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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년 동짓날을 하루 앞둔 21일 오전 산청읍장터에서는 왕복사(주지 자우스님·경남 산청 금서면) 불자들이 함께 모여 지역주민들에게 팥죽 1000그릇을 무료 공양하는 이색적인 행사가 열려 눈길을 끌었다.

 

팥죽 나눔행사가 열린 산청읍장터는 때마침 5일마다 열리는 장날을 맞아 상인들을 비롯해 장터를 찾은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추운 날씨에 뜨거운 팥죽 한 사발은 서로의 온정을 나누기에 충분했다.

 

무차보시 대중공양 "동짓날 맞이 팥죽 나눔행사"에 참여한 왕복사 자우스님은 "소외된 계층과 지역 내 어르신들에게 정성을 담아 죽 한 그릇을 대접할 뿐이다"라며 "베풀어도 사실은 베푼 것이 아니라 잠시 이쪽에서 저쪽으로 인연 따라 정확히 필요한 곳에 가 닿을 뿐이다"고 겸손을 나타냈다.

 

이번 행사를 직접 진행한 왕복사 불자모임회 관계자는 "며칠 전부터 전통 가마솥에 국내산 팥을 1차로 삶아 내고 그 물을 버리고 다시 삶아 내어 준비했다. 어르신들의 입맛에 맞을지 걱정된다"면서 "산사(山寺)에서 준비하느라 힘들었지만 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여러 불자들과 좋은 일에 동참하게 되어 무엇보다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동지는 24절기 중 하나로 일 년 중에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이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동지 다음날로부터 낮의 시간이 늘어난다는 것에서 동짓날을 해가 죽음으로부터 부활하는 날로 여겨 그 의미가 매우 깊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동지를 작은 설(亞歲)이라고 부르기도 하며 동지팥죽을 먹어야 진짜 나이를 한 살 더 먹는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또 옛 어른들은 동짓날 팥죽을 먹지 않으면 귀신을 막지 못해 쉽게 늙고 잔병이 많이 생겨 일년 내내 몸이 불편해진다고 여겼다.

 

바야흐로 연말연시이다.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는 시기이다. 조그마한 사찰에서의 지역주민들과 나눔, 그리고 포교활동 등이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태그:#왕복사, #무차보시, #동지, #팥죽, #태고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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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진주지역에서의 문화행사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리고 오마이뉴스를 사랑합니다. 가능하다면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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