 과정과 관용차 제공 등에 대한 문제에 대해 경기도에 감사를 요구하고, 별도의 대응방안을 강구키로 했다.


태그:#경기개발연구원, #좌승희, #편법 이사회, #특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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