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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 동아대학교가 28년 전통의 '무용학과'를 없애기로 결정해 학생들이 반발하고 있다. 무용학과 학생들은 5월 31일 오후부터 총장실 앞에서 철야농성에 들어갔다.

동아대는 지난 달 26일 무용학과에 폐과를 통보했다. 학생들은 대학 본부 측이 이미 지난해 12월경 폐과를 결정했지만, 2011학년도 신입생까지 뽑고 폐과 결정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폐과설'이 나돌자 무용학과 학생회(회장 윤혜진, 3학년)는 지난 달 23일 대학 본부 기획처를 방문해 확인을 했다. 윤혜진 회장은 "폐과를 한다는 말이 나돌아 기획처에 확인하러 갔다"면서 "폐과 결정 과정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회의기록을 보여 달라고 했더니, 본부 측은 '있을지 없을지 모르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어떻게 폐과를 결정하면서 서류 하나 없단 말인가. 본부 측은 어디에서도 기록이 없다고 했다. 대학은 영수증 하나도 챙기라고 하면서 폐과 결정 과정의 회의기록이 없다는 게 말이 안된 다"면서 "다른 대학은 폐과 과정에서 여러 번 논의를 하고, 다른 학과와 통합의 기회를 주는데, 이번 결정은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5월 31일 오후부터 총장실 앞에서 학생 80여 명이 모여 철야농성을 벌이고 있다. 학교 측과 충돌해 팔을 다쳐 깁스를 한 학생이 있고 진단서를 받아 놓았다. 팔꿈치에 멍이 든 학생도 있다. 또 한 명은 실신해 병원에 후송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무용학과장 김은이 교수는 "폐과 결정과 관련해 공식적인 논의가 없었다. 공문도 없고 공식적인 절차도 없었다"면서 "갑자기 폐과 통지를 받고 보니 학생들이 놀랐다. 본부 측은 학생 숫자가 적어 재정적자라는 이유로 폐과를 하려고 하는데, 명문 사학에서 그것도 재단에 돈도 많은데 일방적으로 폐과를 하는 것은 논리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대학 측 "대학 퇴출 막으려면 자구 노력해야"

동아대 홍보팀 관계자는 "무용학과 폐과 최종 결정은 지난 4월 21일에 있었다"면서 "2014학년도부터 고교 졸업생들이 급격히 줄어들 것에 대비해야 하고, 대학 퇴출을 막으려면 자구 노력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무용학과는 2008~2009학년도에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매년 학과마다 신입생 충원과 재정, 취업 등에 대한 평가를 해오고 있다. 그런 차원에서 2012학년도부터 무용학과를 폐과하는 게 좋겠다는 결정을 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학과 평가 결과 조소과, 철학과 등 몇몇 학과는 정원을 줄이는 등 자구노력을 해야 한다"며 "동아대에서 폐과하기는 무용학과가 근래 들어 처음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무용학과 학생·교수들의 진로에 대해 그는 "학과에 들어온 학생들은 무용학과로 졸업을 하게 된다. 2012학년도부터 무용학과 학생을 뽑지 않는다는 것이다. 교수들은 스포츠대학 여러 학과 소속으로 될 것이고, 학과가 없더라도 스포츠대학 안에 무용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들어 올 수 있어 지도를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학생들과 충돌에 대해, 그는 "현장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놓았고, 자료를 살펴보니 다친 학생은 없었다. 오히려 학생들이 직원을 잡아 당기면서 양복이 찢어졌다. 교수나 직원들이 학생들에게 폭력을 행사하지는 않았고, 단지 서로 밀고 당기는 장면만 있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졸업생 한 명이 잠시 실신해서 병원에 다녀왔다는 말은 들었다"고 덧붙였다.

무용학과는 1983년 만들어졌다. 당초 정원은 40명이었는데, 2008년 26명으로 줄어들었고, 2010년부터는 21명으로 축소되었다. 한때 미달하기도 했는데, 2010년도와 2011년도에는 모두 정원을 채웠다.


태그:#동아대학교, #무용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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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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