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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시에 위치한 갯골생태공원에 자주 들르곤 하는데 가는 길 외진 곳에 음식점이 하나 있다. 이 근처를 지나칠 때마다 차들이 넓은 주차장을 꽉 채우고 빼곡히 들어서 있는 것을 보곤 했었다. 버섯나라라는 상호를 가진 버섯요리 전문점이다. 얼마나 맛이 있으면 저러나 하는 생각에 시간되면 꼭 한번 들러야겠다는 생각을 종종 하곤 했었다. 며칠 전 이곳을 지나가게 되었는데 점심 때가 되어가기도 하고 아침을 빵으로 때운 탓에 출출 하기도 하여 무작정 들어갔었다.

 

간신히 차를 주차하고 입구로 향해 가는데 사람들이 웅성웅성 바깥의자에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다. 자리가 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유명세를 떨치는 음식점을 가게 되면 가끔 보던 광경이기에 조금만 기다리면 되겠지 하고 기다리는데 좀처럼 자리가 나질 않는다. 음식점 입구에서 차례가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먹을 만큼 인내심이 허락되지 않는 나는 다음에 와야지 하는 마음으로 포기하고 목적지로 갔었던 기억이 난다.

 

주중이라 사람이 많지 않으리라는 생각에 점심을 먹기에는 이른 시간이지만 기다리지는 않겠지 하는 마음으로 그곳을 다시 찾아갔다. 다행이 사람은 많지만 기다리지는 않아도 되기에 해물버섯샤브샤브를 시켰는데 야채와 버섯이 한 쟁반 가득 나온다.

 

미리 준비한 육수가 끓자 야채를 먼저 넣고 살짝 익힌 다음 해물을 넣어 시원한 국물과 함께 야채가 곁들여진 소스(와사비와 겨자 식초 설탕) 등을 넣은 새콤달콤한 소스에 익힌 야채와 버섯, 해물을 찍어 먹으니 와사비의 톡 쏘는 맛이 코를 뻥 뚫리게 하면서 입안에 착착 감기면서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얇게 썬 소고기를  살짝 익혀 소스에 찍어 먹자 입 안에서 사르르 녹는다. 이 맛에 반해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인내도 마다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각종 야채와 버섯, 해물, 고기가 들어가 우러난 진한 국물은 둘이 먹다가 하나가 없어져도 모를 만큼 담백하면서도 구수하고 뿌연 국물이 진국이다. 이 국물에 밥을 넣고 볶거나 국수사리를 넣어 끓이면 환상적인 맛이 오감을 자극한다. 배가 불러도 쉴 새 없이 숟가락이 가게 되는 묘한 맛의 매력이 있다.

 

정신없이 먹다보니 얼추 배가 두둑해지자 주위를 살펴보는 여유로움도 생긴다. 싱싱한 버섯이 담긴 통들이 보인다. 무공해로 재배한 버섯을 추가로 시킨 다른 손님에게 직접 그 모습 그대로  갖다 주기도 한다. 추가로 주문하면 나온다는 '노루궁뎅이버섯'이라는 낯선 이름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미 배가 부른 상태이기에 더 주문할 수는 없고 종업원에게 혹시 볼 수 있냐고 물어보자 냉장 보관하기에 꺼내면 안 되고 추가 주문하면 볼 수 있단다.

 

노루궁뎅이를 닮았다 하여 이름 붙여진 버섯

 

아쉬운 마음으로 계산을 하며 주인에게 "'노루궁뎅이버섯'은 어떻게 생긴 거예요? 오늘은 배가 불러서 추가로 시키질 못했는데 생긴 모습과 맛은 어떤지 궁금해요"라며 물어보자 주인아저씨는 서슴없이 일하는 사람을 시켜 '노루궁뎅이버섯'을 보여 주라며 가져 오라고 한다.

 

"사진을 하시는군요. 저도 오래전부터 꿈이 사진을 취미로 하고 싶었는데 너무 바빠 좀처럼 시간이 나질 않아서 시작을 못하고 있답니다. 그래서 사진 찍는 사람을 보면 부럽답니다. 이거 하나 맛보세요. 생으로 먹어도 됩니다."

 

선뜻 '노루궁뎅이버섯' 한 송이를 들려준다. 친절한 주인아저씨께 고맙다는 인사를 남기고 밖으로 나와 맛을 본다. 자세히 보니 참 신기하게도 생겼다. 노루궁뎅이를 닮았다 하여 '노루궁뎅이버섯이'라 이름 붙여진 버섯, 일본에서는 일명 '야무부시다케라'부르고 중국에서는 즉 원숭이 머리를 닮았다 하여 '후두'라 부르기도 한단다.

 

'노루궁뎅이버섯'의 조직은 백색이나 담갈색을 띠고 있으며 스펀지 모양으로 말랑말랑하며 균류의 자실체에 자낭 또는 담자기가 나란히 층을 이룬 모양으로 되어 있고, 표면에는 자실층이 발달되어 있다. 흔히 볼 수 있는 버섯에서는 갓의 안쪽에 있지만 이 버섯의 경우는 표면에 있다.

 

'노루궁뎅이버섯'을 생으로 맛을 보자 달큰한 맛과 쌉싸래한 맛이 함께 어우러져 묘한 맛을 낸다. 저온성이라 언제나 냉장 보관해야 한다. 가을에 채취하며 활엽수의 생목이나 고사목에서 성장한다. 고지의 활엽수에서 아주 소량만을 채취할 수 있는 귀한 버섯이기도 하다. 소화기관을 도우며 오장을 이롭게 한다고 알려져 있다.

 

요즘에는 자연산의 '노루궁뎅이버섯'의 종균을 배양하여 재배도 성공한 상태라 가격은 자연산에 비하여 아주 저렴하다고 할 수 있다. 효능으로는 항암제로서, 항종양. 항균. 항염. 식도암, 분문암, 위암, 장암을 다스리고 소화불량,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만성위염, 역류성식도염, 만성위축성염, 신경쇠약, 신체허약, 자양강장, 치매에 좋으며 대뇌호르몬 촉진으로 머리를 좋게 하여 공부하는 수험생에게 좋다고 한다.

 

오늘처럼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엔  버섯과 야채, 해물, 소고기까지 들어간 구수한 버섯샤브샤브 요리를 먹는 다면 제격일 것이다. 맛과 양에 비해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태그:#해물버섯샤브샤브, #노루궁뎅이버섯, #버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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