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이처럼 '당론'이 무엇인지 명확히 밝히며 "일사불란한 모습을 보이지 못한" 당을 재정비하고 나섰다. 11일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그는 "FTA로 벼락 부자 된 나라 없듯, 안 해서 망한 나라도 없다"며 "민주당 지지자들의 2/3가 한·미 FTA를 반대하고 민주진보진영의 대다수가 반대한다, 이를 따르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손 대표는 '몸싸움'에 반대하며 절충안을 제시하고 있는 김진표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내 '협상파'를 향해서 "문제의 본질은 몸싸움이 아니며 (정부·여당이) 국가적 중대사를 동의 없이 밀어붙이려는 것"이라며 "헌법기관인 의원들 한 분 한 분의 소신이 존중돼야 하지만 하나의 울타리에 있는한 모여진 의견에 따라야 한다, 의원들이 (당론을) 따라줄 것을 요청한다"고 못 박았다.

당 내 일부 의원들이 "한·미 FTA 비준 처리 후 ISD 재협상에 임하겠다는 약속을 받아오면 물리적으로 저지하지 않겠다"는 뜻을 모은 것에 대한 단속인 셈이다.

다른 최고위원들도 하나로 입을 모았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ISD가 지켜야 할 가치라는 대통령을 상대로 해서는 단일대오를 유지해야 한다, 10개 독소조항을 거두기 위한 재협상을 하라는 당론은 명명백백하게 유일한 당론"이라며 "호시탐탐 강행처리 하려는 한나라당에게 틈을 보여서는 안 된다, 단일대오를 해치는 어떠한 행동도 몰역사적인 정권에 대해 우리 스스로의 전력을 약화시키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인영 최고위원 역시 "당에서 여러 견해가 존재할 수 있지만 당론은 하나"임을, 조배숙 최고위원도 "집에 힘 센 사람이 들어와 다 뺏어간다는데 이웃 사람들이 소란스러운 걸 싫어한다고 조용하게 말로 표결하자고 할 수 있냐, 국민들이 몸싸움 싫어하지만 이건 당리당략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존망이 달린 문제"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최고위원 '당론 하나' 한목소리-김진표 원내대표 입장 고수

최고위원들은 한 목소리로 '당론은 하나'임을 강조했지만, 김진표 원내대표는 자신의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는 경제주권과 사법주권을 침해하는 한·미 FTA의 ISD 재협상을 받아올 것을 촉구한다"며 "여야가 합의한 중소상공인, 중소기업 지원대책, 농업 피해 보전 대책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동아일보>보도는,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의원과 그렇지 않은 분들 사이의 견해차이 모두 당과 국익을 위한 나름의 충정에서 비롯됐다는 걸 객관적으로 설명하려던 것인데 본의와 다르게 누를 끼쳤다, 송구하다"면서도 "하지만 '무엇이 진정 국익을 위한 길이고 민주당을 위한 길인지 원내대표로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언론과 제 트윗 방문해준 많은 사람에게 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결국 11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듯, '한·미 FTA 비준 발효 후 ISD 유지 여부에 대한 협의를 시작한다고 약속하면 물리력을 동원하지 않겠다'는 의 기본 입장을 재확인했다. 물리력을 동원해 여야간에 합의된 것을 모두 얻어내지 못하는 것은 국익이나 당을 위한 게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처럼 당 내 협상파와 지도부 간의 입장이 팽팽히 맞섬에 따라 갈등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