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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여교사가 교감 승진을 위한 근무평정과 관련해 자살하는 사건이 벌어진 가운데, 이 같은 일이 되풀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근무평정 폐지하고 승진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6일 오후 경남 김해 A초등학교 1학년 담임 B(52) 교사가 교실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되었다. B교사는 근무평정과 관련한 내용의 유서를 남겨 놓았다. 경찰은 유서를 남겨 놓고 타살한 흔적이 없어 자살로 보고 있다.

A초등학교는 경남도교육청·김해교육지원청 등과 함께 대체 담임교사를 투입하는 등 학생들이 받을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김해교육지원청 관계자는 "무엇보다 학생들의 동요가 없어야 하고, 아이들이 충격을 받지 않도록 세심하게 살피고 있다"고 밝혔다.

또 그는 "저학년이라 더 신경이 쓰인다. 아이들이 교실에서 계속 수업하기에도 부담이 되고, 다른 교실로 바로 옮길 수도 없는 상황이다"면서 "그래서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B교사의 장례식은 8일 열리는데, A초교에서 노제가 열릴 예정이다. 김해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유족과 논의해서 장례 일정을 잡았다. 학교와 교육청에서 최대한 장례를 돕고 있다. 유족들이 원해서 장례 때 학교에 들러 노제를 지내기로 했다"고 전했다.

전교조 "비극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서는 근무 평정 폐지해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7일 논평을 내고 "근평 때문에 목숨을 끊는 비극적인 교단 현실"이라며 "학교장의 기득권만 보호하는 불합리한 근무 평정은 폐지되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번 자살사건에 대해, 전교조는 "매년 이맘 때가 되면 교사들은 교장의 근무평정으로 인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승진을 앞두고 있는 교사는 좋은 근평을 받기 위해 교장에 충성맹세를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며 "소수점 셋째 자리까지 점수를 다투어 1등이 아니면 승진을 할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전교조는 "교사들의 교육활동을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다면 그것을 뭐라 할 이유는 없다"며 "하지만 교사들의 근무평정은 학교장과 교감이 주관적으로 일방적으로 평가하는 것이라서 그 객관성·공정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에도 승진을 좌우하며, 학교별로 1등에서 꼴찌까지 서열화하여 점수를 매기게 되어 있어 승진 희망교사는 학교장과 교감에게 충성을 강요당하게 만드는 구시대적이고 비민주적 제도이다"고 지적했다.

근무평정에 대해, 전교조는 "이미 정부에서도 문제점을 공공연히 인정해온 것으로 당연히 폐지해야 한다"며 "정부 당국조차 그 불합리성을 인정해온 근무평정제도를 폐지하지 못한다면 학교개혁을 통한 공교육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그럼에도 정부가 근무평정을 개선하지 못하는 이유는 현 정권이 교장의 기득권 보호와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보수적인 교원단체의 지원을 받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전교조는 "현 정권은 학교자율화라는 명분으로 학교장의 권한만을 강화시키고 있다. 이는 본질적으로 교장을 통해 교사들을 통제하는 것이며, 교사를 근평의 노예로 만드는 결과만을 가져올 것"이라며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기 위한 대안은 오직 근무평정을 폐지하고 승진제도를 개선하는 것"이라고 제시했다.


태그:#김해교육지원청, #경남도교육청, #근무평정, #전교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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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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